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혼잡통행료’ 효과…실험 결과는?

입력 2023.05.09 (19:32) 수정 2023.05.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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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부과하는, '혼잡통행료'.

서울시가 남산터널에서 부과하던 혼잡통행료를 당분간 받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자 교통량이 확연히 늘어나면서 정체가 심해졌습니다.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를 몰고 서울 남산 1·3호 터널을 지나가려면, 한두 명만 탄 승용차 기준 2천 원을 내야 하죠.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적용되는 '혼잡통행료'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17일부터 내지 않고 있죠.

서울시가 통행 분석을 위해 임시로 면제한 것이데, 다음 주 수요일부턴 다시 내야 합니다.

지난 3주 동안, 차량 통행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월요일 아침 출근길입니다.

터널을 통과해 도심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도로는 정체 상태인데요.

으레 막히는 시간대지만, 운전자들은 정체가 좀 더 심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최인규/경기 성남시 : "(출근길에) 막히는 게 좀 심하고요. 그리고 막히다가 풀리는 게 좀 덜 해져서 계속 막혀 있는..."]

혼잡통행료 면제 전과 비교했을 때, 남산 1·3호 터널의 통행량은 약 14%, 하루 만 대 넘게 늘어났습니다.

반대로 혼잡통행료를 피할 수 있는 우회도로의 통행량은 6.3% 줄었습니다.

굳이 우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대신 차량이 터널로 몰리며 한남대로와 같은 주변 도로의 차량 속도는 11% 정도 느려졌습니다.

통행료를 내지 않으니,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확연히 늘어난 겁니다.

'혼잡 통행료' 언제 만들어진 걸까요?

1996년 11월 11일.

자가용 운행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남산 터널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초기엔 부정적 여론이 많았습니다.

[정영훈/서울시 이문동 : "우회해서 가는 길도 있을 거고 하다 보면 서울시 요 근방 교통은 오히려 더 막히지 않겠느냐."]

[양영호/서울시 대치동 : "정말 제대로 효과가 나는 거를 측정을 하고 그런 그림을 다 그린 상태에서 이거를 실행에 옮기는 건지."]

시행 초기 혼잡통행료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풍속도도 생겨났습니다.

통행료 징수가 해제되는 밤 9시가 가까워지면 인근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나홀로 운전자/1996년 11월 28일/음성변조 : "지금 지나가면 돈 내잖아요. 2천 원을, 5분 후에 지나면 안 받으니까 기다렸다가 가는 게 났죠."]

밤 9시가 되자 기다렸던 차들이 터널로 한꺼번에 몰리고, 혼잡이 심해집니다.

하지만 아침 7시 직전에는 정반대로, 요금소 건물을 전속력으로 통과합니다.

[정현수/당시 남산3호터널 요금소 부소장/1996년 11월 28일 : "그전에 통과하기 위해서 차량들이 최대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사고위험이 큽니다."]

지금까지 시장은 여러 번 바뀌어도, '자가용 억제, 대중교통 활성화'.

이것이 서울시의 일관된 정책 방향입니다.

하지만 '혼잡통행료'를 놓고 논란은 줄곧 이어졌는데요.

서울 시내 강남 등 통행량이 많은 다른 지역을 두고 남산 터널에만 부과한단 지적도 있고요.

무엇보다 27년째 요금이 2천 원으로 유지돼 체감 부담이 줄었고, 현재 전기차와 같은 면제 차량 비율이 60%로 높아 제도 효과가 반감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이패스가 되지 않아 차를 꼭 세워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요.

교통이 혼잡해, 도심 차량의 평균 속도가 낮으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연료비, 대기오염은 물론이고, 교통 체증으로 운전자의 시간이 뺏기는 것도 비용입니다.

혼잡통행료가 도입된 뒤 10년, 사회적 편익이 1조 원이 넘는단 보고도 있습니다.

남산 터널에서 얻는 혼잡통행료 수익은 1년에 150억 원.

