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일당 18명 범죄단체죄 적용…전세사기 최초

[앵커]

경찰이 국내 전세사기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인천 미추홀구 등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습니다.

수사기관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면서, 이들 일당의 범죄수익을 환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 줄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습니다.

강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이 인천 미추홀구 등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남 모 씨 일당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습니다.

남 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533채의 전세 보증금 430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오늘 남 씨 일당 51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이 중 남 씨를 포함한 18명에게는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바지 임대인과 중개보조원, 자금관리책 등으로 전세사기 사건을 저지른 일당에게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은 주도적으로 범행에 가담하고 남 씨와 초기부터 함께 범행한 피의자들을 선별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며, 이들이 범죄목적으로 모여 일종의 기업형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총책인 남 씨는 현재 2건 이상의 사기를 저질렀기 때문에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 받을 수 있는데, 만약 범죄단체조직죄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남 씨 뿐만 아니라, 혐의가 함께 적용된 나머지 공범 17명도 같은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보증금 약 800억 원에 대해서도 정부가 추적팀을 꾸려 은닉 재산을 찾을 수 있게 되고, 몰수, 추징된 범죄수익을 확정 판결 후 피해자에게 나눠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최종 송치할 때 남 씨 일당의 범죄수익을 묶어두기 위해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김경민/영상편집:이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