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발등에 불’ 중국…G7 맞서 외교 총공세?

입력 2023.05.19 (10:43) 수정 2023.05.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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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대해 공동 대응을 정상들의 성명에 담겠다는 G7 정상회의를 바라보는 중국의 마음이 편할리 없겠죠.

서방 국가들의 밀착에 대항해 중국도 외교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5개 국가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죠?

[기자]

시진핑 주석이 그제부터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잇달아 만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이 참석했는데, 친구, 형제라는 표현을 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친애하는 오랜 친구여, 제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했을 때, 따뜻하고 친절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30년 넘게 중국과 수교를 해 왔지만, 이렇게 중국과 단독으로 모이는 대면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련에서 독립은 했지만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다 보니 중국이 러시아 눈치를 봤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중국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공교롭게도 G7 정상회담과 맞물려서 중국도 우방국들과 만났네요.

미국 등 서방에 맞서기 위해 의기투합했을까요?

[기자]

연쇄 양자회담 뒤 나온 공동 성명을 보면, 주권과 영토 보전 같은 '핵심 이익'을 상호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타이완 문제를 말하는 거겠죠.

또 농산물 무역을 확대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더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 사업이 주요 화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에서 열렸죠.

주춤하는 일대일로 정책의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중국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올해 전 세계 수십 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일대일로 정상 포럼도 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사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한지 꽤 됐는데, 이게 점점 삐걱대는 모양새잖아요?

[기자]

미국에 맞서 글로벌 패권을 쥐려는 시진핑 주석에게 일대일로는 가장 핵심적인 외교 정책이죠.

중국 서부와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으로 잇고, 중국 남부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까지는 바닷길로 잇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데요.

벌써 추진 10년째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업이 중단됐던 데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무리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발을 담근 개도국, 신흥국들은 파산 위기에 몰린 상황이죠.

여기에 G7 중에서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사업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국은 당혹스러운 분위깁니다.

최근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가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일대일로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요.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이탈리아 모두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연합과 중국도 안보 문제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잖아요?

[기자]

유럽 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보다 실존적인 위협이죠.

중국이 유럽의 최대 교역국이긴 해도, 전쟁에서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드는 중국과 이게 불만인 유럽 사이 균열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조셉 보렐/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제대로 발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연합 외교장관들은 지난 주말 회의를 열고 '대중국 전략문서'를 작성했는데요.

이 문서에는 타이완 유사시에 대해 유럽연합이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에 하나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유럽연합 차원에서 개입한다는 거죠.

유럽연합은 다음 달 정상회의를 여는데 이 문서를 공식 채택할지 논의할 방침입니다.

[앵커]

여기에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대규모 인프라 건설까지 추진하고 있죠?

[기자]

중동 아랍 국가들을 철도로 잇고, 중동과 인도는 뱃길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죠.

미국과 인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로 구성된 4자 간 협의체가 내놓은 아이디어인데, 말하자면 '미국판 일대일로'인 셈입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가 "처음부터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최근 미국은 이 사업을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달 초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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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9 10:43:00
    • 수정2023-05-19 10: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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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대해 공동 대응을 정상들의 성명에 담겠다는 G7 정상회의를 바라보는 중국의 마음이 편할리 없겠죠.

서방 국가들의 밀착에 대항해 중국도 외교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5개 국가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죠?

[기자]

시진핑 주석이 그제부터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잇달아 만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이 참석했는데, 친구, 형제라는 표현을 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친애하는 오랜 친구여, 제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했을 때, 따뜻하고 친절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30년 넘게 중국과 수교를 해 왔지만, 이렇게 중국과 단독으로 모이는 대면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련에서 독립은 했지만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다 보니 중국이 러시아 눈치를 봤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중국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공교롭게도 G7 정상회담과 맞물려서 중국도 우방국들과 만났네요.

미국 등 서방에 맞서기 위해 의기투합했을까요?

[기자]

연쇄 양자회담 뒤 나온 공동 성명을 보면, 주권과 영토 보전 같은 '핵심 이익'을 상호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타이완 문제를 말하는 거겠죠.

또 농산물 무역을 확대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더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 사업이 주요 화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시안에서 열렸죠.

주춤하는 일대일로 정책의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중국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올해 전 세계 수십 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일대일로 정상 포럼도 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사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한지 꽤 됐는데, 이게 점점 삐걱대는 모양새잖아요?

[기자]

미국에 맞서 글로벌 패권을 쥐려는 시진핑 주석에게 일대일로는 가장 핵심적인 외교 정책이죠.

중국 서부와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으로 잇고, 중국 남부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까지는 바닷길로 잇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데요.

벌써 추진 10년째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업이 중단됐던 데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무리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발을 담근 개도국, 신흥국들은 파산 위기에 몰린 상황이죠.

여기에 G7 중에서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사업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국은 당혹스러운 분위깁니다.

최근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가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일대일로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요.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이탈리아 모두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연합과 중국도 안보 문제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잖아요?

[기자]

유럽 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보다 실존적인 위협이죠.

중국이 유럽의 최대 교역국이긴 해도, 전쟁에서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드는 중국과 이게 불만인 유럽 사이 균열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조셉 보렐/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제대로 발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연합 외교장관들은 지난 주말 회의를 열고 '대중국 전략문서'를 작성했는데요.

이 문서에는 타이완 유사시에 대해 유럽연합이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에 하나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유럽연합 차원에서 개입한다는 거죠.

유럽연합은 다음 달 정상회의를 여는데 이 문서를 공식 채택할지 논의할 방침입니다.

[앵커]

여기에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대규모 인프라 건설까지 추진하고 있죠?

[기자]

중동 아랍 국가들을 철도로 잇고, 중동과 인도는 뱃길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죠.

미국과 인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로 구성된 4자 간 협의체가 내놓은 아이디어인데, 말하자면 '미국판 일대일로'인 셈입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가 "처음부터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최근 미국은 이 사업을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달 초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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