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셔틀 외교 재개', '미래 세대를 위한 결단..' 두 정상의 기대감으로 가득했던 회담이었지만,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두 나라 관계만큼 여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작은 정상회담 이튿날이던 지난 17일. 일본 NHK 방송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윤 대통령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해를 구했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놓거나 사전에 설명 없이, 기자들이 질문하자 "후쿠시마 오염수와 수산물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첫째 과학적인 증명, 둘째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 있을 수 있는 결정 안 해"
이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던 지난 17일의 대화는 다시 일본 언론을 통해 부각됐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이 그제(29일)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자칫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맥락이어서, 대통령실은 정부 입장을 재차 설명했습니다.
관련 입장을 질의한 언론에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있을 수 있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과학적으로 안전이 증명되고, 또 한국 국민이 이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기구의 검증 과정에 한국인 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다"
하지만,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일본 보도가 밤사이 확대 재생산되자 다음 날인 어제(30일), 이번엔 먼저 입장을 밝혔습니다. 메시지는 좀 더 분명해졌습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있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에서 좀 더 단호해진 입장입니다.
그러면, 교도통신에 보도된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오보이냐는 기자 질의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기사를 쓴 사람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답을 했습니다.
'오보'라는 답보다는 우회적인 반박을 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 '대통령' 주어로 입장문 재차 강조…단호해지는 메시지
그리고 오늘(31일), 대통령실은 " 윤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 "는 입장을 추가로 내놨습니다. 대변인실 명의가 아닌 '대통령'이 주어인 입장을 재차 내놓은 겁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을 더했습니다. "대통령이 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던 것과 달리, 오늘은 윤 대통령이 일본 측 정치 인사들을 만나서 우리 정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것으로, 좀 더 단호해진 메시지로 읽힙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민주당 등 정치권과 우리 언론에서 일본 측 보도를 더 인용하면서 잘못된 정보가 확대되고 있다는 불만의 기류도 읽힙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정부보다 일본 언론을 더 믿느냐'는 한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입장은 분명 일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이 촉발될 때부터 좀 더 확실한 입장이 발신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통령실은 연이틀 정부 입장을 강조한 만큼 논란이 잦아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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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없다”…단호해진 메시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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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3-31 17:22:19
'12년 만의 셔틀 외교 재개', '미래 세대를 위한 결단..' 두 정상의 기대감으로 가득했던 회담이었지만,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두 나라 관계만큼 여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작은 정상회담 이튿날이던 지난 17일. 일본 NHK 방송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윤 대통령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해를 구했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놓거나 사전에 설명 없이, 기자들이 질문하자 "후쿠시마 오염수와 수산물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첫째 과학적인 증명, 둘째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 있을 수 있는 결정 안 해"
이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던 지난 17일의 대화는 다시 일본 언론을 통해 부각됐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이 그제(29일)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자칫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맥락이어서, 대통령실은 정부 입장을 재차 설명했습니다.
관련 입장을 질의한 언론에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있을 수 있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과학적으로 안전이 증명되고, 또 한국 국민이 이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기구의 검증 과정에 한국인 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다"
하지만,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일본 보도가 밤사이 확대 재생산되자 다음 날인 어제(30일), 이번엔 먼저 입장을 밝혔습니다. 메시지는 좀 더 분명해졌습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있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에서 좀 더 단호해진 입장입니다.
그러면, 교도통신에 보도된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오보이냐는 기자 질의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기사를 쓴 사람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답을 했습니다.
'오보'라는 답보다는 우회적인 반박을 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 '대통령' 주어로 입장문 재차 강조…단호해지는 메시지
그리고 오늘(31일), 대통령실은 " 윤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 "는 입장을 추가로 내놨습니다. 대변인실 명의가 아닌 '대통령'이 주어인 입장을 재차 내놓은 겁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을 더했습니다. "대통령이 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던 것과 달리, 오늘은 윤 대통령이 일본 측 정치 인사들을 만나서 우리 정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것으로, 좀 더 단호해진 메시지로 읽힙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민주당 등 정치권과 우리 언론에서 일본 측 보도를 더 인용하면서 잘못된 정보가 확대되고 있다는 불만의 기류도 읽힙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정부보다 일본 언론을 더 믿느냐'는 한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입장은 분명 일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이 촉발될 때부터 좀 더 확실한 입장이 발신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통령실은 연이틀 정부 입장을 강조한 만큼 논란이 잦아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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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솔 기자 p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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