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상업용 빌딩, 공실 수두룩”…버핏의 진단은?

입력 2023.05.08 (18:04) 수정 2023.05.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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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은행들의 파산 사태,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이 우려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미국 은행권 위기, 한숨 돌린 거 아니었나요?

[기자]

네,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는 JP모건이 인수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투자 거장으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최측근으로 버핏도 자주 그에게 의견을 구하곤 한다죠.

1924년생 올해 99살이신 이 분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가 미국 은행권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상업용 부동산 침체라... 어느 정도길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이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융지구 중심가에 있는 22층짜리 건물인데요.

지금 6천만 달러, 우리 돈 8백억 원에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4년 전인 2019년만 해도 4천억 원이었다니까, 무려 80%나 급락한 건데요.

이 건물의 현재 75%가 비어 있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무실 중 약 30%가 비어 있다고 하는데요.

4% 수준이었던 2018년과 비교하면 7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정리 해고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이 사무실을 줄이고 재택근무가 일상이 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인데요.

뉴욕 맨해튼과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로,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데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렇게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공실이 수두룩한 빌딩에 대출해준 은행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부동산 회사들이 주로 중소은행에서 돈을 빌린 게 큰 원인인데요.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 6천억 달러, 우리 돈 7천4백조 원이 넘습니다.

이 중 70%가 중소은행 몫입니다.

가뜩이나 부동산 가격은 내려가고 임대도 안 되는데, 금리까지 껑충 뛰었죠.

미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현재 기준 금리는 5.25%로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고금리로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단 얘깁니다.

이미 지난해 원금과 이자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 '부실 대출' 규모는 4배 가까이 급증했고요,

올 초엔 자산 8천조 원 부동산 대기업인 브룩필드가 1조 원 규모의 건물 운용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8백억 달러, 우리 돈 106조 원에 달합니다.

[앵커]

그런데 부동산 회사들이 고금리 감수하고 돈 빌리고 싶어도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서요?

[기자]

네, 미국은 최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까지 올해 들어서만 모두 4개 은행이 문을 닫았죠.

재정 건전성 우려에다 부동산 가치하락까지 겹치면서 중소 은행들, 앞으로 시중 대출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은행들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험 커지고 다시 중소 은행들은 기존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단 얘깁니다.

[앵커]

그럼 은행에 돈 넣어둔 고객들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기자]

네, 그래서 예금 대량 인출, 즉 뱅크런 사태가 재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건데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이어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국 지역은행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팩웨스트 뱅코프'인데요,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3월 초 대비 무려 8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50억 달러, 우리 돈 6조 3천억 원가량의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주가 흐름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붕괴 수순 때와 비슷한 데다, 팩웨스트 자산의 70% 이상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뱅크런이 계속되면 2백 개의 은행이 추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팩웨스트는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투자의 달인이라는 워런 버핏도 은행주를 정리했다고요?

[기자]

네, 워런 버핏은 최근 대형 미국 은행 주식을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팔지 않은 은행주도 있지만 60년 가까이 은행주에 투자했던 버핏 회장의 행보를 봤을 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역 은행 연쇄 파산과 관련해 "앞으로 혼란이 더 일어날 수 있다"며 "은행주에 대한 투자에 훨씬 신중해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제2 금융위기 충격이 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진 않단 분석도 나옵니다.

사무실을 제외한 상업용 부동산 지표는 탄탄한 편이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쇼핑몰 같은 곳은 공실률이 높지 않고요.

미국 3대 호텔 체인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30%씩 증가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부채 한도 협상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다음 달 1일 미국이 채무불이행,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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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8 18:04:36
    • 수정2023-05-08 18: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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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은행들의 파산 사태,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이 우려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미국 은행권 위기, 한숨 돌린 거 아니었나요?

[기자]

네,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는 JP모건이 인수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투자 거장으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최측근으로 버핏도 자주 그에게 의견을 구하곤 한다죠.

1924년생 올해 99살이신 이 분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가 미국 은행권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상업용 부동산 침체라... 어느 정도길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이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융지구 중심가에 있는 22층짜리 건물인데요.

지금 6천만 달러, 우리 돈 8백억 원에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4년 전인 2019년만 해도 4천억 원이었다니까, 무려 80%나 급락한 건데요.

이 건물의 현재 75%가 비어 있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무실 중 약 30%가 비어 있다고 하는데요.

4% 수준이었던 2018년과 비교하면 7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정리 해고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이 사무실을 줄이고 재택근무가 일상이 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인데요.

뉴욕 맨해튼과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로,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데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렇게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공실이 수두룩한 빌딩에 대출해준 은행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부동산 회사들이 주로 중소은행에서 돈을 빌린 게 큰 원인인데요.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 6천억 달러, 우리 돈 7천4백조 원이 넘습니다.

이 중 70%가 중소은행 몫입니다.

가뜩이나 부동산 가격은 내려가고 임대도 안 되는데, 금리까지 껑충 뛰었죠.

미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현재 기준 금리는 5.25%로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고금리로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단 얘깁니다.

이미 지난해 원금과 이자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 '부실 대출' 규모는 4배 가까이 급증했고요,

올 초엔 자산 8천조 원 부동산 대기업인 브룩필드가 1조 원 규모의 건물 운용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8백억 달러, 우리 돈 106조 원에 달합니다.

[앵커]

그런데 부동산 회사들이 고금리 감수하고 돈 빌리고 싶어도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서요?

[기자]

네, 미국은 최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까지 올해 들어서만 모두 4개 은행이 문을 닫았죠.

재정 건전성 우려에다 부동산 가치하락까지 겹치면서 중소 은행들, 앞으로 시중 대출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은행들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험 커지고 다시 중소 은행들은 기존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단 얘깁니다.

[앵커]

그럼 은행에 돈 넣어둔 고객들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기자]

네, 그래서 예금 대량 인출, 즉 뱅크런 사태가 재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건데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이어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국 지역은행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팩웨스트 뱅코프'인데요,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3월 초 대비 무려 8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50억 달러, 우리 돈 6조 3천억 원가량의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주가 흐름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붕괴 수순 때와 비슷한 데다, 팩웨스트 자산의 70% 이상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뱅크런이 계속되면 2백 개의 은행이 추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팩웨스트는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투자의 달인이라는 워런 버핏도 은행주를 정리했다고요?

[기자]

네, 워런 버핏은 최근 대형 미국 은행 주식을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팔지 않은 은행주도 있지만 60년 가까이 은행주에 투자했던 버핏 회장의 행보를 봤을 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역 은행 연쇄 파산과 관련해 "앞으로 혼란이 더 일어날 수 있다"며 "은행주에 대한 투자에 훨씬 신중해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제2 금융위기 충격이 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진 않단 분석도 나옵니다.

사무실을 제외한 상업용 부동산 지표는 탄탄한 편이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쇼핑몰 같은 곳은 공실률이 높지 않고요.

미국 3대 호텔 체인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30%씩 증가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부채 한도 협상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다음 달 1일 미국이 채무불이행,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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