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이제부터 시작…광주 민간공항은 어디로?

입력 2023.04.17 (19:12) 수정 2023.04.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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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지역간 갈등의 불씨였던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가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일단 한발 나아가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군 공항 이전을 위해 어떤 절차들이 남아 있는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양창희, 박지성 기자가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기자]

광주와 대구의 중간 지점이죠,

광주-대구 고속도로의 지리산 휴게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났습니다.

두 지역의 공통 현안인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이른바 '달빛동맹'의 힘으로 통과시킨 걸 기념하기 위해선데요.

군 공항 이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 건데, 진짜 숙제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이전 지역을 확정하고 실제 군 공항을 옮기기까지는 만만찮은 과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이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게 중요한데요.

KBS는 사흘 동안 무안과 함평 등 이전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여론조사를 해서 군 공항 이전의 향방을 살펴볼 계획이고요,

군 공항을 왜 이전하는지, 이전 지역에는 무슨 변화가 생기는지, 광주 민간 공항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는 기획 보도도 준비했습니다.

먼저 광주 군 공항 이전의 배경과 예상되는 변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단지와 주요 시설이 밀집한 광주 상무지구.

광주 군 공항과 4㎞ 가량 떨어져 있는데도 전투기 소음이 심각합니다.

[김희금/광주시 치평동 : "방 안에서도 소음이 세게 들리면 전화 소리가 어떤 전화 소리인지를 잘 모를 정도로..."]

1966년 들어설 당시엔 변두리에 있던 광주 군 공항.

하지만 도시가 팽창하며 광주 한복판에 자리잡은 상황이 됐고 피해가 갈수록 커졌습니다.

85웨클 이상의 소음 피해로 보상금을 받는 주민이 5만 7천여 명.

이·착륙 구간에는 건물을 못 짓고, 주변 건물 높이도 제한됐습니다.

[국강현/광주 광산구의원/광주공항 소음피해 대책위원장 : "과거에는 5층 이상 아파트는 지을 수 없게끔 규제를 하는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재산권 피해·소음 피해·학습권 침해·생활권 침해..."]

이 때문에 새로운 군 공항은 소음 피해를 줄이도록 지어집니다.

지금보다 공항 면적을 배 가까이 늘리고 축구장 5백 개 넓이의 소음 완충 지역도 확보합니다.

되도록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을 찾고 비행 훈련 시간도 줄일 계획입니다.

군 공항이 옮겨가는 지역에는 대규모의 지원 사업비가 투입됩니다.

대구 군 공항의 경우 이전지인 군위·의성에 3천억 원이 직접 지원됐고 이와 별개로 신도시 조성, 도로 개설, 공항철도 신설 등이 약속됐습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지원사업비는 대구의 1.5배인 4508억 원 규모이고, 마찬가지로 추가 지원 방안이 마련될 계획입니다.

[정전국/광주시 군공항이전과장 : "이전 자치단체들이 요구하는 숙원 사업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들은 지원 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군 공항 이전 절차는 자치단체가 국방부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가 '이전 후보지'를 가려내는데, 후보지가 최종 부지로 낙점되려면 주민 투표를 거쳐야 합니다.

소요 기간은 이전 부지 선정까지 빠르면 2년, 그리고 나서 신 공항 건설까지 최소 9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기자]

광주 군 공항이 옮겨진다면 함께 붙어있는 민간공항인 광주공항도 변화가 불가피한데요.

애초 계획대로 무안공항과 통합되는지, 군 공항을 따라가는지, 광주에 남게 되는지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광주공항 앞에 놓인 갈림길을 이어서 박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광주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고, 민선 8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제자립니다.

정부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 추진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언제 통합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국토부는 공항 통합 시기는 무안공항의 KTX 2단계 개통 등과는 상관이 없다며 제6차 공항 개발 계획에 따라 군 공항 이전 추진 상황과 지역 의견을 고려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광주시의 의지가 중요한데 강기정 광주시장은 민간공항을 먼저 이전하기로 한 2018년 합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강기정/광주시장 : "(2018년) 당시에 민간공항·군 공항 문제가 전남지사·광주시장·무안군수 3자의 합의로 합의서에 담겼으면 어땠을까. 그것이 민심의 요구가 아니었을까."]

군 공항이 무안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가도 광주공항이 다시 국제공항이 되거나 다른 지역에 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무안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이 광주 국제선의 무안 이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합이 늦어질수록 무안공항 활성화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미/동신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국내 수요가 국제 수요까지 연결이 되거든요. 그렇다면 현재 무안국제공항과 광주에 있는 민간 공항이 통합됐을 때 이용객 수도 많아지고 정기 노선 국제 노선을 유치할 수 있는..."]

