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김제동, 노무현 서거 14주기에 “제겐 대통령 아닌 ‘아저씨’입니다”

입력 2023.05.19 (16:13) 수정 2023.05.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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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김제동/ 방송인

#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노무현은 '높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대들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하게 한 사람"

# '친노 방송인' 꼬리표?
"우리나라 역사 통틀어 광대가 정치 참여 안 했던 적 없어"

# '노무현 아저씨' 호칭, 왜?
"아저씨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은 분…저로선 심정적으로 하는 극존칭"

# 전직 대통령 호감도 1위 노무현
"탈권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것…노무현은 우리의 목소리 제일 많이 내줬던 사람"

# 2020년 5.18 기념식 사회 왜 망설였나?
"문재인 정부 시절 요청 국가 행사 중 유일하게 한 것…나에게 향하는 비판이 유가족에게까지 향할까 조심스러웠다"

# '5.18 원 포인트 개헌'?
"여야 가릴 것 없이 내걸었던 대선 공약…헌법 전문에 당연히 넣어야"

# 우리 토론문화에 대한 생각은?
"정치인들끼리 싸우기만…정치의 범주일까, 예능의 범주일까 질문 드리고 싶어"

■ 방송시간 : 5월 19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김제동 / 방송인


https://youtube.com/live/-7e9LexdqYc

◎이재석: 어제 5.18 기념식이 있었죠.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 5월 23일은 노무현 전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4년이 되는 날입니다.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당일에도 추도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14주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오늘 나오실 분은 여러분도 친숙한 방송인, 김제동 씨입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제동: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재석: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제동: 네,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몇 년 전에 제가 그 KBS 오늘 밤 김제동 진행하실 때 제가 출연을 한 두어 번 했던 적이 있는데, 오늘은 이렇게 자리가 좀 바뀐 것 같습니다.

▼김제동: 예,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기 앉아 있었어야 됐는데.

◎이재석: 그 지점이 매우 안타까우십니까?

▼김제동: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재석: 제가 여름 휴가를 갈 때 객원 MC로 잠깐 여기에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제동: 언제든지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이재석: 지난번에 라디오 방송도 최근에 객원 MC로 진행하신 걸 제가 들었는데.

▼김제동: 예, 제가 대타 전문입니다.

◎이재석: 이준석 전 대표랑도 인터뷰하셨던 걸로 알고 있고.

▼김제동: 맞습니다, 맞습니다.

◎이재석: 여기도 한번 좀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제동: 아, 휴가 가시려고 지금 작전 짜시는 겁니까?

◎이재석: 지금 미리 구상 중입니다.

▼김제동: 회사하고 이야기가 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재석: 알겠습니다. 이건 뭐 제가 정할 문제가 아니라서.

▼김제동: 그래서 말씀드린 겁니다.

◎이재석: 어떻게 지내십니까?

▼김제동: 같이 사는 개가 있어가지고요.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고요. 그다음에 찌개 끓이고요. 밥 먹고요. 그다음에 중고등학교에서 신청한 학생들 대상으로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건 어떤 겁니까? 무슨 이야기를...

▼김제동: 책을 읽고 신청하면, 학교에서 신청하면, 학생들이 신청하면 그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서 강연하는 겁니다.

◎이재석: 어떤 책을 읽고... 그러니까 아무 책이나요? 그러면 그들이 아니면 김제동 씨 책을 읽고 나서?

▼김제동: 제 책을 읽거나 아니면 다른 책을 읽어도 좋고요. 아니면 명사 초청 강연,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원하면 가고 있습니다.

◎이재석: 중고등학생들입니까?

▼김제동: 중학생들은 사실 조금 힘들 때가 있는데요. 그래도 중3? 이렇게 해서 고1, 고2, 이렇게 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러면 그 학생들이 우리는 김제동 씨를 만나고 싶다, 이렇게 김제동 씨를 모셔 달라, 이렇게 학교에 요청하는 겁니까?

▼김제동: 네, 그런 경우도 있고요. 또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학교에서 이렇게 갔을 때 학생들이, 원하는 학생들은 와서 들을 수 있고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렇게 활동하시는데 아무래도 이제 방송에는 조금 뜸하신 편이다 보니까 이제 대중들은 되게 오랜만이다,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김제동: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죠. 일단 부부 예능에 못 나가고요. 아이들하고 주로 나오는데 아이가 없고요.

