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이재명, 이번엔 만날까? 박광온 “당 대표 먼저”

입력 2023.05.02 (17:39) 수정 2023.05.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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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
-지난해 8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민주당 대표 통화

지난해 8월 30일, 새로 취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그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와 통화하길 원한다며 이 수석이 통화를 제안했고, 이 대표가 흔쾌히 응했습니다.

약 3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빠른 시간 내에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에 1:1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화답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윤 대통령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고, 더 이상의 통화도 없었습니다. 여당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야당 대표를 대통령이 만날 수 없지 않나"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습니다.

■ "원내대표는 만날 수 있다"는 윤 대통령

그런데 대통령실, 이재명 대표는 안 만났지만 박광온 원내대표는 콕 집어서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1일) "방미 성과 관련해 야당 지도부를 만나서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1야당의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에 여러 회동이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과의 만남은)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국회를 찾아 박 원내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이진복 정무수석은 좀더 분명하게 대통령이 박 원내대표를 만날 의사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와 합의하면 만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가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 본인(대통령)을 부르면 올 수도 있다"며 사실상 3자 회담을 제안한 겁니다.

오늘(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오늘(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후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대통령이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며 일언지하에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만나지 않았는데 원내대표인 자신이 대통령을 만나는 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회동 전 공개 발언에서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꼭 대통령에게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복원의 첫 출발 될 수 있게 각별히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당 대표는 끝까지 보지 않겠다는 것, 너무 품이 좁은 것 아닌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비명계 의원인 조응천 의원은 오늘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어쨌거나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당 대표인데 당 대표는 끝까지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원내대표라도 오려면 와라'라고 하는 것은 너무 품이 좀 좁은 것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과의 만남은) 원내 지도부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협의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12개월째 (야당 대표를) 한번도 안 만났다는 게 비정상적인 상황인데, 대통령실이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에 그냥 (원내대표가) 나가서 들어야 되는가,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한 자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진복 정무수석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임기 초창기에 대통령이 원내대표, 당 대표와) 마포에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잘 안 됐다"며 "그 이후로 사실은 좀 경직된 거 같다.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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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과 이재명, 이번엔 만날까? 박광온 “당 대표 먼저”
    • 입력 2023-05-02 17:39:29
    • 수정2023-05-02 17:40:03
    취재K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
-지난해 8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민주당 대표 통화

지난해 8월 30일, 새로 취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그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와 통화하길 원한다며 이 수석이 통화를 제안했고, 이 대표가 흔쾌히 응했습니다.

약 3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빠른 시간 내에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에 1:1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화답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윤 대통령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고, 더 이상의 통화도 없었습니다. 여당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야당 대표를 대통령이 만날 수 없지 않나"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습니다.

■ "원내대표는 만날 수 있다"는 윤 대통령

그런데 대통령실, 이재명 대표는 안 만났지만 박광온 원내대표는 콕 집어서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1일) "방미 성과 관련해 야당 지도부를 만나서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1야당의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에 여러 회동이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과의 만남은)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국회를 찾아 박 원내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이진복 정무수석은 좀더 분명하게 대통령이 박 원내대표를 만날 의사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와 합의하면 만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가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 본인(대통령)을 부르면 올 수도 있다"며 사실상 3자 회담을 제안한 겁니다.

오늘(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후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대통령이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며 일언지하에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만나지 않았는데 원내대표인 자신이 대통령을 만나는 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회동 전 공개 발언에서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꼭 대통령에게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복원의 첫 출발 될 수 있게 각별히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당 대표는 끝까지 보지 않겠다는 것, 너무 품이 좁은 것 아닌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비명계 의원인 조응천 의원은 오늘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어쨌거나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당 대표인데 당 대표는 끝까지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원내대표라도 오려면 와라'라고 하는 것은 너무 품이 좀 좁은 것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과의 만남은) 원내 지도부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협의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12개월째 (야당 대표를) 한번도 안 만났다는 게 비정상적인 상황인데, 대통령실이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에 그냥 (원내대표가) 나가서 들어야 되는가,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한 자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진복 정무수석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임기 초창기에 대통령이 원내대표, 당 대표와) 마포에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잘 안 됐다"며 "그 이후로 사실은 좀 경직된 거 같다.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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