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성적 올려줄게” 대치동 학원가 의문의 시음 행사…알고 보니 ‘마약 음료’

입력 2023.04.05 (18:04) 수정 2023.04.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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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티 콕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배영 100m 결선.

무명의 선수가 미국 수영 스타 비욘디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수리남의 안토니 네스티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요."]

수리남은 남미 북부에 위치한 인구 60만 명의 작은 나라로, 당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21세기에 들어서 대한민국과 부정적 고리가 생깁니다.

바로 마약입니다.

국내에서 사기 행각을 저지르던 조봉행이 수리남으로 도주한 후 마약상이 됐는데요.

대량 밀매를 위해 애꿎은 교포들을 속여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범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최근 공개된 '수리남’입니다.

2009년 당국이 조 씨를 검거했지만 수리남은 마약 소굴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한민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것도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 이른바 마약 음료 사건이 일어난 겁니다.

하얀색 액체가 담겨 있는 투명한 병, 겉에는 유명 제약회사를 사칭한 문구와 ‘메가 ADHD’라는 제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4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공범 3명과 함께 두 명씩 짝을 이뤄 이 일대 학생들을 상대로 음료 시음 행사를 벌였는데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다며 마치 건강 음료인 양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마약'이 든 음료였습니다.

그날 밤 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경찰에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음료에선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는데요, 현재까지 모두 6건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오늘 새벽 1시 반쯤 40대 여성A씨를 먼저 체포했고, 이어 40대 남성 1명도 자진 출석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일당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음 행사 후 학생들의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걸 신고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갈수록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마약 유통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술이나 음료에 몰래 마약을 타서 먹게 하는 '퐁당 마약'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2013년 내기 골프를 치며 상대방에게 마약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한 골프 강사들이 적발됐는가 하면, 노래방에서 여성의 맥주잔에 졸피뎀 성분 약을 타 정신을 잃게 한 후 성폭행한 남성에 징역 5년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여성 직원이 손님이 필로폰을 탄 술을 마셨다가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제 우편이나 특송 화물로 들어오던 마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운반책과 판매책이 누군지조차 알 수 없도록 가상 화폐로까지 거래되면서 단속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번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유사 피해와 관련한 적극 신고를 권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수상한 사람이 건네는 음료는 절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이티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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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5 18:04:18
    • 수정2023-04-05 18:24:49
    통합뉴스룸ET
이어서 이티 콕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배영 100m 결선.

무명의 선수가 미국 수영 스타 비욘디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수리남의 안토니 네스티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요."]

수리남은 남미 북부에 위치한 인구 60만 명의 작은 나라로, 당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21세기에 들어서 대한민국과 부정적 고리가 생깁니다.

바로 마약입니다.

국내에서 사기 행각을 저지르던 조봉행이 수리남으로 도주한 후 마약상이 됐는데요.

대량 밀매를 위해 애꿎은 교포들을 속여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범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최근 공개된 '수리남’입니다.

2009년 당국이 조 씨를 검거했지만 수리남은 마약 소굴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한민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것도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 이른바 마약 음료 사건이 일어난 겁니다.

하얀색 액체가 담겨 있는 투명한 병, 겉에는 유명 제약회사를 사칭한 문구와 ‘메가 ADHD’라는 제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4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공범 3명과 함께 두 명씩 짝을 이뤄 이 일대 학생들을 상대로 음료 시음 행사를 벌였는데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다며 마치 건강 음료인 양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마약'이 든 음료였습니다.

그날 밤 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경찰에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음료에선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는데요, 현재까지 모두 6건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오늘 새벽 1시 반쯤 40대 여성A씨를 먼저 체포했고, 이어 40대 남성 1명도 자진 출석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일당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음 행사 후 학생들의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걸 신고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갈수록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마약 유통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술이나 음료에 몰래 마약을 타서 먹게 하는 '퐁당 마약'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2013년 내기 골프를 치며 상대방에게 마약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한 골프 강사들이 적발됐는가 하면, 노래방에서 여성의 맥주잔에 졸피뎀 성분 약을 타 정신을 잃게 한 후 성폭행한 남성에 징역 5년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여성 직원이 손님이 필로폰을 탄 술을 마셨다가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제 우편이나 특송 화물로 들어오던 마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운반책과 판매책이 누군지조차 알 수 없도록 가상 화폐로까지 거래되면서 단속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번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유사 피해와 관련한 적극 신고를 권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수상한 사람이 건네는 음료는 절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이티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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