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은폐 안 했고 할 수도 없어”…서훈 전 실장 등 혐의 부인

입력 2023.03.25 (06:08) 수정 2023.03.2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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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어제 처음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고 이대준 씨의 사망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보도에 민정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 총격에 숨지자 그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게 문재인 정부 안보 책임자들이 받는 혐의입니다.

기소된 지 약 석 달 만에 열린 첫 공판.

재판부에 앞서 유족이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원장님, 유족인데 한마디 하고 가시죠. 원장님, 여기 유족인데 한마디 하고 가시죠."]

검찰은 당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피격 관련 첩보의 삭제를 지시했고 서욱 국방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인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조작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낙인을 찍었고 국민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도 방임했다며 기소 사유를 밝혔습니다.

핵심 당사자인 서 전 실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미 수백 명이 알고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된 사안을 은폐할 수는 없는 거라며 단지 'SI 첩보'의 배포선을 조정했을 뿐이라고 서 전 실장 측은 밝혔습니다.

서욱 전 장관 측도 당시 첩보 자료의 신빙성이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자료를 삭제하라고 한 게 아니라 자료와 무관한 부대는 내용을 못 보도록 열람 범위를 제한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원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 기조실장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유족은 이들에게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래진/고 이대준 씨 유족 : "동생을 월북으로 낙인찍어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우리는 명확하게 알아야 하고 밝혀내야 합니다."]

재판부는 기소된 참모들 외에도 장용석 전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 당시 안보라인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증인 신문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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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 피격’ 은폐 안 했고 할 수도 없어”…서훈 전 실장 등 혐의 부인
    • 입력 2023-03-25 06:08:19
    • 수정2023-03-25 06: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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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어제 처음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고 이대준 씨의 사망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보도에 민정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 총격에 숨지자 그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게 문재인 정부 안보 책임자들이 받는 혐의입니다.

기소된 지 약 석 달 만에 열린 첫 공판.

재판부에 앞서 유족이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원장님, 유족인데 한마디 하고 가시죠. 원장님, 여기 유족인데 한마디 하고 가시죠."]

검찰은 당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피격 관련 첩보의 삭제를 지시했고 서욱 국방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인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조작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낙인을 찍었고 국민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도 방임했다며 기소 사유를 밝혔습니다.

핵심 당사자인 서 전 실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미 수백 명이 알고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된 사안을 은폐할 수는 없는 거라며 단지 'SI 첩보'의 배포선을 조정했을 뿐이라고 서 전 실장 측은 밝혔습니다.

서욱 전 장관 측도 당시 첩보 자료의 신빙성이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자료를 삭제하라고 한 게 아니라 자료와 무관한 부대는 내용을 못 보도록 열람 범위를 제한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원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 기조실장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유족은 이들에게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래진/고 이대준 씨 유족 : "동생을 월북으로 낙인찍어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우리는 명확하게 알아야 하고 밝혀내야 합니다."]

재판부는 기소된 참모들 외에도 장용석 전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 당시 안보라인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증인 신문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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