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최대 금리 15.9%…소액생계비대출 신청 ‘폭주’

입력 2023.03.23 (19:21) 수정 2023.03.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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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신용도 상관없이 24시간 당일 입금으로 대출할 수 있다" 이런 광고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신용의 문턱이 낮은 대신, 대출 금리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과 사금융인데요.

비싼 이자에도 불구하고 정말 돈이 급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그제, 이런 사람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놨는데요.

'소액 생계비 대출'입니다.

대상자라면 상담을 거쳐 신청 당일, 최대 100만 원까지 바로 대출이 가능한데요.

대상은 신용점수 하위 20% 중 연 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19살 이상 성인입니다.

그러니까, 소득이 전혀 없거나 어떤 연체 이력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대출이 가능한 겁니다.

"저소득자, 저신용자들이 소액의 자금을 구하지 못해서 불법 사금융을 찾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게 이 '소액 생계비 대출'의 취지인데요.

그런데 상품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회의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출 상품의 금리 때문인데요.

처음에 15.9%로 시작하는 금리, 6개월 동안 잘 갚으면 3%p 깎아주고요.

1년 동안 잘 상환하고, 금융 교육까지 이수하면 1년 만에 9.4%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높은 금리에 사람들은 "정부가 대부업도 하는 거냐?" "취약계층 대출인데 최저 9.4%라니 고리 사채냐" 이런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도 설명 자료를 냈습니다.

"낮은 금리로 상품을 내놓으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서민들과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다른 정책서민금융상품은 금리를 4년간 6%p 깎아주는데, 1년 만에 같은 수준을 인하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그런데도 이번 '소액 생계비 대출'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높습니다.

[권오인/경실련 경제정책국장 : "15.9%면 상당히 저축은행 중에서도 고금리에 해당되는 수준입니다. 법적으로 정하는 최저 생계비가 (1인 가구) 124만 원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봤을 때 100만 원이 지원됐을 때, 지금 얼마나 이 사람들 생활이 개선될 수 있을지…."]

실제로 '소액 생계비 대출'의 인기는 뜨거웠습니다.

27일 출시를 앞두고 어제부터 시작된 상담 예약이 폭주했고요.

대출 실행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누리집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하루 만에 다음 주 상담 예약이 모두 마감됐는데요.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에 금융 당국도 예약 기간을 늘렸습니다.

예약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받고 있는데요.

기존에는 그 다음 주까지만 예약할 수 있었지만, 다음 4주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겁니다.

그렇다면 실제 소액 생계비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의 사정은 어떨까요?

"채무 조정 접수한 지 일주일 됐고, 4대 보험 직장 다닌 지 2개월째입니다, 모텔 월세 주면서 살고 있는데, 월급날까지 밥은 먹고 싶습니다, 긴급 생계비 대출 50만 원 가능한가요?" 이렇게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급한 사정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정부 대출 상품에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현실에, 이런 걸 따져 볼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건데요.

여러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권오인/경실련 경제정책국장 : "은행들이 스스로 여러 가지 신용 회복제도라든지 또 금리 인하라든지 (필요해 보이고,) 또 정부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조금 더 확대해서…."]

'소액 생계비 대출', 이 말 그대로 소액의 돈도 없어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취약 계층의 삶, 그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무너졌을 때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짐도 무거울 텐데요.

앞으로 관계 당국의 더 심도 있고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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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3 19:21:03
    • 수정2023-03-23 20:10:23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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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상관없이 24시간 당일 입금으로 대출할 수 있다" 이런 광고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신용의 문턱이 낮은 대신, 대출 금리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과 사금융인데요.

비싼 이자에도 불구하고 정말 돈이 급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그제, 이런 사람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놨는데요.

'소액 생계비 대출'입니다.

대상자라면 상담을 거쳐 신청 당일, 최대 100만 원까지 바로 대출이 가능한데요.

대상은 신용점수 하위 20% 중 연 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19살 이상 성인입니다.

그러니까, 소득이 전혀 없거나 어떤 연체 이력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대출이 가능한 겁니다.

"저소득자, 저신용자들이 소액의 자금을 구하지 못해서 불법 사금융을 찾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게 이 '소액 생계비 대출'의 취지인데요.

그런데 상품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회의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출 상품의 금리 때문인데요.

처음에 15.9%로 시작하는 금리, 6개월 동안 잘 갚으면 3%p 깎아주고요.

1년 동안 잘 상환하고, 금융 교육까지 이수하면 1년 만에 9.4%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높은 금리에 사람들은 "정부가 대부업도 하는 거냐?" "취약계층 대출인데 최저 9.4%라니 고리 사채냐" 이런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도 설명 자료를 냈습니다.

"낮은 금리로 상품을 내놓으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서민들과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다른 정책서민금융상품은 금리를 4년간 6%p 깎아주는데, 1년 만에 같은 수준을 인하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그런데도 이번 '소액 생계비 대출'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높습니다.

[권오인/경실련 경제정책국장 : "15.9%면 상당히 저축은행 중에서도 고금리에 해당되는 수준입니다. 법적으로 정하는 최저 생계비가 (1인 가구) 124만 원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봤을 때 100만 원이 지원됐을 때, 지금 얼마나 이 사람들 생활이 개선될 수 있을지…."]

실제로 '소액 생계비 대출'의 인기는 뜨거웠습니다.

27일 출시를 앞두고 어제부터 시작된 상담 예약이 폭주했고요.

대출 실행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누리집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하루 만에 다음 주 상담 예약이 모두 마감됐는데요.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에 금융 당국도 예약 기간을 늘렸습니다.

예약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받고 있는데요.

기존에는 그 다음 주까지만 예약할 수 있었지만, 다음 4주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겁니다.

그렇다면 실제 소액 생계비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의 사정은 어떨까요?

"채무 조정 접수한 지 일주일 됐고, 4대 보험 직장 다닌 지 2개월째입니다, 모텔 월세 주면서 살고 있는데, 월급날까지 밥은 먹고 싶습니다, 긴급 생계비 대출 50만 원 가능한가요?" 이렇게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급한 사정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정부 대출 상품에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현실에, 이런 걸 따져 볼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건데요.

여러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권오인/경실련 경제정책국장 : "은행들이 스스로 여러 가지 신용 회복제도라든지 또 금리 인하라든지 (필요해 보이고,) 또 정부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조금 더 확대해서…."]

'소액 생계비 대출', 이 말 그대로 소액의 돈도 없어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취약 계층의 삶, 그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무너졌을 때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짐도 무거울 텐데요.

앞으로 관계 당국의 더 심도 있고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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