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 ‘70년 한’ 풀리나…진실화해위 ‘조사 착수’

입력 2023.03.23 (08:25) 수정 2023.03.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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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지역에도 10대 나이에 6.25전쟁에 강제 징집됐던 소년병들이 생존해 있는데요,

최근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국가 차원의 사과와 예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열여섯 나이에 6·25전쟁에 강제 징집된 장성곤 할아버지.

3주간의 훈련을 받고 곧바로 전투에 투입됐습니다.

머리에 포탄 파편을 맞는 등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남은 건, 정신적, 물질적 상처뿐이었습니다.

학업을 마치지 못해 변변한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전쟁 트라우마는 아직도 괴롭히고 있습니다.

[장성곤/소년병 강제징집 참전자/90세 : "피해는 말도 못하지. 거지야 거지. 3, 4년 있다가 나오니까 다른 사람들은 졸업을 했더라고. 우리는 군에 갔다 왔기 때문에 졸업장이 없으니 대학을 못 간 거지."]

그러나 희생 소년병에 대한 국가의 보상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현충시설은 전국에 단 한 곳도 없고, 심지어 소년병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 조사기관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소년병 강제징집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 17세 미만 소년소녀들이 강제 징집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정영훈/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국 국장 : "아동 소년병에 대해서 법적 근거 없이 입대 혹은 징집을 시켜서 군 복무를 시킨 점이 인권침해를 한 것으로 봐 조사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인권침해가 인정될 경우, 이들이 국가 배상을 받을 길이 처음으로 열리게 됩니다.

[하경환/변호사/진실규명 신청인 :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국무총리께서, 국방부장관께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 말씀을 꼭 드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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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병 ‘70년 한’ 풀리나…진실화해위 ‘조사 착수’
    • 입력 2023-03-23 08:25:38
    • 수정2023-03-23 09:01:52
    뉴스광장(대구)
[앵커]

우리 지역에도 10대 나이에 6.25전쟁에 강제 징집됐던 소년병들이 생존해 있는데요,

최근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국가 차원의 사과와 예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열여섯 나이에 6·25전쟁에 강제 징집된 장성곤 할아버지.

3주간의 훈련을 받고 곧바로 전투에 투입됐습니다.

머리에 포탄 파편을 맞는 등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남은 건, 정신적, 물질적 상처뿐이었습니다.

학업을 마치지 못해 변변한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전쟁 트라우마는 아직도 괴롭히고 있습니다.

[장성곤/소년병 강제징집 참전자/90세 : "피해는 말도 못하지. 거지야 거지. 3, 4년 있다가 나오니까 다른 사람들은 졸업을 했더라고. 우리는 군에 갔다 왔기 때문에 졸업장이 없으니 대학을 못 간 거지."]

그러나 희생 소년병에 대한 국가의 보상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현충시설은 전국에 단 한 곳도 없고, 심지어 소년병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 조사기관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소년병 강제징집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 17세 미만 소년소녀들이 강제 징집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정영훈/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국 국장 : "아동 소년병에 대해서 법적 근거 없이 입대 혹은 징집을 시켜서 군 복무를 시킨 점이 인권침해를 한 것으로 봐 조사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인권침해가 인정될 경우, 이들이 국가 배상을 받을 길이 처음으로 열리게 됩니다.

[하경환/변호사/진실규명 신청인 :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국무총리께서, 국방부장관께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 말씀을 꼭 드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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