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피한 대규모 벌채…구례군, 민간업자와 골프장 추진

[앵커]

대규모 벌채가 진행 중인 구례군의 한 산림이 이후 골프장 사업 예정지라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벌채가 시작된 건 2월과 3월인데 구례군은 지난달 골프장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사업 제안을 받은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입니다.

유승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베어낸 나무를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산주인들은 축구장 30개 넓이 21㏊가 넘는 산림 벌채를 이달 안에 끝낼 계획입니다.

[윤주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 : "제대로된 법과 제도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것을 피해나가기 위해서 이렇게 무대뽀로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의심을 사는 이유는 강화된 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섭니다.

지난해 말 산림자원법이 바뀌어 10㏊ 이상 대규모 벌채는 사전타당성조사, 20㏊ 이상은 민관합동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시행일이 오는 6월입니다.

[최현주/구례군 산림경영팀장 : "모두베기를 선호하시는 이유는 작업이 쉽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시행령이 개정 준비하는 단계여서…."]

소나무를 베낸 뒤 팔아 수익을 얻고 대신 편백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으로 벌채 허가를 받은 땅은 갑자기 골프장 건설로 방향을 틉니다.

구례군은 벌채가 한창이던 지난 달 23일, 민간 사업자와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사업 제안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주관 부서도 아닌 발주와 계약 업무를 하는 '재무과'가 추진했습니다.

[박주진/구례군 재무과 경리팀장 : "(사업자가) 군수님 면담 한번 하자고 하셔서 면담을 하고 나니까. 추진을 해보겠다고 해가지고…."]

해당 부지는 과거 골프장 조성을 추진했다가 무산되면서 기존 사업계획의 효력이 사라졌고, 도시계획시설 지정 기간만 2026년까지 3년 남은 상태입니다.

구례군은 산림벌채와 골프장 사업은 별개라며 다시 골프장 사업을 하려면 3년 내 새 인허가 절차를 모두 마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