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족돌봄청년 절반 가까이 월 100만 원 미만으로 생활”

[앵커]

병든 가족을 홀로 부양하는 청년들.

어렵게 생계를 꾸려나가다 정작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의 절반 가까이는 매달 100만 원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의 첫 실태조사 결과,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16살 때부터 홀로 돌봐 온 김율 씨.

병간호와 생계유지 모두 어린 김 씨 몫이었습니다.

[김율/가족돌봄청년 : "전기 끊길 때도 있고, 저는 급식비 낼 돈도 없었고…."]

성인이 된 지금도 들쭉날쭉한 프리랜서 수입 대부분을 아버지 부양에 씁니다.

미래를 꿈꿀 여유조차 없습니다.

[김율/가족돌봄청년 : "사회에서 방치되고 고립됐다고 여기거든요. 그냥 고스란히 그걸(어려움을) 다 혼자 겪어야 했던 것…."]

서울시의 첫 실태조사에서 김 씨처럼 신체·정신적 질환이 있는 부모 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 900명이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65%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 달 200만 원 미만 소득으로 생활한다고 답했습니다.

월 100만 원을 못 버는 경우도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낮은 소득 수준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주거비 부담을 돌봄 과정의 가장 큰 난관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가족돌봄청년 가운데 1/3은 중고등학생, 대학생, 학교 밖 청소년 등 학생이거나 미성년자였습니다.

지원이 절실하지만 정작 자신이 가족돌봄청년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주민센터와 지역의 사회복지기관들이 협력해서 주민센터는 기본적인 자료를 주고, 사회 복지 기관들이 (가족돌봄청년 발굴을 위한) 실제 조사를 하는…."]

서울시는 학교·병원·주민센터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가족돌봄청년을 계속 찾는다는 계획.

또 법령 등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만큼, 시범사업을 통해 지원기반과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