서울시는 일단 제도 확대부터 폐지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올해 안에 최종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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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혼잡통행료’ 효과…실험 결과는?
    • 입력 2023-05-09 19:32:01
    • 수정2023-05-09 19:41:12
    뉴스7(청주)
[앵커]

도심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부과하는, '혼잡통행료'.

서울시가 남산터널에서 부과하던 혼잡통행료를 당분간 받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자 교통량이 확연히 늘어나면서 정체가 심해졌습니다.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를 몰고 서울 남산 1·3호 터널을 지나가려면, 한두 명만 탄 승용차 기준 2천 원을 내야 하죠.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적용되는 '혼잡통행료'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17일부터 내지 않고 있죠.

서울시가 통행 분석을 위해 임시로 면제한 것이데, 다음 주 수요일부턴 다시 내야 합니다.

지난 3주 동안, 차량 통행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월요일 아침 출근길입니다.

터널을 통과해 도심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도로는 정체 상태인데요.

으레 막히는 시간대지만, 운전자들은 정체가 좀 더 심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최인규/경기 성남시 : "(출근길에) 막히는 게 좀 심하고요. 그리고 막히다가 풀리는 게 좀 덜 해져서 계속 막혀 있는..."]

혼잡통행료 면제 전과 비교했을 때, 남산 1·3호 터널의 통행량은 약 14%, 하루 만 대 넘게 늘어났습니다.

반대로 혼잡통행료를 피할 수 있는 우회도로의 통행량은 6.3% 줄었습니다.

굳이 우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대신 차량이 터널로 몰리며 한남대로와 같은 주변 도로의 차량 속도는 11% 정도 느려졌습니다.

통행료를 내지 않으니,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확연히 늘어난 겁니다.

'혼잡 통행료' 언제 만들어진 걸까요?

1996년 11월 11일.

자가용 운행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남산 터널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초기엔 부정적 여론이 많았습니다.

[정영훈/서울시 이문동 : "우회해서 가는 길도 있을 거고 하다 보면 서울시 요 근방 교통은 오히려 더 막히지 않겠느냐."]

[양영호/서울시 대치동 : "정말 제대로 효과가 나는 거를 측정을 하고 그런 그림을 다 그린 상태에서 이거를 실행에 옮기는 건지."]

시행 초기 혼잡통행료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풍속도도 생겨났습니다.

통행료 징수가 해제되는 밤 9시가 가까워지면 인근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나홀로 운전자/1996년 11월 28일/음성변조 : "지금 지나가면 돈 내잖아요. 2천 원을, 5분 후에 지나면 안 받으니까 기다렸다가 가는 게 났죠."]

밤 9시가 되자 기다렸던 차들이 터널로 한꺼번에 몰리고, 혼잡이 심해집니다.

하지만 아침 7시 직전에는 정반대로, 요금소 건물을 전속력으로 통과합니다.

[정현수/당시 남산3호터널 요금소 부소장/1996년 11월 28일 : "그전에 통과하기 위해서 차량들이 최대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사고위험이 큽니다."]

지금까지 시장은 여러 번 바뀌어도, '자가용 억제, 대중교통 활성화'.

이것이 서울시의 일관된 정책 방향입니다.

하지만 '혼잡통행료'를 놓고 논란은 줄곧 이어졌는데요.

서울 시내 강남 등 통행량이 많은 다른 지역을 두고 남산 터널에만 부과한단 지적도 있고요.

무엇보다 27년째 요금이 2천 원으로 유지돼 체감 부담이 줄었고, 현재 전기차와 같은 면제 차량 비율이 60%로 높아 제도 효과가 반감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이패스가 되지 않아 차를 꼭 세워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요.

교통이 혼잡해, 도심 차량의 평균 속도가 낮으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연료비, 대기오염은 물론이고, 교통 체증으로 운전자의 시간이 뺏기는 것도 비용입니다.

혼잡통행료가 도입된 뒤 10년, 사회적 편익이 1조 원이 넘는단 보고도 있습니다.

남산 터널에서 얻는 혼잡통행료 수익은 1년에 150억 원.

서울시는 일단 제도 확대부터 폐지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올해 안에 최종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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