군 공항이 먼저냐, 민간 공항이 먼저냐.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기 싸움으로 호남의 하늘길만 여전히 막혀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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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공항 이전, 이제부터 시작…광주 민간공항은 어디로?
    • 입력 2023-04-17 19:12:06
    • 수정2023-04-17 20:01:52
    뉴스7(광주)
[앵커]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지역간 갈등의 불씨였던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가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일단 한발 나아가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군 공항 이전을 위해 어떤 절차들이 남아 있는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양창희, 박지성 기자가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기자]

광주와 대구의 중간 지점이죠,

광주-대구 고속도로의 지리산 휴게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났습니다.

두 지역의 공통 현안인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이른바 '달빛동맹'의 힘으로 통과시킨 걸 기념하기 위해선데요.

군 공항 이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 건데, 진짜 숙제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이전 지역을 확정하고 실제 군 공항을 옮기기까지는 만만찮은 과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이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게 중요한데요.

KBS는 사흘 동안 무안과 함평 등 이전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여론조사를 해서 군 공항 이전의 향방을 살펴볼 계획이고요,

군 공항을 왜 이전하는지, 이전 지역에는 무슨 변화가 생기는지, 광주 민간 공항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는 기획 보도도 준비했습니다.

먼저 광주 군 공항 이전의 배경과 예상되는 변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단지와 주요 시설이 밀집한 광주 상무지구.

광주 군 공항과 4㎞ 가량 떨어져 있는데도 전투기 소음이 심각합니다.

[김희금/광주시 치평동 : "방 안에서도 소음이 세게 들리면 전화 소리가 어떤 전화 소리인지를 잘 모를 정도로..."]

1966년 들어설 당시엔 변두리에 있던 광주 군 공항.

하지만 도시가 팽창하며 광주 한복판에 자리잡은 상황이 됐고 피해가 갈수록 커졌습니다.

85웨클 이상의 소음 피해로 보상금을 받는 주민이 5만 7천여 명.

이·착륙 구간에는 건물을 못 짓고, 주변 건물 높이도 제한됐습니다.

[국강현/광주 광산구의원/광주공항 소음피해 대책위원장 : "과거에는 5층 이상 아파트는 지을 수 없게끔 규제를 하는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재산권 피해·소음 피해·학습권 침해·생활권 침해..."]

이 때문에 새로운 군 공항은 소음 피해를 줄이도록 지어집니다.

지금보다 공항 면적을 배 가까이 늘리고 축구장 5백 개 넓이의 소음 완충 지역도 확보합니다.

되도록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을 찾고 비행 훈련 시간도 줄일 계획입니다.

군 공항이 옮겨가는 지역에는 대규모의 지원 사업비가 투입됩니다.

대구 군 공항의 경우 이전지인 군위·의성에 3천억 원이 직접 지원됐고 이와 별개로 신도시 조성, 도로 개설, 공항철도 신설 등이 약속됐습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지원사업비는 대구의 1.5배인 4508억 원 규모이고, 마찬가지로 추가 지원 방안이 마련될 계획입니다.

[정전국/광주시 군공항이전과장 : "이전 자치단체들이 요구하는 숙원 사업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들은 지원 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군 공항 이전 절차는 자치단체가 국방부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가 '이전 후보지'를 가려내는데, 후보지가 최종 부지로 낙점되려면 주민 투표를 거쳐야 합니다.

소요 기간은 이전 부지 선정까지 빠르면 2년, 그리고 나서 신 공항 건설까지 최소 9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기자]

광주 군 공항이 옮겨진다면 함께 붙어있는 민간공항인 광주공항도 변화가 불가피한데요.

애초 계획대로 무안공항과 통합되는지, 군 공항을 따라가는지, 광주에 남게 되는지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광주공항 앞에 놓인 갈림길을 이어서 박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8년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광주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고, 민선 8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제자립니다.

정부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 추진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언제 통합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국토부는 공항 통합 시기는 무안공항의 KTX 2단계 개통 등과는 상관이 없다며 제6차 공항 개발 계획에 따라 군 공항 이전 추진 상황과 지역 의견을 고려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광주시의 의지가 중요한데 강기정 광주시장은 민간공항을 먼저 이전하기로 한 2018년 합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강기정/광주시장 : "(2018년) 당시에 민간공항·군 공항 문제가 전남지사·광주시장·무안군수 3자의 합의로 합의서에 담겼으면 어땠을까. 그것이 민심의 요구가 아니었을까."]

군 공항이 무안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가도 광주공항이 다시 국제공항이 되거나 다른 지역에 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무안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이 광주 국제선의 무안 이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합이 늦어질수록 무안공항 활성화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미/동신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국내 수요가 국제 수요까지 연결이 되거든요. 그렇다면 현재 무안국제공항과 광주에 있는 민간 공항이 통합됐을 때 이용객 수도 많아지고 정기 노선 국제 노선을 유치할 수 있는..."]

군 공항이 먼저냐, 민간 공항이 먼저냐.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기 싸움으로 호남의 하늘길만 여전히 막혀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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