◎이재석: 그러네요.

▼김제동: 나 혼자 산다, 이런 데 나갈 수 있어야 되는데 개하고 둘이 사니까 또 그런 데도 못 나가고요.

◎이재석: 그런데 그 프로는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나 혼사 산다는.

▼김제동: 그렇습니다. 그리고 KBS에서도 이렇게 예능에서 안 부르고 이렇게 시사 프로그램, 이런 데에서 불러가지고 아이고 참나...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다음 주 화요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서거 14주기인데.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최근에 광주랑 대구에서 강연을, 그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그 강연을 하신 걸로 제가 언론 보도를 봤는데, 어떤 내용으로 하셨습니까? 제목이 광주에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이 표현이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쓰셨던 그 표현이고.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대구에서는 이제 김제동과 우리들의 푸른 봄 이야기. 어떤 내용으로 각각 강연을...

▼김제동: 아무래도 대구에서는 최대한 정치색을 뺀 그런 제목을 지금 한 것 같고요, 대구에서는. 그래도 대구에서는 뭐 요청하는 대로, 그리고 강연 주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가면. 그날 사람들 보고 재미있는 얘기 하고요. 지금 저희들 대화도 지금 거의 주제하고 관계 없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재석: 예, 저도 뭐 대본에 상관없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맞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일 중요한 것은 노무현 아저씨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분이 대들었던 것들, 저는 그분 생각하면 이렇게 대들었던 장면들 많이 생각나거든요.

◎이재석: 3당 합당 때 대들었던 게 가장 유명하죠.

▼김제동: 대들어도 괜찮구나, 하는 게 그 시대의.. 어? 야, 저거 우리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대들어도 되는구나? 하는 것. 그런 것들이 저는 그런 게 봄 아닌가 싶어요. 사실 추위에 대들면서 새싹들이 올라오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그래서 저는 대구에서는,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제목들이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그런 제목을 정하면 거기에 맞춰서 해줍니다. 잘하거든요. 그리고 또 광주에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그러면 또 거기 가서는 역사 얘기하면 되고요. 뭐 그렇게 했습니다.

◎이재석: 광주에서는의 제목이 조금 더 직설적이긴 하네요, 무언가. 대구에서의 제목은 말씀하신 대로 조금 우회적으로 표현된 것 같기도 하고.

▼김제동: 그러나 뭐 하나는 시적이고 하나는 또 직설적이고요. 또 그런 게 바뀔 수도 있고요.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뭐 어떤 것이 됐든지 간에 우리가 어떤 시민이나 사람들이 정치적이다? 또는 역사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그것들이 자꾸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당연합니다.

▼김제동: 어떤 사람들을 공격할 때 이렇게 얘기하죠. 저거 정치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시민이 정치적이지 않으면 국회의원도 없고 대통령도 없습니다. 그리고 20살이 되면, 이제 18살이 되면 투표권을 주는데, 투표권을 행사하기 전에 어떤 정치인들이 있고 그리고 어떤 정치가 행해지는지 알아야, 그래야 우리가 당군 조선 이후로 고종의 대한제국 끝까지 그 이후에 대한민국이 됐다는 건 왕이 없어지는 나라가 아니라 모두가 왕인 나라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정치나 역사에 대해서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저는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존립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자꾸 부정적으로 쓰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재석: 지금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도 다 강연에 이제 많이 소화가 되었고.

▼김제동: 네, 맞습니다. 이것도 뭐 극히 일부고요.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재석: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들어가고.

▼김제동: 아, 예. 그리고 그 쓸데없는 얘기가 재미있고요. 그리고 우리 어렸을 때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마라, 그러잖아요? 그런 쓸데없는 짓들이 사실 다 우리를 살리거든요. 재미있습니다.

◎이재석: 그 2009년에, 너무 뭐 과거로 돌아가는 감도 있습니다만 2009년 당시에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 떠나고 나서 이제 노제 때 김제동 씨께서 이제 사회를 보셨잖아요. 이제 그때 이후로 뭐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제 인연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각종 추모 행사에서 마이크도 잡으셨고.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한편으로 저는 좀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방송인인데 좀 뭔가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겠다. 말하자면 뭐 꼬리표랄까? 그러니까 이를테면 친노 방송인 또는 사회 참여형 방송인, 이런 어떤 수식어가 김제동 씨를 따라다니게 됨으로써 방송인으로 이제 생활하셔야 되는 분인데, 그래서 때로는 내가 너무 과도하게 적극적이었나? 이렇게 또 생각을 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뭐 아니실 것 같기도 하고. 어떠셨습니까? 이런 질문이 어떨까 모르겠습니다.

