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돈?’ 실업급여·대지급금 부정수급 횡행

입력 2023.03.29 (08:00) 수정 2023.03.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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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실직자나 임금이 체불 된 근로자에게 주는 돈을 가짜로 타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거나 조직적으로 실업급여를 타내는 부정수급이 늘자, 정부도 감독과 처벌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A 씨는 지난해 필라테스 학원에서 석 달간 일했지만, 마지막 달 월급을 못 받았습니다.

월급을 미루던 학원 대표는 노동청에 신고하고 받아가라며, 결국,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체불 임금을 먼저 주고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대지급금'을 악용하게 부추긴 겁니다.

[A 씨/임금 체불 피해자 : "3개월 정도 일하는데도 벌써부터 돈 못 받고 이런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앞에 나갔던 걔한테도 노동청 가라고 얘기를 했는데 안 가더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이렇게 지급된 대지급금은 최근 5년간 2조 4천억 원이 넘지만, 회수율은 25%에 불과합니다.

실직자에게 주는 실업급여를 거짓으로 타내는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269억 원, 5년 전보다 38% 늘었는데, 특히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가 최근 2년 새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대구에서는 최근, 조직적으로 4억 원의 실업급여를 타낸 일당이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곳을 포함해 폐업한 업체 앞으로, 지인과 친척 수십여 명을 허위 근로자로 등록한 뒤, 실업급여를 타내는 수법을 썼습니다.

고용 당국은 부정수급 특별 점검을 1년에 두 차례로 확대하고,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변정미/대구 고용노동청 부정수급조사과장 :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지급받은 금액 외에 최고 5배까지 추가로 반환해야 하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부정수급이, 위기 근로자를 위한 제도를 악용하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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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먼돈?’ 실업급여·대지급금 부정수급 횡행
    • 입력 2023-03-29 08:00:45
    • 수정2023-03-29 08:15:53
    뉴스광장(대구)
[앵커]

정부가 실직자나 임금이 체불 된 근로자에게 주는 돈을 가짜로 타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거나 조직적으로 실업급여를 타내는 부정수급이 늘자, 정부도 감독과 처벌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A 씨는 지난해 필라테스 학원에서 석 달간 일했지만, 마지막 달 월급을 못 받았습니다.

월급을 미루던 학원 대표는 노동청에 신고하고 받아가라며, 결국,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체불 임금을 먼저 주고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대지급금'을 악용하게 부추긴 겁니다.

[A 씨/임금 체불 피해자 : "3개월 정도 일하는데도 벌써부터 돈 못 받고 이런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앞에 나갔던 걔한테도 노동청 가라고 얘기를 했는데 안 가더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이렇게 지급된 대지급금은 최근 5년간 2조 4천억 원이 넘지만, 회수율은 25%에 불과합니다.

실직자에게 주는 실업급여를 거짓으로 타내는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269억 원, 5년 전보다 38% 늘었는데, 특히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가 최근 2년 새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대구에서는 최근, 조직적으로 4억 원의 실업급여를 타낸 일당이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곳을 포함해 폐업한 업체 앞으로, 지인과 친척 수십여 명을 허위 근로자로 등록한 뒤, 실업급여를 타내는 수법을 썼습니다.

고용 당국은 부정수급 특별 점검을 1년에 두 차례로 확대하고,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변정미/대구 고용노동청 부정수급조사과장 :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지급받은 금액 외에 최고 5배까지 추가로 반환해야 하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부정수급이, 위기 근로자를 위한 제도를 악용하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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