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美 전 대통령 234년 만의 첫 기소…‘선례 되나?’

입력 2023.04.07 (12:42) 수정 2023.04.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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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됐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형사 재판을 받는 것은 현직은 물론 전직으로도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전직 대통령들이 잇달아 감옥에 간 한국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습니다.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서 이번 주에 법정에 출두까지 했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34가지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은 2016년 성추문을 폭로하겠다는 성인물 여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사용했고, 그 용도를 허위 기재했다는 등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뉴욕 맨해튼 지방 법원에 출석했는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법정에서는 말을 많이 아꼈는데요.

절차를 마친 뒤 바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가서 자신에 대한 기소는 전례 없는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치적 공작이라는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제게 죄가 있다면 미국을 파괴하려는 자들로부터 강력하게 나라를 지켰다는 것뿐입니다. 처음부터 민주당은 저의 선거운동을 감시했습니다. 부정한 수사로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앵커]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에 검찰 측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건을 수사해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리도록 이끈 이는 앨빈 브래그 뉴욕 맨허튼 지방 검사장인데요.

민주당 소속입니다.

2021년 선거에서 맨해튼 지검장으로 뽑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이번 수사를 정치적이라고 주장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입니다.

하지만 브래그 검사는 기업 문건을 수차례 위조했다며 범죄 행위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앨빈 브래그/뉴욕시 맨해튼 지방검사장 : "우리에게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함을 보장할 엄숙한 책임이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권력이 커도 미국의 영속하는 원칙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

[앵커]

미국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적이 지금까지 없었나요?

[기자]

그럴 뻔 한 적은 있지만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 이래 234년 동안 법정에 선 예는 없습니다.

현직 부통령이 수사받은 사례는 있었습니다.

1807년 애론 버 부통령은 반역죄로 재판을 받았는데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1973년 애그뉴 부통령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사임했고요.

수사를 받던 경우로 닉슨 대통령이 있는데 1974년 워터게이트로 사임했고 후임자인 포드 대통령이 사면해서 형사 처벌을 면했습니다.

수사나 기소는 아니지만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당시 하원에서 탄핵 소추됐다가 상원에서 기각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기소 자체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정치에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정치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제 사법의 문제로 넘어갔다면서 한국의 사례 등을 꼽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 대통령 기소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수 있다며 이 사건이 법치를 강화할 지, 약화할 지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의 불문율을 깨고 미국을 전직지도자들을 기소했던 국가들과 같은 반열에 놓았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첫번째로 꼽으면서 말이죠.

뉴욕 타임즈는 근래 자유 민주 국가 가운데서 프랑스와 한국, 이탈리아 등에서 전직 대통령이나 총리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 중앙정부 법무부에 의한 게 아니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표했습니다.

미국은 지방검사장은 당적을 가지고 선거를 거쳐 선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자칫 번갈아가며 상대 당 전직 대통령을 수사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입니다.

[앵커]

미국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기소가 합당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지지 정당에 따라 차이가 켰습니다.

CNN의 여론 조사에서 기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였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의 94%는 찬성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79%는 기소는 잘못이라고 답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습니다.

트럼프 지지도는 더 올랐습니다.

한달 전에도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 1위였는데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5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정치적 탄압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지지자들을 결집하면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이번 재판이 정치 일정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2월 4일로 잡았는데요 실질적으로는 내년 초 재개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이 내년 11월이고 이를 위해 2월에는 당원 대회와 예비 경선이 시작됩니다.

재판과 경선 일정이 맞물리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 개표 개입 의혹, 2021년 의사당 난입 선동 관련 등의 수사도 진행중입니다.

이번 재판, 그리고 다른 사건 수사가 지지율 등 선거 구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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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7 12:42:09
    • 수정2023-04-07 1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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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됐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형사 재판을 받는 것은 현직은 물론 전직으로도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전직 대통령들이 잇달아 감옥에 간 한국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습니다.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서 이번 주에 법정에 출두까지 했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34가지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은 2016년 성추문을 폭로하겠다는 성인물 여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사용했고, 그 용도를 허위 기재했다는 등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뉴욕 맨해튼 지방 법원에 출석했는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법정에서는 말을 많이 아꼈는데요.

절차를 마친 뒤 바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가서 자신에 대한 기소는 전례 없는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치적 공작이라는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제게 죄가 있다면 미국을 파괴하려는 자들로부터 강력하게 나라를 지켰다는 것뿐입니다. 처음부터 민주당은 저의 선거운동을 감시했습니다. 부정한 수사로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앵커]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에 검찰 측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건을 수사해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리도록 이끈 이는 앨빈 브래그 뉴욕 맨허튼 지방 검사장인데요.

민주당 소속입니다.

2021년 선거에서 맨해튼 지검장으로 뽑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이번 수사를 정치적이라고 주장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입니다.

하지만 브래그 검사는 기업 문건을 수차례 위조했다며 범죄 행위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앨빈 브래그/뉴욕시 맨해튼 지방검사장 : "우리에게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함을 보장할 엄숙한 책임이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권력이 커도 미국의 영속하는 원칙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

[앵커]

미국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적이 지금까지 없었나요?

[기자]

그럴 뻔 한 적은 있지만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 이래 234년 동안 법정에 선 예는 없습니다.

현직 부통령이 수사받은 사례는 있었습니다.

1807년 애론 버 부통령은 반역죄로 재판을 받았는데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1973년 애그뉴 부통령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사임했고요.

수사를 받던 경우로 닉슨 대통령이 있는데 1974년 워터게이트로 사임했고 후임자인 포드 대통령이 사면해서 형사 처벌을 면했습니다.

수사나 기소는 아니지만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당시 하원에서 탄핵 소추됐다가 상원에서 기각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기소 자체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정치에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정치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제 사법의 문제로 넘어갔다면서 한국의 사례 등을 꼽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 대통령 기소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수 있다며 이 사건이 법치를 강화할 지, 약화할 지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의 불문율을 깨고 미국을 전직지도자들을 기소했던 국가들과 같은 반열에 놓았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첫번째로 꼽으면서 말이죠.

뉴욕 타임즈는 근래 자유 민주 국가 가운데서 프랑스와 한국, 이탈리아 등에서 전직 대통령이나 총리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 중앙정부 법무부에 의한 게 아니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표했습니다.

미국은 지방검사장은 당적을 가지고 선거를 거쳐 선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자칫 번갈아가며 상대 당 전직 대통령을 수사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입니다.

[앵커]

미국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기소가 합당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지지 정당에 따라 차이가 켰습니다.

CNN의 여론 조사에서 기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였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의 94%는 찬성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79%는 기소는 잘못이라고 답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습니다.

트럼프 지지도는 더 올랐습니다.

한달 전에도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 1위였는데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5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정치적 탄압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지지자들을 결집하면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이번 재판이 정치 일정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2월 4일로 잡았는데요 실질적으로는 내년 초 재개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이 내년 11월이고 이를 위해 2월에는 당원 대회와 예비 경선이 시작됩니다.

재판과 경선 일정이 맞물리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 개표 개입 의혹, 2021년 의사당 난입 선동 관련 등의 수사도 진행중입니다.

이번 재판, 그리고 다른 사건 수사가 지지율 등 선거 구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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