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늘자…범죄 정보 사고파는 변호사들

입력 2023.04.20 (12:39) 수정 2023.04.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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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되면서 수사를 받는 마약사범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적발 인원만 만8천여 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덩달아 마약 사건 변론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도 늘고 있는데요.

의뢰인의 감형을 위해 수사기관에 제공할 다른 마약사범 정보를 '부당 거래'한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백인성 법조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벼운 형을 받아주겠다는 마약 전문 변호사 광고.

어떻게 감형받을 수 있나, 전화로 문의해 봤습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을 디자인 같은 걸 좀 해야 해요. 위에 있는 정보를 잘 이야기해서 수사 협조한다고 하면 재판부에서도 많이 고려하거든요."]

이런 수사 협조 차원을 넘어 의뢰인의 감형을 위해 마약사범 정보를 거래한 변호사가 적발됐습니다.

2020년 수감 중인 마약사범을 접견한 변호사 A 씨, "제보를 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마약 범죄를 알려주겠다", "경찰관이 접견 오게 하겠다"고 제안해 수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는 실제로 다른 의뢰인에게 들은 마약사범 연락처 등을 넘긴 정황이 드러나 기소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A 씨는 범죄자를 제보한 게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습니다.

[A 변호사/음성변조 : "마약사범은 누구든 고소나 고발이나 정보 제공할 수 있는 어떤 정당행위로 볼 수도 있어요. 아니, 마약사범 많은데 신고 안 하는 게 오히려 좀 문제 아니에요?"]

또 다른 변호사 B 씨도 "다른 사람에게서 사들인 마약사범 제보로 형을 줄여주겠다"며 4,500만 원의 웃돈을 받았다가 1심에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이런 거래가 이뤄지는 건 마약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 제보가 실제로 형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민호/변호사 : "마약사범이 수사기관에 협조할 경우 재판에서 굉장히 유리한 감경 요소예요. 다른 범죄와는 달리 수사 협조할 경우 상당한 선처를 받을 확률이 높고..."]

마약 수사 협조와 형량 감경은 원래 이른바 '윗선'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겁니다.

하지만 마약사범이 늘고 변호사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또 다른 '부당 거래'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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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사범 늘자…범죄 정보 사고파는 변호사들
    • 입력 2023-04-20 12:39:32
    • 수정2023-04-20 12:44:19
    뉴스 12
[앵커]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되면서 수사를 받는 마약사범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적발 인원만 만8천여 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덩달아 마약 사건 변론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도 늘고 있는데요.

의뢰인의 감형을 위해 수사기관에 제공할 다른 마약사범 정보를 '부당 거래'한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백인성 법조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벼운 형을 받아주겠다는 마약 전문 변호사 광고.

어떻게 감형받을 수 있나, 전화로 문의해 봤습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을 디자인 같은 걸 좀 해야 해요. 위에 있는 정보를 잘 이야기해서 수사 협조한다고 하면 재판부에서도 많이 고려하거든요."]

이런 수사 협조 차원을 넘어 의뢰인의 감형을 위해 마약사범 정보를 거래한 변호사가 적발됐습니다.

2020년 수감 중인 마약사범을 접견한 변호사 A 씨, "제보를 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마약 범죄를 알려주겠다", "경찰관이 접견 오게 하겠다"고 제안해 수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는 실제로 다른 의뢰인에게 들은 마약사범 연락처 등을 넘긴 정황이 드러나 기소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A 씨는 범죄자를 제보한 게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습니다.

[A 변호사/음성변조 : "마약사범은 누구든 고소나 고발이나 정보 제공할 수 있는 어떤 정당행위로 볼 수도 있어요. 아니, 마약사범 많은데 신고 안 하는 게 오히려 좀 문제 아니에요?"]

또 다른 변호사 B 씨도 "다른 사람에게서 사들인 마약사범 제보로 형을 줄여주겠다"며 4,500만 원의 웃돈을 받았다가 1심에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이런 거래가 이뤄지는 건 마약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 제보가 실제로 형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민호/변호사 : "마약사범이 수사기관에 협조할 경우 재판에서 굉장히 유리한 감경 요소예요. 다른 범죄와는 달리 수사 협조할 경우 상당한 선처를 받을 확률이 높고..."]

마약 수사 협조와 형량 감경은 원래 이른바 '윗선'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겁니다.

하지만 마약사범이 늘고 변호사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또 다른 '부당 거래'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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