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고립과 은둔’ 수십만 명에 정부 대책…‘위로와 격려’

입력 2023.04.25 (12:43) 수정 2023.04.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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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과 단절한 채 방 밖을 나가지 않는 고립, 은둔 청년들이 수십만 명이라고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는데요.

고립과 은둔을 벗어나 세상으로 다시 나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은둔형 외톨이'.

집 안, 아니면 아예 방 안에서만 지내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락이나, 인터넷 통신도 끊고, 사회와 담을 쌓고 사는 건데요.

이런 사람 얼마나 될까요?

전국에서 약 34만 명에 이르고, 서울에서만 13만 명이란 추측도 나옵니다.

[A 씨/음성변조 : "1년에 정말 하루조차도 나가지 않은 적이 있었고요."]

[B 씨/음성변조 : "지금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아침인지 밤인지도 모르겠고..."]

[C 씨/음성변조 : "어떨 때는 이제 충동적으로 새벽에 갑자기 나갔다가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올 때도 있었고."]

이렇게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리는 고립 은둔 청년들을, 최근 정부가 '위기청소년 특별지원대상'에 포함했죠.

월 65만 원 이하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치료비나 학원비도 지원합니다.

서울시도 이들에게 취업 지원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도 돕기로 했습니다.

고립 은둔 청년을 우리보다 먼저 사회 문제로 인식한 건 일본입니다.

은둔형 외톨이의 일본 단어 '히키코모리',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인데요.

일본 정부는 15∼64세 인구 2%, 약 146만 명을 '히키코모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게 된 건 한 사건 때문입니다.

4년 전 5월 아침, 일본 도쿄 근처 주택가에서, 통학 버스를 타려는 초등학생들에게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목격자 : "3번 정도 큰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여학생 등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습니다.

나이 50대의 범인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무렵 모습뿐으로, 구체적 행적이 드러나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로 파악됐습니다.

[가와사키시 관계자 : "(용의자는) 장기간 취업하지 않았어요. 히키코모리 경향으로 집안에서 틀어박혀 있는 생활환경에서 계속 지냈어요."]

이 사건 발생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도쿄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농림수산성 사무차관까지 지낸 70대 남성이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겁니다.

고립 은둔생활을 하는 아들이 남을 해칠지 모른다고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고립 은둔 청년이 생겨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학교나 회사, 남자는 군대 같은 곳에서 큰 충격을 겪고 난 뒤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무도 믿지 않고, 혼자 있는 집, 방 안을 가장 안전한 장소라 생각하는 거죠.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은둔생활을 하는 계기를 물어봤는데,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나는 이 사회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난 쓸모없는 사람이다' 이 생각에서 비롯된 무기력, 우울감 등이 대인 기피증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고립 은둔 청년은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각종 문제의 결과이자 현상인 겁니다.

일본에서 발간되는 은둔형 외톨이 신문입니다.

방 안에서 혼자 생활하다 7년 만에 부모를 만났단 체험담,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의 조언 등이 실려있습니다.

이들에게 절실한 건 위로와 격려, 용기라고 보는 것이죠.

고립 은둔 청년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일본, 영국 등 선진국들이 이들을 위한 전담 부처까지 두고 복지 정책으로 접근하는 이윱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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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5 12:43:31
    • 수정2023-04-25 1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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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과 단절한 채 방 밖을 나가지 않는 고립, 은둔 청년들이 수십만 명이라고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는데요.

고립과 은둔을 벗어나 세상으로 다시 나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은둔형 외톨이'.

집 안, 아니면 아예 방 안에서만 지내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락이나, 인터넷 통신도 끊고, 사회와 담을 쌓고 사는 건데요.

이런 사람 얼마나 될까요?

전국에서 약 34만 명에 이르고, 서울에서만 13만 명이란 추측도 나옵니다.

[A 씨/음성변조 : "1년에 정말 하루조차도 나가지 않은 적이 있었고요."]

[B 씨/음성변조 : "지금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아침인지 밤인지도 모르겠고..."]

[C 씨/음성변조 : "어떨 때는 이제 충동적으로 새벽에 갑자기 나갔다가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올 때도 있었고."]

이렇게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리는 고립 은둔 청년들을, 최근 정부가 '위기청소년 특별지원대상'에 포함했죠.

월 65만 원 이하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치료비나 학원비도 지원합니다.

서울시도 이들에게 취업 지원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도 돕기로 했습니다.

고립 은둔 청년을 우리보다 먼저 사회 문제로 인식한 건 일본입니다.

은둔형 외톨이의 일본 단어 '히키코모리',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인데요.

일본 정부는 15∼64세 인구 2%, 약 146만 명을 '히키코모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게 된 건 한 사건 때문입니다.

4년 전 5월 아침, 일본 도쿄 근처 주택가에서, 통학 버스를 타려는 초등학생들에게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목격자 : "3번 정도 큰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여학생 등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습니다.

나이 50대의 범인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무렵 모습뿐으로, 구체적 행적이 드러나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로 파악됐습니다.

[가와사키시 관계자 : "(용의자는) 장기간 취업하지 않았어요. 히키코모리 경향으로 집안에서 틀어박혀 있는 생활환경에서 계속 지냈어요."]

이 사건 발생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도쿄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농림수산성 사무차관까지 지낸 70대 남성이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겁니다.

고립 은둔생활을 하는 아들이 남을 해칠지 모른다고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고립 은둔 청년이 생겨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학교나 회사, 남자는 군대 같은 곳에서 큰 충격을 겪고 난 뒤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무도 믿지 않고, 혼자 있는 집, 방 안을 가장 안전한 장소라 생각하는 거죠.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은둔생활을 하는 계기를 물어봤는데,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나는 이 사회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난 쓸모없는 사람이다' 이 생각에서 비롯된 무기력, 우울감 등이 대인 기피증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고립 은둔 청년은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각종 문제의 결과이자 현상인 겁니다.

일본에서 발간되는 은둔형 외톨이 신문입니다.

방 안에서 혼자 생활하다 7년 만에 부모를 만났단 체험담,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의 조언 등이 실려있습니다.

이들에게 절실한 건 위로와 격려, 용기라고 보는 것이죠.

고립 은둔 청년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일본, 영국 등 선진국들이 이들을 위한 전담 부처까지 두고 복지 정책으로 접근하는 이윱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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