▼김제동: 아닙니다. 어떤 질문이든 하셔도 되는데요. 그렇게 이제 방송인이면서 사실은 또 시민이고요. 그리고 저는 또 선배들이 있지 않습니까? 광대들이 사실은 저의 선배고요. 우리나라 역사를 통 틀어서 광대가 정치 참여형이 아니었던 적이 없습니다.

◎이재석: 그러네요.

▼김제동: 양반탈을 쓰고 양반을 조롱했고요. 그리고 왕 앞에서도 공연을 통해서 왕의 실정을 조롱했고요. 그리고 노무현 아저씨 계셔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 이렇게 대들어도 되는구나? 왜냐하면, 우리가 살면서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만큼 그렇게 대통령이 가까이 있었다,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사실 잘 없거든요? 불러서 대통령 앞에서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겁니까? 이런 얘기도 할 수 있었고요. 그때 당시에 검사들이.. 임면권자이죠. 사실 뭐 직접 임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 앞에서 마음껏 하는 걸 보면서 저는 그것이 나쁘다기보다 야, 이런 것이 역사의 진보일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또 그거를 노무현 아저씨가 기분 나빠하시긴 하셨지만 그런 장들을 마련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다른 거 아무것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제가 딱 하나 물었던 것은 ‘유족의 뜻이 반영되었습니까?’였습니다. 그때 노제 사회가 들어왔을 때. 사실 노제 전야제 사회고요. 그리고 지금도 누구도 이렇게 자세히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 왜 저를 섭외를 했는지.

◎이재석: 당시에?

▼김제동: 사실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제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사회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때 당시는 제일 인기가 좋았던 사람을 취임식 사회자로 썼습니다, KBS에서 지정해가지고. 그렇게 하고 몇 년 안 있다가 그렇게 됐는데요. 노무현 아저씨는 제가 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잘 안 했냐 하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제일 좋았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일 가까웠던,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고, 대통령이지만. 가까이 있었던 사람 느낌이 들었었고요. 그래서 가까이 있었던 사람의 가족이 부탁하는 장례식이면, 광대는 기쁜 일도 대변해야 하지만 슬픈 일도 대변해야 될 책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흔히 말하는 좌우 양쪽에서 단 한 명도 옹호하지 않았고요. 엄청나게 욕했습니다.

◎이재석: 그건 뭐 꼭...

▼김제동: 좌라고 하는 쪽에서는 왜 명계남 씨, 문성근 씨 같은 훌륭한 분들을 놔두고 저 코미디언 따위에게 시키느냐. 뭐 우 쪽에서는 당연히 그랬고요. 그런데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슬픔이 제일 컸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마음이 똑같았고요. 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다음에 뭐 사회 참여형, 이런 건 있는데, 광대가 사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건 광대의 직무유기입니다.

◎이재석: 아까 좌우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으셨다고 했는데, 다 그랬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 처음에는, 네.

◎이재석: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또 거기에 대해서 감동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있었고요.

▼김제동: 마치고는, 네. 그래서 되게 고마웠고 사실 노무현 아저씨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방송이니까 이렇게 해야 되겠죠. 저하고 인연이 있었다기보다 저희 가족하고 더 인연이 깊었고요.

◎이재석: 아, 그래요?

▼김제동: KBS하고 인연이 더 깊었던 게, 아침마당 출연하러 오는, 그때 당선인 시절에 저희 어머니하고 휴게소에서 우연히 마주치셔가지고, 저하고도 전혀 못 만난 상황에서 아침마당 출연할 테니 꼭 좀 약속해 달라 그랬더니 그때 당시 당선인이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손가락을 걸고 김제동 씨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일 아침에 꼭 보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줬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재석: 아니, 그러니까 방송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제동 씨의 어머님이 마주쳤다는 얘기입니까?

▼김제동: 아니요, 휴게소에서. 방송을 하러 올라오는 길에.

◎이재석: 아, 올라오는 길에?

▼김제동: 우연히.

