오묘하고 다채로운 검은 빛의 매력 ‘흑자’를 아시나요?

입력 2023.03.14 (19:35) 수정 2023.03.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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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자기는 청자와 백자입니다.

하지만, 검은색 자기인 '흑자'도 고려 시대부터 근대까지 생활 속에서 꾸준히 사용됐습니다.

오묘하고 다채로운 검은 빛이 흑자의 매력이라고 하는데, 흑자 전시회를 박은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선 시대 사용됐던 술병, '흑유 편병'입니다.

검은색 유약 '흑유'가 흘러내리며 만든 무늬가 오묘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까마귀 오자를 써서 '오자'라고도 불린 흑자는 산화철이 많이 섞인 흑유로 색을 낸 자기입니다.

흑유 속 철 성분이 불과 산소를 만나면서 다채로운 검은 빛깔을 만들어냅니다.

[오선영/경기 광주시 : "저는 검은색 하면 정말 딱 흑백의 그런 흑색깔만 생각을 했었는데 전시를 보다 보니까 흑색깔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빛깔이 있는 걸 알게 됐어요."]

흑자는 고려 시대부터 제작됐는데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의 영향을 받아 귀족들의 찻잔이나 차주전자로 쓰였습니다.

조선 시대엔 서민들의 술병이나 양념단지 등 다양한 생활 용기로 확대됐습니다.

[한정운/경기도자박물관 학예사 : "조선 후기에는 장 담그는 문화가 발달했는데요. 흑자는 물 샘이 없었고 또 색물(색깔)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저장용기로 찬방에서 많이 사용됐었습니다."]

산업화 시기였던 일제강점기부터 근대까지는 일본인을 위한 관광기념품으로 제작되며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의 흑자는 옻칠한 목기처럼 광택이 특징이어서 칠기라고도 불렸습니다.

한국전쟁 여파로 전국의 가마들이 다 무너지고 이천의 칠기 가마만 살아남으면서 이천 도자 산업의 기틀을 마련해주었던 흑자.

현재는 수요가 줄고 도자 산업의 방향도 전승 도예로 바뀌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알고 보면 우리 곁엔 늘 흑자가 있었음을 이번 전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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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묘하고 다채로운 검은 빛의 매력 ‘흑자’를 아시나요?
    • 입력 2023-03-14 19:35:45
    • 수정2023-03-14 19: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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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자기는 청자와 백자입니다.

하지만, 검은색 자기인 '흑자'도 고려 시대부터 근대까지 생활 속에서 꾸준히 사용됐습니다.

오묘하고 다채로운 검은 빛이 흑자의 매력이라고 하는데, 흑자 전시회를 박은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선 시대 사용됐던 술병, '흑유 편병'입니다.

검은색 유약 '흑유'가 흘러내리며 만든 무늬가 오묘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까마귀 오자를 써서 '오자'라고도 불린 흑자는 산화철이 많이 섞인 흑유로 색을 낸 자기입니다.

흑유 속 철 성분이 불과 산소를 만나면서 다채로운 검은 빛깔을 만들어냅니다.

[오선영/경기 광주시 : "저는 검은색 하면 정말 딱 흑백의 그런 흑색깔만 생각을 했었는데 전시를 보다 보니까 흑색깔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빛깔이 있는 걸 알게 됐어요."]

흑자는 고려 시대부터 제작됐는데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의 영향을 받아 귀족들의 찻잔이나 차주전자로 쓰였습니다.

조선 시대엔 서민들의 술병이나 양념단지 등 다양한 생활 용기로 확대됐습니다.

[한정운/경기도자박물관 학예사 : "조선 후기에는 장 담그는 문화가 발달했는데요. 흑자는 물 샘이 없었고 또 색물(색깔)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저장용기로 찬방에서 많이 사용됐었습니다."]

산업화 시기였던 일제강점기부터 근대까지는 일본인을 위한 관광기념품으로 제작되며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의 흑자는 옻칠한 목기처럼 광택이 특징이어서 칠기라고도 불렸습니다.

한국전쟁 여파로 전국의 가마들이 다 무너지고 이천의 칠기 가마만 살아남으면서 이천 도자 산업의 기틀을 마련해주었던 흑자.

현재는 수요가 줄고 도자 산업의 방향도 전승 도예로 바뀌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알고 보면 우리 곁엔 늘 흑자가 있었음을 이번 전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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