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목’ 발전소 땔감으로…“규정 강화해야”
입력 2023.05.02 (07:56)
수정 2023.05.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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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 연중기획 보도입니다.
올해는 유독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산불이 꺼지고 나면 산림청과 자치단체는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섭니다.
여기서 베어진 나무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밑동이 검게 그슬린 나무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지난해 밀양 산불이 남긴 흔적, 나무가 베어지는 면적은 199ha, 축구장 약 280개 규모입니다.
여기서 벌채한 나무들을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로 활용됩니다.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는 산림청 원목 규격인 지름 12cm에 못 미치거나, 이용이 쉽지 않은 나무를 목재 펠릿 등으로 만드는 방식.
주로 화력발전소 땔감으로 사용되지만, 나무를 베어낸 뒤 다시 심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분류됩니다.
이 기준은 제대로 지켜질까?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베어진 나무가 쌓아져 있는 곳입니다.
베어진 나무 가운데 한그루 지름을 재어봤더니 30cm로 확인됩니다.
가구나 서까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나무까지 피해 정도를 구분하지 않고, '바이오매스'로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송한새/기후솔루션 연구원 : "산불 때문에 안 그래도 숲이 파괴되고 있는데, 멀쩡한 나무를 목재 펠릿(연료)으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제도가 아예 없고요."]
10년 전부터,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는 탄소 중립 의무 달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산불이나 재선충 피해 나무를 사용하면, 실제 신재생 에너지 공급량에 가중치가 더해져 총 공급량이 계산됩니다.
발전사들이 웃돈을 내고 산불 피해목을 사들이는 이유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미이용 바이오매스가) 다른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저렴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더 많은 것들을 베기 위해 또 현장에서 노력하는 거고…."]
산림청도 2년 전 관련 규정을 강화했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베어진 나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유재산이잖아요. 이런 제재목으로 쓰십시오. 이렇게 (얘기) 해줄 수 있지만 이건 강제 조항도 아니고…."]
나무와 석탄으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 때,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는 11만 2,000kg, 석탄보다 약 20%나 더 많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박민재/그래픽:백진영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 연중기획 보도입니다.
올해는 유독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산불이 꺼지고 나면 산림청과 자치단체는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섭니다.
여기서 베어진 나무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밑동이 검게 그슬린 나무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지난해 밀양 산불이 남긴 흔적, 나무가 베어지는 면적은 199ha, 축구장 약 280개 규모입니다.
여기서 벌채한 나무들을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로 활용됩니다.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는 산림청 원목 규격인 지름 12cm에 못 미치거나, 이용이 쉽지 않은 나무를 목재 펠릿 등으로 만드는 방식.
주로 화력발전소 땔감으로 사용되지만, 나무를 베어낸 뒤 다시 심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분류됩니다.
이 기준은 제대로 지켜질까?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베어진 나무가 쌓아져 있는 곳입니다.
베어진 나무 가운데 한그루 지름을 재어봤더니 30cm로 확인됩니다.
가구나 서까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나무까지 피해 정도를 구분하지 않고, '바이오매스'로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송한새/기후솔루션 연구원 : "산불 때문에 안 그래도 숲이 파괴되고 있는데, 멀쩡한 나무를 목재 펠릿(연료)으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제도가 아예 없고요."]
10년 전부터,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는 탄소 중립 의무 달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산불이나 재선충 피해 나무를 사용하면, 실제 신재생 에너지 공급량에 가중치가 더해져 총 공급량이 계산됩니다.
발전사들이 웃돈을 내고 산불 피해목을 사들이는 이유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미이용 바이오매스가) 다른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저렴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더 많은 것들을 베기 위해 또 현장에서 노력하는 거고…."]
산림청도 2년 전 관련 규정을 강화했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베어진 나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유재산이잖아요. 이런 제재목으로 쓰십시오. 이렇게 (얘기) 해줄 수 있지만 이건 강제 조항도 아니고…."]