◎이재석: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김제동: 그때 당선인께서는 그때 당시 당선인은 휴게소에 들어가시고, 그러니까 김제동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그때 당시 제가 방송을 많이 할 때가 아니었거든요, 아주 초창기에? 그래서...

◎이재석: 그렇죠. 당선인 시절이면 2003년 초네요.

▼김제동: 제가 막 데뷔해가지고 막 이렇게 할 때입니다.

◎이재석: 네, 2002년 12월에 대선이 있었으니까.

▼김제동: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 아저씨가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저도 우리 아내랑 같이 출연한 적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내일 아침 생방송에 꼭 보겠다고, 손가락을 걸어 달라 그러니까 손가락을 걸어주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재석: 그때 김제동 씨가 아침마당에 출연하고 계셨었고?

▼김제동: 예예, 아침마당에 그다음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해가지고. 그 얘기 듣고 나중에 뵈면 꼭 한 번 우리 어머님께 그렇게 잘해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기회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 자리에서 다시 뵌 거죠.

◎이재석: 인연이 참 오래됐네요.

▼김제동: 예, 고맙습니다. 그렇게... 고맙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아까도 이제 노무현 아저씨, 노무현 아저씨라는 표현을 썼는데 안 그래도 그걸 질문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왜 김제동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아저씨라고 호칭을 할까?

▼김제동: 심정적으로, 마음적으로 자꾸 그렇게 불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조금 이렇게... 그건 뭐 개인마다 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아저씨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고 그다음에 실질적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셨을 때 아저씨라고 불러도 잡아가지 않았을 것 같고, 그리고 좀 대들어도 될 것 같고, 그런 마음이 들어서 그런 거 아닌가? 저한테는 사실상 심정적으로 하는 거의 극존칭입니다.

◎이재석: 심정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극존칭이다.

▼김제동: 네, 그게 극존칭.

◎이재석: 역설적으로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김제동: 네,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아저씨라는 표현이 좀 잘 어울리는 것 같긴 합니다.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떤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김제동: 제일 가까운 우리말을 썼던 분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뭐 그래서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가장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친구들하고 쓰는 말들 같은 말씀을 쓰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되는 대통령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뭐 정책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저분하고 만나가지고 인생 고민 이야기하면 좀 들어줄 것 같고, 자전거 뒤에 손녀가 다리 아프다. 그러면 잠깐 내려 있을래? 나도 뒤에 좀 타가지고 이야기 좀 해야 되겠는데? 이렇게 하면 태워주실 것 같고. 뭐 그런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재석: 저희가 그 데이터를 하나 좀 준비를 했는데, 뭐 또 이걸 보고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저 화면을 좀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라는 거를 그 언론사에서 이따금씩 조사를 하는데, 이거는 이제 가장 최근 조사예요. 지난달 조사입니다. 4월에 이제 조사한 건데, 호감도가 저렇게 나왔어요. 이제 전·현직을 다 포함한 겁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30%, 박정희 23, 문재인 16, 김대중 11, 윤석열 10, 이런 순으로 이제 조사가 됐는데요. 뭐 저희가 전·현직 대통령을 꼭 막 비교하기 위해서, 비교 평가하기 위해서 저 데이터를 가져온 건 아니고요.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서 저 데이터를 통해서 뭔가 좀 김제동 씨에게 이 질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에는 지지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특히 이제 말기에 가서는 많이 지지율이 낮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 뭐만 다 잘못되면 다...

◎이재석: 노무현 탓?

▼김제동: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유행어도 있었고.

◎이재석: 그런데 지금 저렇게 호감도 조사에서 이제 1등을 달리는 것이 사람들 추억 속에 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저렇게 호출되고 있을까요?

▼김제동: 그... 마음껏 이렇게 싸우고 욕해도 괜찮고 그런 시절을 거치면서 나중에 되면 이게 이야, 이거... 진짜 이렇게 마음껏 막 대해도 되는 고위직 공무원이 사실 없는 거구나, 이런 느낌을 받으면서 점점 더 소중하게 여겨진 것 같아요, 제 느낌에는.

