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냈으니 딛고 섰노라”…제75주년 4·3 추념식 봉행

입력 2023.04.03 (19:23) 수정 2023.04.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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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직접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따뜻하게 보듬겠다고 말했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작 7살 나이에 4·3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박삼문 어르신.

아버지의 성은 이 씨지만 우여곡절 끝에 박씨 집안 호적에 올랐습니다.

그 뒤로 팔십 평생 바로 잡지 못한 뒤틀린 가족관계.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늘의 가족에게 큰절을 올립니다.

[박상일/박삼문 유족 아들 : "오늘도 저와 저희 아버지는 이배근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75주년 4·3 추념식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추념식에 참석한 인원은 1만여 명.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념사에서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보듬겠다는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대통령 추념사 대독 :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하지만 대통령의 메시지에 4·3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나 약속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최근 왜곡 현수막과 여당 의원의 망언 등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가는 데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김창범/4·3 유족회장 : "제주 4·3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역사가 아니라 인권 유린에 관한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입니다."]

75년의 세월을 견디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딛고 선 제주 4·3.

이 같은 4·3의 정신을 흔들림 없이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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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뎌냈으니 딛고 섰노라”…제75주년 4·3 추념식 봉행
    • 입력 2023-04-03 19:23:02
    • 수정2023-04-03 20:23:58
    뉴스7(제주)
[앵커]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직접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따뜻하게 보듬겠다고 말했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작 7살 나이에 4·3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박삼문 어르신.

아버지의 성은 이 씨지만 우여곡절 끝에 박씨 집안 호적에 올랐습니다.

그 뒤로 팔십 평생 바로 잡지 못한 뒤틀린 가족관계.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늘의 가족에게 큰절을 올립니다.

[박상일/박삼문 유족 아들 : "오늘도 저와 저희 아버지는 이배근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75주년 4·3 추념식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추념식에 참석한 인원은 1만여 명.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념사에서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보듬겠다는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대통령 추념사 대독 :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하지만 대통령의 메시지에 4·3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나 약속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최근 왜곡 현수막과 여당 의원의 망언 등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가는 데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김창범/4·3 유족회장 : "제주 4·3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역사가 아니라 인권 유린에 관한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입니다."]

75년의 세월을 견디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딛고 선 제주 4·3.

이 같은 4·3의 정신을 흔들림 없이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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