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확인하려 법정서 피해 여성 옷 검증

[앵커]

지난해 5월, 부산 서면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뒤쫓아가 무차별 폭행한 사건, 이른바 '서면 돌려차기'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요,

오늘 4번째 재판에서는 이례적으로 피해 여성이 입었던 옷에 대해 검증을 벌였습니다.

보도에 이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처음 보는 여성을 뒤쫓아가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이른바 '서면 돌려차기' 사건.

범행 이후 가해 남성은 여성을 들쳐 업고 CCTV 사각지대로 사라집니다.

약 7분 이후 남성이 빠져나가고 나서야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성이 발견됐습니다.

앞선 재판에서는 이때 여성의 바지 단추가 풀어져 있고, 지퍼가 내려가 있는 데다 바지가 골반까지 벗겨져 있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피해 여성과 검찰은 성범죄를 의심하고 있는데, 항소심 재판부도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범죄를 입증하는 데 핵심 증거가 될 가해 남성의 DNA 감정 결과는 없는 상태.

이 때문에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당시 피해 여성이 입고 있던 옷을 법정에서 직접 확인하는 '검증 절차'를 거쳤습니다.

단추와 지퍼 등이 저절로 열릴 수 있는 형태인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 재판부는 "저절로 바지 단추가 풀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측 역시 오늘 검증이 성범죄와 관련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언호/피해자 측 변호사 : "(피해자는) 당시에 정신을 잃었고, 기억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그 바지 (단추)를 풀어서 내렸다고는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 말고는 단 하나의 사람, 그러니까 피고인만 존재했고요."]

다만 검찰이 추가로 진행한 DNA 재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DNA 감정 결과에 따라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해 성범죄 혐의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오는 31일, 5번째 재판을 열기로 한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변론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