나무와 석탄으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 때,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는 11만 2,000kg, 석탄보다 약 20%나 더 많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박민재/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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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5-02 07:56:07
- 수정2023-05-02 09:15:22
[앵커]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 연중기획 보도입니다.
올해는 유독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산불이 꺼지고 나면 산림청과 자치단체는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섭니다.
여기서 베어진 나무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밑동이 검게 그슬린 나무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지난해 밀양 산불이 남긴 흔적, 나무가 베어지는 면적은 199ha, 축구장 약 280개 규모입니다.
여기서 벌채한 나무들을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로 활용됩니다.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는 산림청 원목 규격인 지름 12cm에 못 미치거나, 이용이 쉽지 않은 나무를 목재 펠릿 등으로 만드는 방식.
주로 화력발전소 땔감으로 사용되지만, 나무를 베어낸 뒤 다시 심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분류됩니다.
이 기준은 제대로 지켜질까?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베어진 나무가 쌓아져 있는 곳입니다.
베어진 나무 가운데 한그루 지름을 재어봤더니 30cm로 확인됩니다.
가구나 서까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나무까지 피해 정도를 구분하지 않고, '바이오매스'로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송한새/기후솔루션 연구원 : "산불 때문에 안 그래도 숲이 파괴되고 있는데, 멀쩡한 나무를 목재 펠릿(연료)으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제도가 아예 없고요."]
10년 전부터,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는 탄소 중립 의무 달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산불이나 재선충 피해 나무를 사용하면, 실제 신재생 에너지 공급량에 가중치가 더해져 총 공급량이 계산됩니다.
발전사들이 웃돈을 내고 산불 피해목을 사들이는 이유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미이용 바이오매스가) 다른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저렴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더 많은 것들을 베기 위해 또 현장에서 노력하는 거고…."]
산림청도 2년 전 관련 규정을 강화했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베어진 나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유재산이잖아요. 이런 제재목으로 쓰십시오. 이렇게 (얘기) 해줄 수 있지만 이건 강제 조항도 아니고…."]
나무와 석탄으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 때,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는 11만 2,000kg, 석탄보다 약 20%나 더 많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박민재/그래픽:백진영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 연중기획 보도입니다.
올해는 유독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산불이 꺼지고 나면 산림청과 자치단체는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섭니다.
여기서 베어진 나무들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밑동이 검게 그슬린 나무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지난해 밀양 산불이 남긴 흔적, 나무가 베어지는 면적은 199ha, 축구장 약 280개 규모입니다.
여기서 벌채한 나무들을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로 활용됩니다.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는 산림청 원목 규격인 지름 12cm에 못 미치거나, 이용이 쉽지 않은 나무를 목재 펠릿 등으로 만드는 방식.
주로 화력발전소 땔감으로 사용되지만, 나무를 베어낸 뒤 다시 심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분류됩니다.
이 기준은 제대로 지켜질까?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 베어진 나무가 쌓아져 있는 곳입니다.
베어진 나무 가운데 한그루 지름을 재어봤더니 30cm로 확인됩니다.
가구나 서까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나무까지 피해 정도를 구분하지 않고, '바이오매스'로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송한새/기후솔루션 연구원 : "산불 때문에 안 그래도 숲이 파괴되고 있는데, 멀쩡한 나무를 목재 펠릿(연료)으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제도가 아예 없고요."]
10년 전부터,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는 탄소 중립 의무 달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산불이나 재선충 피해 나무를 사용하면, 실제 신재생 에너지 공급량에 가중치가 더해져 총 공급량이 계산됩니다.
발전사들이 웃돈을 내고 산불 피해목을 사들이는 이유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미이용 바이오매스가) 다른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저렴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더 많은 것들을 베기 위해 또 현장에서 노력하는 거고…."]
산림청도 2년 전 관련 규정을 강화했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베어진 나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유재산이잖아요. 이런 제재목으로 쓰십시오. 이렇게 (얘기) 해줄 수 있지만 이건 강제 조항도 아니고…."]
나무와 석탄으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 때,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는 11만 2,000kg, 석탄보다 약 20%나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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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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