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출국 11달만 체포…“위조여권 여러 개”

입력 2023.03.24 (21:06) 수정 2023.03.24 (21: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트코인 고래."

지난해 한 미국 언론이 특집 기사에서 권도형 대표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직접 만든 테라-루나를 불과 삼십대 초반에 세계 7위 규모까지 키웠다면서 가상자산의 바다를 지배하는 고래라고 평가한 겁니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고 권 대표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천재라고 불렸던 이 청년 사업가는 또 다른 외신 표현처럼, 한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성이 돼버렸습니다.

권 대표는 오늘(24일) 체포되기 전 열한 달 동안 최소 네 개 나라를 돌며 수사망을 피해왔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당장 어디로 송환될 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이어서 정해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테라·루나의 결정적인 가격 붕괴가 시작됐습니다.

8만 4천 원에서 단 1원으로, 시세가 99% 이상 급락했습니다

국내 투자자 28만 여 명이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권도형 대표는 이 사태 직전에 출국했습니다.

첫 행선지는 테라 본사가 있던 싱가포르.

9월엔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이동했습니다.

두 달 뒤 여권이 무효화되자, 세르비아에 계속 머물렀던 거로 전해집니다.

지난달 검찰 수사팀은 현지로 가서 체포 협조를 강력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어제(23일), 세르비아와 국경을 맞댄 몬테네그로 수도 공항에서 권 씨가 체포됐습니다.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해 육로로 세르비아를 빠져나온 뒤, 항공편을 이용해 거처를 옮기려 했던 거로 추정됩니다.

체포 당시 그는, 위조 여권을 2개 이상 들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권 씨는 현재 몬테네그로 교정 시설에 구금된 상태입니다.

검찰이 권 씨에게 둔 혐의는 죄목만 5개가 넘을 정도로 복잡한데, 그 중 핵심은 '시세 눈속임'입니다.

테라의 급락 가능성을 알고도 안정적 가상화폐라고 홍보해 투자자들 속였고, 그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거래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입니다.

[김OO/루나 투자자 : "직접적으로 이제 권도형을 대상으로 수사가 이루어질 거고...좀 더뎠던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까..."]

다른 나라들의 수사가 남은 변수입니다.

미 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권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이미 기소했고, 조만간 몬테네그로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거로 보입니다.

몬테네그로 수사 당국도 오늘 현지 법원에 권 씨를 기소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어느 나라로 먼저 송환될지, 어디서 재판을 받게 될지,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CG: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테라 권도형, 출국 11달만 체포…“위조여권 여러 개”
    • 입력 2023-03-24 21:06:17
    • 수정2023-03-24 21:41:06
    뉴스 9
[앵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트코인 고래."

지난해 한 미국 언론이 특집 기사에서 권도형 대표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직접 만든 테라-루나를 불과 삼십대 초반에 세계 7위 규모까지 키웠다면서 가상자산의 바다를 지배하는 고래라고 평가한 겁니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고 권 대표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천재라고 불렸던 이 청년 사업가는 또 다른 외신 표현처럼, 한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성이 돼버렸습니다.

권 대표는 오늘(24일) 체포되기 전 열한 달 동안 최소 네 개 나라를 돌며 수사망을 피해왔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당장 어디로 송환될 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이어서 정해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테라·루나의 결정적인 가격 붕괴가 시작됐습니다.

8만 4천 원에서 단 1원으로, 시세가 99% 이상 급락했습니다

국내 투자자 28만 여 명이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권도형 대표는 이 사태 직전에 출국했습니다.

첫 행선지는 테라 본사가 있던 싱가포르.

9월엔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이동했습니다.

두 달 뒤 여권이 무효화되자, 세르비아에 계속 머물렀던 거로 전해집니다.

지난달 검찰 수사팀은 현지로 가서 체포 협조를 강력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어제(23일), 세르비아와 국경을 맞댄 몬테네그로 수도 공항에서 권 씨가 체포됐습니다.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해 육로로 세르비아를 빠져나온 뒤, 항공편을 이용해 거처를 옮기려 했던 거로 추정됩니다.

체포 당시 그는, 위조 여권을 2개 이상 들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권 씨는 현재 몬테네그로 교정 시설에 구금된 상태입니다.

검찰이 권 씨에게 둔 혐의는 죄목만 5개가 넘을 정도로 복잡한데, 그 중 핵심은 '시세 눈속임'입니다.

테라의 급락 가능성을 알고도 안정적 가상화폐라고 홍보해 투자자들 속였고, 그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거래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입니다.

[김OO/루나 투자자 : "직접적으로 이제 권도형을 대상으로 수사가 이루어질 거고...좀 더뎠던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까..."]

다른 나라들의 수사가 남은 변수입니다.

미 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권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이미 기소했고, 조만간 몬테네그로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거로 보입니다.

몬테네그로 수사 당국도 오늘 현지 법원에 권 씨를 기소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어느 나라로 먼저 송환될지, 어디서 재판을 받게 될지,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CG: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