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월드컵 16강 특사?…‘승부 조작 사면’ 논란

입력 2023.03.30 (19:52) 수정 2023.03.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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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그제 클린스만호 우리 축구 대표팀의 두 번째 경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치러졌죠.

2대 1로 우리 대표팀이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만들어 내면서 잘 싸워줬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 사이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발표가 논란입니다.

축구협회는 이날 평가전 약 1시간 전, 징계 받고 있는 축구인 100명을 사면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관계자가 절반 가까이 포함됐습니다.

2011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축구 팬들, 특히 당시 대전시티즌 팬들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

조직폭력배 등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투자자들에게 전·현직 선수들이 돈을 받았고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승부를 조작해 거액의 이득을 챙기게 해줬습니다.

검찰에 기소됐던 관계자만 53명이었는데요.

당시 등록 선수 10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특히, 대전시티즌 소속 선수 10여 명이 승부 조작에 가담했고, 이 중 8명이 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는데요.

이번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이 대전하나시티즌 팬들의 이런 아픈 기억을 다시 들춰낸 겁니다.

[권혁민/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즈 '대전러버스' 회장 : "월드컵 16강 올라가서 이제 일반 팬들한테 좀 더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K리그인데, 지금 대전 같은 경우 K리그1으로 승격돼서 축제 분위기인데, 화가 많이 나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즈 대전러버스는 어제 성명을 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무슨 이유로 그들을 사면하는 것인가?" "가장 큰 피해자인 팬들은 아직 범죄자들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면을 철회하라고 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승부 조작범은 어떤 방법으로든 축구계에 종사할 수 없도록 제도 보완을 요청했는데요.

붉은악마도 같은 날 성명을 냈습니다.

비난의 수위는 더 높았는데요.

축구협회에 사면을 제시한 인사를 문책하고, 축구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이번 사면을 강행한다면 A매치와 K리그 경기를 보이콧 하고 항의 집회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 행동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대한축구협회도 곧바로 해명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면 대상자 중 승부 조작 가담자 48명은 형사 처벌을 받은 지 오래됐고, 긴 시간 징계로 많은 반성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밝혔고요.

"사면 대상자들이 향후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축구 팬들을 설득하진 못했습니다.

[박문성/축구 해설위원 : "(승부 조작은) 어찌 보면 스포츠의 근간이라고 하는 걸 무너뜨린 거잖아요. 이것은 사실은 용납되거나 용서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그냥 합의라든지 아니면 어떤 절차도 거의 무시한 상태에서 발표해버린다? 저는 이거는 많은 팬들이, 또 국민들이 용납하기가 참 어렵다…."]

체육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상위 기구인 대한체육회 측에서는 징계 삭제는 근거가 없고, 만약 축구협회에서 사면되더라도 체육회의 징계 이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고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시기상조'라며 사면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사그라지지 않는 논란에 오늘 대한축구협회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입니다.

내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 결정에 대해 전면 다시 심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우리 축구 대표팀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결과물, 이 기쁨이 범죄자들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되겠죠.

내일 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려 봐야겠고요.

수면 아래, 계속해서 축구장을 흐리고 있는 각종 의혹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한축구협회의 명확한 설명과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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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30 19:52:04
    • 수정2023-03-30 20:23:46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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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클린스만호 우리 축구 대표팀의 두 번째 경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치러졌죠.

2대 1로 우리 대표팀이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만들어 내면서 잘 싸워줬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 사이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발표가 논란입니다.

축구협회는 이날 평가전 약 1시간 전, 징계 받고 있는 축구인 100명을 사면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관계자가 절반 가까이 포함됐습니다.

2011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축구 팬들, 특히 당시 대전시티즌 팬들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

조직폭력배 등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투자자들에게 전·현직 선수들이 돈을 받았고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승부를 조작해 거액의 이득을 챙기게 해줬습니다.

검찰에 기소됐던 관계자만 53명이었는데요.

당시 등록 선수 10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특히, 대전시티즌 소속 선수 10여 명이 승부 조작에 가담했고, 이 중 8명이 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는데요.

이번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이 대전하나시티즌 팬들의 이런 아픈 기억을 다시 들춰낸 겁니다.

[권혁민/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즈 '대전러버스' 회장 : "월드컵 16강 올라가서 이제 일반 팬들한테 좀 더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K리그인데, 지금 대전 같은 경우 K리그1으로 승격돼서 축제 분위기인데, 화가 많이 나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즈 대전러버스는 어제 성명을 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무슨 이유로 그들을 사면하는 것인가?" "가장 큰 피해자인 팬들은 아직 범죄자들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면을 철회하라고 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승부 조작범은 어떤 방법으로든 축구계에 종사할 수 없도록 제도 보완을 요청했는데요.

붉은악마도 같은 날 성명을 냈습니다.

비난의 수위는 더 높았는데요.

축구협회에 사면을 제시한 인사를 문책하고, 축구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이번 사면을 강행한다면 A매치와 K리그 경기를 보이콧 하고 항의 집회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 행동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대한축구협회도 곧바로 해명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면 대상자 중 승부 조작 가담자 48명은 형사 처벌을 받은 지 오래됐고, 긴 시간 징계로 많은 반성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밝혔고요.

"사면 대상자들이 향후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축구 팬들을 설득하진 못했습니다.

[박문성/축구 해설위원 : "(승부 조작은) 어찌 보면 스포츠의 근간이라고 하는 걸 무너뜨린 거잖아요. 이것은 사실은 용납되거나 용서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그냥 합의라든지 아니면 어떤 절차도 거의 무시한 상태에서 발표해버린다? 저는 이거는 많은 팬들이, 또 국민들이 용납하기가 참 어렵다…."]

체육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상위 기구인 대한체육회 측에서는 징계 삭제는 근거가 없고, 만약 축구협회에서 사면되더라도 체육회의 징계 이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고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시기상조'라며 사면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사그라지지 않는 논란에 오늘 대한축구협회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입니다.

내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 결정에 대해 전면 다시 심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우리 축구 대표팀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결과물, 이 기쁨이 범죄자들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되겠죠.

내일 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려 봐야겠고요.

수면 아래, 계속해서 축구장을 흐리고 있는 각종 의혹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한축구협회의 명확한 설명과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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