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진 ‘설비 인증’ 기준

입력 2023.03.24 (07:44) 수정 2023.03.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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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것처럼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절수 효과가 없는 이유는 뭘까요?

설비를 인증 받을 때 '수압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인데요,

최재훈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절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절수 설비지만 이 제품들은 모두 정부 공식 인증을 받았습나다.

공공기관에 설치된 것은 녹색환경인증까지 있습니다.

효과가 없는데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현실성 없는 인증 조건 때문입니다.

절수 설비 인증 최소 기준은 공중화장실 수도꼭지는 1분당 나오는 물이 5리터 이하, 대변기와 소변기는 한 번 쓸 때 각각 6리터, 2리터 이하여야 합니다.

문제는 시험기준 수돗물 공급 압력 조건이 98kPa, 약 1기압인데, 실제 대부분 건물에는 2기압에서 3기압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KBS가 직접 실험한 교육청과 초등학교 공급 수압도 2기압에서 3기압 사이였습니다.

[김영길/물 절약 전문등록업체 이사 : "생활이 굉장히 불편하죠. 졸졸졸졸 나오는 정도의 수압이기 때문에 거의 대한민국에서 98kPa(약 1기압)을 사용하는 건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환경부가 정한 상수도 설계기준도 건물 최저 수압을 절수 설비 인증 조건인 98kPa보다 높은 '150kPa'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건물 설계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압으로 인증 기준을 정하다 보니 절수 설비가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환경부도 문제를 알지만 수십 년째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문제들이 이제 문제인지…. 네, 문제라고 하면 문제겠죠. 그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이제 (기업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또 규제가 될 수 있는 거고…."]

수십 년째 방치된 엉터리 인증 기준은 정부와 국회가 절수 기술력을 갖추지 않은 대기업 편만 들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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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과 동떨어진 ‘설비 인증’ 기준
    • 입력 2023-03-24 07:44:01
    • 수정2023-03-24 09:13:43
    뉴스광장(부산)
[앵커]

앞서 보신것처럼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절수 효과가 없는 이유는 뭘까요?

설비를 인증 받을 때 '수압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인데요,

최재훈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절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절수 설비지만 이 제품들은 모두 정부 공식 인증을 받았습나다.

공공기관에 설치된 것은 녹색환경인증까지 있습니다.

효과가 없는데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현실성 없는 인증 조건 때문입니다.

절수 설비 인증 최소 기준은 공중화장실 수도꼭지는 1분당 나오는 물이 5리터 이하, 대변기와 소변기는 한 번 쓸 때 각각 6리터, 2리터 이하여야 합니다.

문제는 시험기준 수돗물 공급 압력 조건이 98kPa, 약 1기압인데, 실제 대부분 건물에는 2기압에서 3기압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KBS가 직접 실험한 교육청과 초등학교 공급 수압도 2기압에서 3기압 사이였습니다.

[김영길/물 절약 전문등록업체 이사 : "생활이 굉장히 불편하죠. 졸졸졸졸 나오는 정도의 수압이기 때문에 거의 대한민국에서 98kPa(약 1기압)을 사용하는 건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환경부가 정한 상수도 설계기준도 건물 최저 수압을 절수 설비 인증 조건인 98kPa보다 높은 '150kPa'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건물 설계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압으로 인증 기준을 정하다 보니 절수 설비가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환경부도 문제를 알지만 수십 년째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문제들이 이제 문제인지…. 네, 문제라고 하면 문제겠죠. 그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이제 (기업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또 규제가 될 수 있는 거고…."]

수십 년째 방치된 엉터리 인증 기준은 정부와 국회가 절수 기술력을 갖추지 않은 대기업 편만 들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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