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 방용훈 부실 수사, 유족에 국가배상해야”

입력 2023.03.28 (19:22) 수정 2023.03.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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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주거침입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검찰과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하고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석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아들이 주자창에서 서성입니다.

주먹만한 돌을 집어 든 채 전화를 걸고, 곧이어 방 전 사장이 도착합니다.

방 씨는 돌로 현관문을 내려치고, 방 전 사장은 철제 장비를 들고 올라옵니다.

방 전 사장의 처형인 이 모 씨 집 앞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씨 측이 SNS에 방 전 사장 가족을 비방하는 글을 퍼뜨렸다고 의심해 달려온 겁니다.

방 전 사장 부자는 주거침임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냈고 검찰도 혐의없음 처분을 했습니다.

하지만 재수사 끝에 방 전 사장 부자에게 결국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이후 이 씨 부부는 수사기관이 부실 수사를 했다며 국가 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오늘, 국가가 각각 1000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사 담당 경찰이 방 전 사장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고, 다른 경찰관이 조사에 참여한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인정했고, "주거침입이 명백하게 촬영된 영상이 제출됐는데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위법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방 전 사장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한 경찰관에게는 지난해 이미 집행유예형이 확정됐습니다.

법원은 다만 방 전 사장의 배우자 학대 혐의를 불기소한 검찰 처분은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방 전 사장의 배우자는 2016년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고, 유족은 방 전 사장 등을 학대 등 혐의로 고소했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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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고 방용훈 부실 수사, 유족에 국가배상해야”
    • 입력 2023-03-28 19:22:36
    • 수정2023-03-28 20: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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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주거침입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검찰과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하고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석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아들이 주자창에서 서성입니다.

주먹만한 돌을 집어 든 채 전화를 걸고, 곧이어 방 전 사장이 도착합니다.

방 씨는 돌로 현관문을 내려치고, 방 전 사장은 철제 장비를 들고 올라옵니다.

방 전 사장의 처형인 이 모 씨 집 앞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씨 측이 SNS에 방 전 사장 가족을 비방하는 글을 퍼뜨렸다고 의심해 달려온 겁니다.

방 전 사장 부자는 주거침임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냈고 검찰도 혐의없음 처분을 했습니다.

하지만 재수사 끝에 방 전 사장 부자에게 결국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이후 이 씨 부부는 수사기관이 부실 수사를 했다며 국가 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오늘, 국가가 각각 1000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사 담당 경찰이 방 전 사장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고, 다른 경찰관이 조사에 참여한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인정했고, "주거침입이 명백하게 촬영된 영상이 제출됐는데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위법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방 전 사장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한 경찰관에게는 지난해 이미 집행유예형이 확정됐습니다.

법원은 다만 방 전 사장의 배우자 학대 혐의를 불기소한 검찰 처분은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방 전 사장의 배우자는 2016년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고, 유족은 방 전 사장 등을 학대 등 혐의로 고소했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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