◎이재석: 그게 이른바 탈권위주의, 그런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김제동: 예, 뭐 어려운 말로 하면 뭐 그렇게 돼 있는데, 그게 그런데 말로 한다고 그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뭐 예를 들면 자유 같은 거는 유신 헌법에서 들어간 거잖아요? 유신 정권이 넣은 거잖아요. 자유의 가치가 되게 소중한데, 역설적으로 그 자유의 가치를 잘 국민들에게 지켜주지 못하니까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이렇게 넣은 것이거든요. 그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데, 그들이 넣은 것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탈권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치고 권위주의적이 아닌 사람들을 잘 못 봤습니다, 사실. 그런데 노무현 아저씨는 사실 뭔가 이렇게 탈권위 하겠다, 이렇게 하신 게 아니고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저는 그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이중적이었죠, 사실은. 대통령에 걸맞지 않다, 이런 얘기도 있었지만 아, 우리가 얘기해도 저렇게 얘기하겠다.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시정잡배들이나 할 만한 소리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시정잡배거든요, 말하자면. 그들의 눈에서 봤을 때는, 그런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우리의 목소리를 제일 이렇게 좀 많이 내줬던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래서 저렇게 추억되고 있다.

▼김제동: 예, 그렇게 추억되고 있다. 원래 우리도 학창시절 때 많이 싸웠거나 이런 친구들 되게 기억에 남고요. 뭐 좀 이렇게 투닥투닥했지만 이렇게 아이고, 이놈의 새끼, 하면서 이렇게 야단쳤지만 그런 선생님들이 오래 기억에 또 남잖아요? 좀 그런 느낌이 아닌가? 그리고 미안함 같은 거?

◎이재석: 지금 그 미안함을 말씀하셔서, 제가 약간 세대론적으로 좀 들어가보면, 40대시잖아요? 저도 40대인데요.

▼김제동: 다행히 끝에 걸쳐져 있습니다.

◎이재석: 제가 사전에 조사하고 왔습니다. 아직 끝에 걸쳐 계시더라고요. 그 제 주변에 이제 아무래도 40대들 가운데에서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호도가 좀 높은 편이라, 제 주변에 한 번 좀 물어보면,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가 이제 2002년이니까 지금의 40대가 20대였을 때 아니겠습니까?

▼김제동: 그렇죠.

◎이재석: 그러니까 그런 얘기들을 좀 많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정치인 가운데 어떤 첫사랑 같은 느낌? 그런데 이제 우리가 뭔가 못 지켜줘서 아프게 이별한 어떤 첫사랑의 느낌, 그런 말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제 주변의 그 40대들은. 그게 아까 말씀하신 그 어떤 미안함하고 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김제동: 그런 미안함...

◎이재석: 물론 이게 이제 40대만의 얘기는 아닙니다만...

▼김제동: 물론이죠.

◎이재석: 그런데 이제 40대가 이제 20대였기 때문에, 당시에. 그러니까 20대에 본인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무언가 비극적으로 떠나보냈고 그 과정에서 뭔가 부채의식이 생겼고, 이런 어떤 심리적인 어떤 메커니즘을 제가 이제 말씀드리는 건데.

▼김제동: 그렇죠. 우리 세대였고 그런 미안함이 있고, 그런 미안함을 노무현 전 대통령, 그러니까 노무현 아저씨에게만 갖는다기보다 학교나 아이들을 만나면서는, 그러니까 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꿈 같은 것들이 사실상 지금의 20대나 청년 세대에게 우리가 이렇게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이,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이 이제 우리도 사회에서 기득권층이 되고, 40대가.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그러면 이들이 또 만들어나가는 세상에 과연 노무현 정신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아저씨 살아 계시면 그럴 것 같거든요. 거추장스러우면 내버리라, 이렇게 얘기하실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굉장한 미안함, 부채의식, 이런 것들이 저희 세대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석: 조금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노무현 전 대통령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 어제가 이제 5.18 기념일이었는데, 2020년에 5.18 기념식 사회를 보셨잖아요.

▼김제동: 예, 맞습니다.

◎이재석: 그거 관련해서 이제 몇 달 전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SNS에 이렇게 이제 글을 올린 게 있는데, 잠깐 좀 볼까요? 여기 나옵니다. 몇 달 전에 쓴 거예요. 5.18 기념식의 진행을 당시에, 그러니까 2020년 당시에 김제동 씨한테 부탁을 했는데 많이 망설였다, 그때. 왜냐하면, 자신이 만약에 5.18 기념식 사회자로 나서게 되면 이른바 빨갱이들 잔치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그게 우려되고 걱정되어서 진행을 맡기가 망설여진다, 이렇게 본인에게 김제동 씨가 얘기를 했다, 이건데. 왜 많이 망설이셨습니까?

