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대학가 ‘천원의 아침밥’ 인기…고물가에 ‘오픈런’

입력 2023.04.03 (12:37) 수정 2023.04.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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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물가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아침밥 지원 사업을 늘리기로 했는데요.

전국의 대학생들, 혜택을 볼 수 있을까요?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여러분들은 아침밥, 잘 챙겨 드시고 계신가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입맛이 없어서….

이런 다양한 이유로 아침 식사 거르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은데요.

농림축산식품부가 연령별 아침 식사 결식률을 조사해봤더니, 19살에서 29살 사이가 53%로 가장 많았습니다.

20대 절반 이상이 아침밥을 거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교 구내 식당들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학생들로 붐빈다고 합니다.

천 원에 아침밥을 먹기 위해 달려가는 이른바 '오픈런' 입니다.

경희대 학생식당입니다.

식권 판매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줄이 길게 만들어졌습니다.

천 원으로 아침밥을 해결하려는 건데 매일 130개로 식권이 제한돼 있어 경쟁 아닌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쌀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배춧국. 각종 반찬까지 푸짐합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 이후, 아침을 먹는 학생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김주연/경희대 경영학과 : "보통 밥 먹으려면 만 원 정도 써야 하는데 천 원이면 좋은 거 같아요."]

이렇게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고물가 때문인데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컵라면, 빵과 우유도 모두 천원이 넘습니다.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루 세 끼를 먹는 건 사치다, 심지어 두 끼는 과식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광형/경희대 철학과 : "원래는 점심 하고 저녁을 거의 먹었는데 아무래도 돈 부담이 되다 보니까 지금 천원의 아침 식사 사업한 이후로는 아침하고 점심을 먹고 있거든요."]

[안종범/한국외대 국제학부 : "자취생 입장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터라 가끔은 늦은 점심을 먹어 하루를 한 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이혜진/서울교대 : "대학생들도 식비 부담 없이 하루 두 끼 건강하게 먹고 지내고 싶습니다."]

실제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물가 상승 이후 가장 먼저 줄인 지출로 '식비'를 꼽은 학생이 77%로 가장 많았습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식품부가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의 아침 식사를 습관화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정책입니다.

정부가 천 원을 내고 나머지는 학교 측이 부담해서 학생은 천 원만 내고 먹을 수 있습니다.

전국에 이렇게 천원의 아침밥을 주는 대학은 41곳인데요.

고물가 속에 대학생들의 호응이 뜨겁자 정부· 여당은 올해 이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인원을 당 초 69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사업 예산은 7억 7천여만 원에서 15억 8천여만 원으로 두 배씩 늘리기로 했는데요.

지원금이 늘면 최대 68개 대학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대학별 재정 여건이 다르다는 겁니다.

재정이 튼튼하거나 동문회에서 기부하는 곳은 이 사업이 잘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이 더 많은 실정입니다.

이러다 보니 사업 호응도에 비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실시되는 대학의 비중은 12%에 불과합니다.

비용 감당이 쉽지 않아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대학도 있고요.

심지어 재정이 어려운 대학의 경우에는 학생식당이 사라진 곳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의 예산 사정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고물가에 취업난에 갈수록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청년층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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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3 12:37:10
    • 수정2023-04-03 13:02:16
    뉴스 12
[앵커]

요즘 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물가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아침밥 지원 사업을 늘리기로 했는데요.

전국의 대학생들, 혜택을 볼 수 있을까요?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여러분들은 아침밥, 잘 챙겨 드시고 계신가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입맛이 없어서….

이런 다양한 이유로 아침 식사 거르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은데요.

농림축산식품부가 연령별 아침 식사 결식률을 조사해봤더니, 19살에서 29살 사이가 53%로 가장 많았습니다.

20대 절반 이상이 아침밥을 거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교 구내 식당들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학생들로 붐빈다고 합니다.

천 원에 아침밥을 먹기 위해 달려가는 이른바 '오픈런' 입니다.

경희대 학생식당입니다.

식권 판매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줄이 길게 만들어졌습니다.

천 원으로 아침밥을 해결하려는 건데 매일 130개로 식권이 제한돼 있어 경쟁 아닌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쌀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배춧국. 각종 반찬까지 푸짐합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 이후, 아침을 먹는 학생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김주연/경희대 경영학과 : "보통 밥 먹으려면 만 원 정도 써야 하는데 천 원이면 좋은 거 같아요."]

이렇게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고물가 때문인데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컵라면, 빵과 우유도 모두 천원이 넘습니다.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루 세 끼를 먹는 건 사치다, 심지어 두 끼는 과식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광형/경희대 철학과 : "원래는 점심 하고 저녁을 거의 먹었는데 아무래도 돈 부담이 되다 보니까 지금 천원의 아침 식사 사업한 이후로는 아침하고 점심을 먹고 있거든요."]

[안종범/한국외대 국제학부 : "자취생 입장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터라 가끔은 늦은 점심을 먹어 하루를 한 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이혜진/서울교대 : "대학생들도 식비 부담 없이 하루 두 끼 건강하게 먹고 지내고 싶습니다."]

실제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물가 상승 이후 가장 먼저 줄인 지출로 '식비'를 꼽은 학생이 77%로 가장 많았습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식품부가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의 아침 식사를 습관화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정책입니다.

정부가 천 원을 내고 나머지는 학교 측이 부담해서 학생은 천 원만 내고 먹을 수 있습니다.

전국에 이렇게 천원의 아침밥을 주는 대학은 41곳인데요.

고물가 속에 대학생들의 호응이 뜨겁자 정부· 여당은 올해 이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인원을 당 초 69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사업 예산은 7억 7천여만 원에서 15억 8천여만 원으로 두 배씩 늘리기로 했는데요.

지원금이 늘면 최대 68개 대학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대학별 재정 여건이 다르다는 겁니다.

재정이 튼튼하거나 동문회에서 기부하는 곳은 이 사업이 잘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이 더 많은 실정입니다.

이러다 보니 사업 호응도에 비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실시되는 대학의 비중은 12%에 불과합니다.

비용 감당이 쉽지 않아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대학도 있고요.

심지어 재정이 어려운 대학의 경우에는 학생식당이 사라진 곳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의 예산 사정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고물가에 취업난에 갈수록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청년층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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