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먹튀’ 동탄서 이번엔 “전세사기”…수도권 피해확산 우려

입력 2023.04.20 (21:09) 수정 2023.04.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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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탐사보도부의 전수조사 결과 사기 조직과 연결된 악성 임대인들이 전국에 전세 놓은 주택이 2만 6천 채가 넘는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문제는 올해 말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 집이 많다는 겁니다.

이미 전세값이 집값보다 높은 '깡통전세'가 됐을 가능성이 높아서 올 한해만 피해금액이 최대 2조원에 달할 거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전국 곳곳에, 시한폭탄이 묻혀있는 셈입니다.

화성 동탄에 오피스텔 250여채를 가진 부부가 파산을 예고하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처지라고 어제(19일) 전해드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추가로 전세 사기가 강하게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동탄 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에서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 동탄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29살 문모 씨는 2년여 전, 보증금 7천4백만 원을 주고 이 곳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4개월 뒤 주인이 바뀌었고, 한달 만에 주인은 또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집은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문○○/경기 화성시 : "주소도 계속 바뀌고 번호도 계속 바뀌고. 몇 년 동안 이제 힘들게 벌어서 모은 돈인데."]

임대차 계약 중 임대인이 바뀌면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건 전형적인 전세 사기 수법입니다.

세입자는 모두 청년들, 서로 피해를 확인한 것만 같은 건물 한 층에 6명입니다.

인근에서 오피스텔 250여 채를 보유한 부부 임대업자의 세금 체납으로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것도 대부분 청년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에요. 삼성전자 이런 데 다니시는 분이 제일 많아요."]

집값 상승기, 인근 공장에 몰린 청년층 임대 수요 때문에 동탄은 '무자본' 갭투자의 표적이 됐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전세 물건이 귀하다 보니까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한 천만 원 정도 비싸. 그때들 (갭투자)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이른바 '깡통 전세' 사고나 전세 사기 피해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KBS가 경기도 화성시에 주택을 50채 넘게 보유한 개인을 확인해 봤습니다.

모두 14명, 보유 주택은 800채가 넘고, 이 가운데 80%가 동탄 신도시 일대에 집중됐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9명은 KBS와 연세대 사회학과 연구팀이 분석한 이른바 '악성 임대인' 176명에 포함돼 있습니다.

동탄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선 오늘, 전세사기 신고와 수사가 이어졌습니다.

구리에선 수백 명이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20여 명이 입건됐습니다.

수도권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임대업을 하면서 140여억 원을 가로챈 30대 최모 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서다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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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먹튀’ 동탄서 이번엔 “전세사기”…수도권 피해확산 우려
    • 입력 2023-04-20 21:09:32
    • 수정2023-04-20 22: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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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탐사보도부의 전수조사 결과 사기 조직과 연결된 악성 임대인들이 전국에 전세 놓은 주택이 2만 6천 채가 넘는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문제는 올해 말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 집이 많다는 겁니다.

이미 전세값이 집값보다 높은 '깡통전세'가 됐을 가능성이 높아서 올 한해만 피해금액이 최대 2조원에 달할 거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전국 곳곳에, 시한폭탄이 묻혀있는 셈입니다.

화성 동탄에 오피스텔 250여채를 가진 부부가 파산을 예고하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처지라고 어제(19일) 전해드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추가로 전세 사기가 강하게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동탄 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에서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 동탄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29살 문모 씨는 2년여 전, 보증금 7천4백만 원을 주고 이 곳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4개월 뒤 주인이 바뀌었고, 한달 만에 주인은 또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집은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문○○/경기 화성시 : "주소도 계속 바뀌고 번호도 계속 바뀌고. 몇 년 동안 이제 힘들게 벌어서 모은 돈인데."]

임대차 계약 중 임대인이 바뀌면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건 전형적인 전세 사기 수법입니다.

세입자는 모두 청년들, 서로 피해를 확인한 것만 같은 건물 한 층에 6명입니다.

인근에서 오피스텔 250여 채를 보유한 부부 임대업자의 세금 체납으로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것도 대부분 청년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에요. 삼성전자 이런 데 다니시는 분이 제일 많아요."]

집값 상승기, 인근 공장에 몰린 청년층 임대 수요 때문에 동탄은 '무자본' 갭투자의 표적이 됐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전세 물건이 귀하다 보니까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한 천만 원 정도 비싸. 그때들 (갭투자)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이른바 '깡통 전세' 사고나 전세 사기 피해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KBS가 경기도 화성시에 주택을 50채 넘게 보유한 개인을 확인해 봤습니다.

모두 14명, 보유 주택은 800채가 넘고, 이 가운데 80%가 동탄 신도시 일대에 집중됐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9명은 KBS와 연세대 사회학과 연구팀이 분석한 이른바 '악성 임대인' 176명에 포함돼 있습니다.

동탄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선 오늘, 전세사기 신고와 수사가 이어졌습니다.

구리에선 수백 명이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20여 명이 입건됐습니다.

수도권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임대업을 하면서 140여억 원을 가로챈 30대 최모 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서다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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