▼김제동: 저것 문제가 그 문자 보내가지고 많이 뭐라 그랬습니다, 그 탁현민 씨에게.

◎이재석: 뭐라고 했습니까?

▼김제동: 다시는 내 이야기 하지 마라. 내 그 이야기 자체를 하지 마라. 이렇게 하고 그래서 탁현민 씨도 저한테 미안하다. 그러고 그랬는데, 그게 뭐 미안하고 이런 얘기 문제가 아니고, 제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모든 국가에서 오는 행사들을 다 거절했습니다.

◎이재석: 아, 그러셨어요?

▼김제동: 혹시라도 뭐 또 혜택을 받는다, 이럴까 봐 하나도 하지 않고 유일하게 한 게 40주년...

◎이재석: 2020년.

▼김제동: 광주 민주화 운동, 광주 민주화 항쟁 40주기입니다. 이건 하겠다. 이거는 어떤 정권 차원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제가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에서 수락한 행사입니다, 하겠다고. 그 외에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거라도 그 국가 차원에서 하는 행사들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또 혹시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까 봐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고 그게 일종의 염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그래서 안 했는데 유일하게 했었고요. 그때 다만 저 이야기를 했던 것은 저로 인해서 혹시라도 또 광주 민주화 운동을 했던 유가족분들에게 저를 공격하시는 분들이, 그분들까지 같이 이렇게 공격할까 봐 그게 좀 조심스럽다, 이렇게 얘기한 것이지. 뭐... 빨갱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 사람들, 그분들의 생각인 것이잖아요?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뭐 북으로 가라,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웃으면서 그럽니다. 안 갑니다. 제가 가면 아마 북쪽에서도 비판할 건데, 거기에서는 거의 죽거든요. 그러니까 그나마 저는 대한민국이 좋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래서 한 것이지, 사실 저 행사는 망설이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석: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탁현민 씨한테는 매우 진지한 어조로 그렇게 경고를 주셨습니까? 본인 얘기하지 말라고?

▼김제동: 예, 절대로 하지 마라, 앞으로.

◎이재석: 표정이 진지하셔서, 그 말씀을 하실 때.

▼김제동: 당연하죠. 제가 화가 많이 났었거든요.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탁현민 씨는 알았다고 합니까?

▼김제동: 아, 그렇죠. 뭐 이제 뭐... 공직자도 아닌데, 뭐.

◎이재석: 그런데 어제 이제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전두환 씨 손자 그 전우원 씨랑 이준석 전 대표, 최근에 그 방송도 같이 인터뷰하셨던, 지금 나오고 있네요. 주먹밥 같이 만드는 모습이 이제 이렇게 화제가 됐었는데, 저건 좀 어떻게 보셨어요?

▼김제동: 저거 안 봤습니다, 못 봐가지고. 이제 처음 봤네요. 주먹밥 만드는 데에서 같이 만난 거겠죠. 그런데 저 주먹밥이 사실은 같이 모여가지고 저기 계셨던 광주 민주화 항쟁 때 간호사분들 그다음에 시민들 모두 나와가지고 같이 주먹밥 먹이고, 먹고 했던 거 아닙니까?

◎이재석: 1980년 당시에.

▼김제동: 그런데 뭐... 전우원 씨 같은 경우에는 글쎄요, 본인도 굉장히 힘들었겠다라는 생각...

◎이재석: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이제 본인이 지금 사과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굉장히 힘들었을 거고, 힘들었겠다. 이런 생각했습니다, 보면서. 그러나 광주 민주화 항쟁을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죠.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용기 있는 일이고요.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사실 어떻게 보면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제 본인 책임은 아닌 것인데, 그런데 어찌 됐건 손자라는 이유 때문에.

