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축구장 4,400개 규모 숲 소실

입력 2023.04.05 (07:02) 수정 2023.04.0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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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사흘 동안 이어진 산불이 어제 모두 꺼졌습니다.

첫날 난 산불만 34건으로 하루 발생 건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례적인 특징을 보인 사흘간의 산불을 김진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홍성 산불이 난 지 1시간쯤 뒤 KBS에 제보된 영상입니다.

사흘간 이어진 산불의 시작이었습니다.

시골 마을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더니.

["(타고 내려오는 거 봐라.) 어머 어머, 너무 심한데..."]

불길은 금세 주택까지 위협했습니다.

단 두 시간 만에 영향 면적 100헥타르가 넘는 대형산불로 커졌고 진화 인력이 대거 투입되기 시작하던 그때 인근 금산, 당진에서도 산불이 시작됐습니다.

30여 분 간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하루 새 34건이 났습니다.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 어르신들의 대피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사흘간 대피한 주민만 천 4백 명입니다.

낮과 밤을 오가며 사흘을 태운 산불, 며칠 밤을 새우며 사투를 벌인 대원들을 가장 괴롭힌 건 다름 아닌 바람이었습니다.

초속 10미터 넘는 강풍은 불기둥을 만들었고 산에서 산으로 불을 옮겼습니다.

[김신태/충남 산림자원연구소 산불전문예방진화대 : "좌측에 끄고 오면 (불이) 살아나고, 물을 갖다 엄청 많이 쏴도 바람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거의 동시에 대형산불로 바뀐 5곳의 산불은 곳곳에서 숲도 삶의 터전도 불태웠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나는 저기로 도망가려고 했더니 또 저쪽으로 (불이) 붙어서 타잖아요."]

산불에 투입된 헬기만 313대, 진화인력도 2만 8,501명이나 투입됐지만 동시다발로 난 산불에 곳곳에서 진화자원 부족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이석우/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 : "한 곳에서 나면 한 곳에 투입해서 진화할 수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다 분산 배치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진화 효율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죠."]

53시간 동안 전국에서 난 산불은 53건, 축구장 4,400개 면적의 숲을 태우고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화세는 꺾였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최창준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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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동안 축구장 4,400개 규모 숲 소실
    • 입력 2023-04-05 07:02:51
    • 수정2023-04-05 0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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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사흘 동안 이어진 산불이 어제 모두 꺼졌습니다.

첫날 난 산불만 34건으로 하루 발생 건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례적인 특징을 보인 사흘간의 산불을 김진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홍성 산불이 난 지 1시간쯤 뒤 KBS에 제보된 영상입니다.

사흘간 이어진 산불의 시작이었습니다.

시골 마을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더니.

["(타고 내려오는 거 봐라.) 어머 어머, 너무 심한데..."]

불길은 금세 주택까지 위협했습니다.

단 두 시간 만에 영향 면적 100헥타르가 넘는 대형산불로 커졌고 진화 인력이 대거 투입되기 시작하던 그때 인근 금산, 당진에서도 산불이 시작됐습니다.

30여 분 간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하루 새 34건이 났습니다.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 어르신들의 대피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사흘간 대피한 주민만 천 4백 명입니다.

낮과 밤을 오가며 사흘을 태운 산불, 며칠 밤을 새우며 사투를 벌인 대원들을 가장 괴롭힌 건 다름 아닌 바람이었습니다.

초속 10미터 넘는 강풍은 불기둥을 만들었고 산에서 산으로 불을 옮겼습니다.

[김신태/충남 산림자원연구소 산불전문예방진화대 : "좌측에 끄고 오면 (불이) 살아나고, 물을 갖다 엄청 많이 쏴도 바람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거의 동시에 대형산불로 바뀐 5곳의 산불은 곳곳에서 숲도 삶의 터전도 불태웠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나는 저기로 도망가려고 했더니 또 저쪽으로 (불이) 붙어서 타잖아요."]

산불에 투입된 헬기만 313대, 진화인력도 2만 8,501명이나 투입됐지만 동시다발로 난 산불에 곳곳에서 진화자원 부족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이석우/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 : "한 곳에서 나면 한 곳에 투입해서 진화할 수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다 분산 배치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진화 효율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죠."]

53시간 동안 전국에서 난 산불은 53건, 축구장 4,400개 면적의 숲을 태우고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화세는 꺾였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최창준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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