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 사태 속 물가상승세 둔화…“6월부터 금리 인하” 전망도 나와

입력 2023.03.15 (06:05) 수정 2023.03.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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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미국 물가지표가 나왔는데, 일단 상승폭 둔화세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6% 올랐는데,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입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가격인 근원물가와 서비스 물가는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입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6%가 오르면서 여덟달째 둔화세를 이어갔습니다.

1월 상승률 6.4%에서 오름폭을 줄인데다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 전망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가격인 근원물가는 상승폭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근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5%가 올라 1월 5.6%에서 거의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특히 한달전 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0.5%로 오히려 1월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근원물가를 끌어올린 건 주택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였는데, 근원 서비스 물가 역시 1월에 비해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때문에, 전체적 물가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다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주시하는 근원물가와 서비스부분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어제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급반등하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폭을 확대하지 않을 거란 기대감도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마크 잔디/무디스애널리스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 "아시다시피 우리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가게 됩니.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얘기하던 높은 실업률을 (연준은)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장 후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은행주들은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앵커]

뉴욕 연결해서 더 짚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가 다음주 열리는데, 금리인상폭을 어떻게 갈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정확히 일주일 전이죠, 지난주 수요일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의회에 나와서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세다며 올해 최종 금리 수준도 기존 전망치인 최고 5.25%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이 얘기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다시 0.5%p로 키울 거란 전망이 우세해졌는데, 아시다시피 지난 주말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가 터지면서, 이제 0.5%p 인상 전망은 쑥 들어갔고, 0.25%p 인상 전망이 중론이 됐습니다.

동결할거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인데, 심지어 노무라증권 등 일부 기관에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마크 잔디/무디스애널리스틱스/수석이코노미스트 :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린다면, 전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고, 필요하다면 5월에 인상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의 첫 번째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찾는 겁니다."]

[앵커]

최종금리 수준도 관심 아니겠습니까?

연 6%까지 갈거란 관측도 나왔었는데, 이런 분위기에선 힘들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연준은 다음주에 올해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지 최종금리 전망치도 내놓습니다.

사실 이게 더 관건입니다.

최종금리 수준을 보면 연준이 올해와 내년 긴축 기조를 얼마나 강력하게 이어갈지 알 수 있어서죠,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많이 올려야 기존 전망치인 최고 5.25%까지 올린 다음 빠르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거란 전망이 우세해진 상황입니다.

물론 이렇게까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최종금리 전망치 최고 5.25%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시장은 이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약화됐다는 신호로 읽게 될 겁니다.

[앵커]

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느냐에 달린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준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낮추겠다고 줄곧 얘기해왔습니다.

사실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는 1년 넘게 이어진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걸로도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연준은 돈줄을 죄서, 임금 줄이고 실업률 끌어올려 돈 덜 쓰게 해서 물가를 끌어내려야 하기 때문에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지금 상황은 어느 정도는 연준이 원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연준이 다음주 회의에서 최종금리 수준 올리지 못한다면 이건 역으로 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둔화세라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도 연준의 셈법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사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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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SVB 사태 속 물가상승세 둔화…“6월부터 금리 인하” 전망도 나와
    • 입력 2023-03-15 06:05:08
    • 수정2023-03-15 10: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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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미국 물가지표가 나왔는데, 일단 상승폭 둔화세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6% 올랐는데,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입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가격인 근원물가와 서비스 물가는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입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6%가 오르면서 여덟달째 둔화세를 이어갔습니다.

1월 상승률 6.4%에서 오름폭을 줄인데다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 전망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가격인 근원물가는 상승폭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근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5%가 올라 1월 5.6%에서 거의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특히 한달전 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0.5%로 오히려 1월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근원물가를 끌어올린 건 주택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였는데, 근원 서비스 물가 역시 1월에 비해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때문에, 전체적 물가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다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주시하는 근원물가와 서비스부분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어제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급반등하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폭을 확대하지 않을 거란 기대감도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마크 잔디/무디스애널리스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 "아시다시피 우리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가게 됩니.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얘기하던 높은 실업률을 (연준은)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장 후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은행주들은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앵커]

뉴욕 연결해서 더 짚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가 다음주 열리는데, 금리인상폭을 어떻게 갈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정확히 일주일 전이죠, 지난주 수요일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의회에 나와서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세다며 올해 최종 금리 수준도 기존 전망치인 최고 5.25%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이 얘기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다시 0.5%p로 키울 거란 전망이 우세해졌는데, 아시다시피 지난 주말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가 터지면서, 이제 0.5%p 인상 전망은 쑥 들어갔고, 0.25%p 인상 전망이 중론이 됐습니다.

동결할거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인데, 심지어 노무라증권 등 일부 기관에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마크 잔디/무디스애널리스틱스/수석이코노미스트 :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린다면, 전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고, 필요하다면 5월에 인상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의 첫 번째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찾는 겁니다."]

[앵커]

최종금리 수준도 관심 아니겠습니까?

연 6%까지 갈거란 관측도 나왔었는데, 이런 분위기에선 힘들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연준은 다음주에 올해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지 최종금리 전망치도 내놓습니다.

사실 이게 더 관건입니다.

최종금리 수준을 보면 연준이 올해와 내년 긴축 기조를 얼마나 강력하게 이어갈지 알 수 있어서죠,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많이 올려야 기존 전망치인 최고 5.25%까지 올린 다음 빠르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거란 전망이 우세해진 상황입니다.

물론 이렇게까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최종금리 전망치 최고 5.25%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시장은 이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약화됐다는 신호로 읽게 될 겁니다.

[앵커]

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느냐에 달린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준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낮추겠다고 줄곧 얘기해왔습니다.

사실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는 1년 넘게 이어진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걸로도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연준은 돈줄을 죄서, 임금 줄이고 실업률 끌어올려 돈 덜 쓰게 해서 물가를 끌어내려야 하기 때문에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지금 상황은 어느 정도는 연준이 원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연준이 다음주 회의에서 최종금리 수준 올리지 못한다면 이건 역으로 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둔화세라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도 연준의 셈법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사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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