▼김제동: 너무 봐줬죠, 사실 전두환 씨를. 자국의 시민을 자국의 군대를 동원해서 총칼로... 그런 사람이 평생을 그렇게... 그렇게 있는 것 자체가 유가족들이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한 집 건너 한 집에 제사가 같은 집이고요. 그리고 광주가 아니었으면 부산, 마산이 먼저였고요. 그건 전부 다 그 회의록에서도 드러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빚을 지고 있는 거죠. 광주가 아니었으면 부산, 마산이었고, 부산, 마산이 아니면 대구였었고요. 대구가 아니었으면 다른 도시였거든요, 저것이.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빚을 우리가 갚아야 하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전두환 씨에 대한 단죄,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고요. 그다음에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매번 그러지 않겠다고 선거 전에 이야기해놓고 하고 난 다음에는 계속해서 그런 사람들이 최고위원도 하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올라가고 그러면, 그런 건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이죠. 우리는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렇게 표 의식하고 가가지고 주먹밥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나이 어리다고 다 청년이 아니듯이. 그런 일이 있을 때 본인들이 할 일들을 하지 않고, 그래놓고 우리는 아니다, 그러면... 그런데 뭐 계속 그런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올라가고 선출되고 하면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 큰일 났다, 이거. 이러면 안 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아니, 뭐...

▼김제동: 광주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큰일 났다고 뭐 자조 섞인 얘기를 하신 것 같은데, 전혀 뭐 그런 말을...

▼김제동: 예, 큰일은 계속 나고 있으니까요. 저는 뭐 인생에 큰일이 계속 나고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이재석: 아니, 평소에 이제 헌법에도 관심을 많이 보이셨잖아요. 그래서 이제 5.18 정신을 이제 뭐 헌법에 넣느냐 마냐 가지고도 이제 요 며칠 사이에 원포인트 개헌을 이제 민주당에서는 제안하고 또 그걸 여당이 받느냐 마느냐 가지고도 좀 시끄러운데. 뭐 이 질문은 어떻습니까? 5.18 정신을 좀 넣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제동: 결국 우리 헌법 전문에 보면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 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올리면 국민들이 거기에 맞춰서...

◎이재석: 판단을 할 것이다?

▼김제동: 판단할 것이고요, 당연히. 그다음에 여기 헌법 전문에 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 그다음에...

◎이재석: 그걸 다 외우시는군요.

▼김제동: 뭐 혼자 살면... 거기에 광주 민주화 항쟁이 들어갔다 하는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공약이었고요. 뭐 그거 당연히 넣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예를 들면 광주 민주화 항쟁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늘 해왔던 것이고요. 거기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되는 것이죠. 거기 가서 자꾸 뭐 그런 얘기하는 것보다 야, 나 너 좋아한다, 사랑한다. 야, 이거 진짜 인정해. 행동이 뒤따라야죠. 그런 것이 안 따르면 사실 그건 저는 의미 없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뭐 대통령하고 다 국회의원들 다 가가지고 같이 가지 않았습니까? 같이 갔으면 거기에 맞게 뭐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 그랬으면 수록하면 되는 것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또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 헌법 정신 그 자체다. 저는 그렇게 하신 건 굉장히 좋은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행동이 뒤따라야죠.

◎이재석: 오늘 제가 너무 대화 주제를 무겁게 잡고 있습니까?

▼김제동: 사실 여기에서 웃기긴 좀 힘듭니다.

◎이재석: 그러니까요. 저도 뭐 그렇다고 우리 둘 사이의 어떤 농담을 주고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김제동: 예, 시청자분들이...

◎이재석: 사담을 주고받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제동: 시청자분들이 계시니까. 맞습니다.

◎이재석: 뉴스 프로그램이라서.

▼김제동: 예, 제가 물어봐서 그냥 대답한 겁니다, 제 생각을.

◎이재석: 시간이 거의 다 돼가고 있는데, TV 토론 관련해서요. 최근에 그 타사 방송이긴 합니다만, 타사 TV 토론의 그 예고 영상을 보니까 이제 이렇게 나오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최근에 사실은 시사 프로그램들이, 저희 사사건건을 포함해서 매우 많습니다, 사실. 아침 라디오 방송부터 시작해서 이제 저녁 프로그램까지 사실은 모든 방송사에서 그 시사 프로그램들을 하고 있고, 종편도 포함해서, 사실 엄청 많고. 거기에 이제 정치인들이, 수많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공방 토론 벌이고 있습니다. 날마다 그렇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제...

▼김제동: 재미있습니까?

◎이재석: 아, 저요?

▼김제동: 하시면서?

◎이재석: 저, 이 진행을 맡은 지 한 3주밖에 안 돼서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걸 왜 말씀드리냐면, 토론 문화가 아무래도 좀... 이렇게 많아지는 게 일견 좋은 면도 있고요. 왜냐하면, 정보량을 많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고요.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좀 아쉬운 부분도 좀 있고 그런데, 개인적으로 요즘 토론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도 좀 궁금해요.

