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확보’ 내성천 나무 ‘싹둑’…‘생태 훼손’ 반발

입력 2023.05.09 (08:08) 수정 2023.05.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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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처인 예천군 내성천에서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나갔습니다.

벌목 작업을 진행한 자치단체는 교통 시야 확보 등 주민 편의를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환경단체는 생태계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화군과 예천군을 잇는 내성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과 흰꼬리수리를 포함해 천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합니다.

그런데, 최근 내성천 자연제방 사면의 왕버들과 소나무, 참나무 등이 잘려나간 것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이 벌목 작업은 이곳 예천군 미호교를 시작으로 임도를 따라 3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에 진행됐습니다.

공사 주체는 예천군청 보문면사무소.

우거진 나무 때문에 교통사고 우려와 불법 쓰레기 투기 등 민원이 많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무책임한 싹쓸이 벌목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합니다. (벌목된 나무들은) 공기를 맑게 한다든가, 온도를 낮춰주는 그런 다양한 공익적 효과가 있습니다."]

반발이 커지자 예천군은 현장 점검에 나섰고 훼손된 내성천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학동/예천군수 : "일부 사면은 경사가 급해서 사후 공사 보완까지 해야 할 판이에요. (부서장들에게) 군 자체에서 계획할 것이 있으면 보완 대책을 내놓아라…."]

전문가들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은 소규모 벌목이라도 산림청 등 전문 기관의 자문이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김종원/계명대학교 前 생물학과 교수 : "만약에 베야 할 일이 있다면 정상적으로 소통을 통해서 벨 공간은 베고 키울 곳은 키우고 복원할 것은 복원하고…."]

예정된 벌목 작업은 아직 1.5킬로미터 구간이 남은 상황.

주민 편의와 환경 보호 사이에서 예천군이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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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야 확보’ 내성천 나무 ‘싹둑’…‘생태 훼손’ 반발
    • 입력 2023-05-09 08:08:42
    • 수정2023-05-09 11:06:40
    뉴스광장(대구)
[앵커]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처인 예천군 내성천에서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나갔습니다.

벌목 작업을 진행한 자치단체는 교통 시야 확보 등 주민 편의를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환경단체는 생태계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화군과 예천군을 잇는 내성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과 흰꼬리수리를 포함해 천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합니다.

그런데, 최근 내성천 자연제방 사면의 왕버들과 소나무, 참나무 등이 잘려나간 것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이 벌목 작업은 이곳 예천군 미호교를 시작으로 임도를 따라 3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에 진행됐습니다.

공사 주체는 예천군청 보문면사무소.

우거진 나무 때문에 교통사고 우려와 불법 쓰레기 투기 등 민원이 많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무책임한 싹쓸이 벌목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합니다. (벌목된 나무들은) 공기를 맑게 한다든가, 온도를 낮춰주는 그런 다양한 공익적 효과가 있습니다."]

반발이 커지자 예천군은 현장 점검에 나섰고 훼손된 내성천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학동/예천군수 : "일부 사면은 경사가 급해서 사후 공사 보완까지 해야 할 판이에요. (부서장들에게) 군 자체에서 계획할 것이 있으면 보완 대책을 내놓아라…."]

전문가들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은 소규모 벌목이라도 산림청 등 전문 기관의 자문이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김종원/계명대학교 前 생물학과 교수 : "만약에 베야 할 일이 있다면 정상적으로 소통을 통해서 벨 공간은 베고 키울 곳은 키우고 복원할 것은 복원하고…."]

예정된 벌목 작업은 아직 1.5킬로미터 구간이 남은 상황.

주민 편의와 환경 보호 사이에서 예천군이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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