▼김제동: 토론 프로그램, 저도 이렇게 잘 봅니다.

◎이재석: 왕왕 나가셨으니까.

▼김제동: 딱 한 번 나갔습니다, 100분 토론.

◎이재석: 그랬나요? 그런데 왜 이렇게 자주 나간 듯한 느낌이 들죠, 그런데?

▼김제동: 아니, 딱 한 번 나갔습니다.

◎이재석: 그게 인상을... 인상이 매우 깊게 남았나 봅니다, 사람들한테.

▼김제동: 그리고 이 시사 프로그램이, 지금 제가 진행하는 거 빼고는 거의 두 번째일 겁니다.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김제동: 예,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그냥 이렇게 쭉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첫 번째는... 재석 씨죠?

◎이재석: 예.

▼김제동: 재석 씨, KBS 9시 뉴스 주말 하셨죠? 주말 하다가 지금 이쪽으로 오신 거 아닙니까?

◎이재석: 예,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

▼김제동: 아니, 저도 이렇게... 당연하죠. 이렇게 보면서 9시 뉴스로 다시 돌아가긴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러 가지 계속해서 하게 될 이야기...

◎이재석: 그 이유를... 제가 여쭤봐도 됩니까?

▼김제동: 본인이 제일 잘 아실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이야기하시는 거 보니까 좀 숨기기도 하고 그러셔야 되는데... 뭐 그런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이재석: 굉장히 저에게 어떤 치명적인 것을 남기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뭐 지금 9시 뉴스로 가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절대 그건 또...

▼김제동: 가고 싶잖아요.

◎이재석: 우리 이소정 앵커가 또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김제동: 아이, 가고 싶잖아요.

◎이재석: 네, 말씀하십시오.

▼김제동: 그렇고 그다음에 토론이 조금 더 저는 그 야구 경기처럼, 왜냐하면 저는 이제... 예를 들어서 삼성하고 두산이 경기를 한다, 그러면 이 삼성 팬은 더 삼성답고 두산 팬은 더 두산답고, 그래야 재미있고. 그런데 KBO가 하는 역할은 이 삼성 팬과 두산 팬이 야구를 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이게 사실 정치의 역할이고요. 그래서 모든 시민들이 더욱더 자기의 정치적 의견을 더 잘 얘기할 수 있어야 되고 그런 거에 대해서 겁내지 않아야 되고요. 그래서 그런 걸 이야기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 무언의 압박으로 가중되면 안 되고요. 그게 자유의 가치거든요. 말할 수 있는 자유, 헌법 21조.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렇게 막 더 자유롭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보통 자기편들끼리 나와서 할 얘기가 뻔한 이야기들을 하고요. 그러니까 별 재미가 없죠. 뭐 무슨 말을 할 건지 사실 예상이 되잖아요. 그리고 그만큼 토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좀 유머가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어떤 국회의원이 그런 얘기했다 그러데요? 김제동을 카테고리 안에 넣으면 이걸 정치에 넣어야 되냐, 예능에 넣어야 되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코미디에 넣어야 되냐 하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그겁니다. 지금 정치를 보면, 그 정치인들이나 국회의원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그 하는 이야기들을, 우리 수업 시간에 짤짤이 해도 잡혀갑니다. 우리 손 들고 벌섰잖아요. 그렇죠? 그리고 시민들이 하는 얘기에 대해서 사사건건, 네 뭐 이렇게 시비 걸고 그렇게 자기들끼리 싸우고 이런 거 보면 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과연 정치의 범주에 넣어야 될까요, 예능의 범주에 넣어야 될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그런 겁니다. 그래서 정치 자체는 재미없지 않습니다. 지금 보면 재미있죠. 그런데 그렇게 과연 재미만 있게 해서 되는가? 가끔씩 저 보고 얘기합니다. 너는 왜 코미디언이 자꾸 정치 이야기를 하냐 그러는데 먼저 코미디의 영역으로 넘어온 건 정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김제동: 재미없었습니까? 참 재미있는데?

◎이재석: 아니요. 매우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집중해서 들었고요.

▼김제동: 뭘 또 집중... 제 얘기를 집중해서 듣잖아요? 그러면 KBS 9시 뉴스로 못 갑니다.

◎이재석: 예, 그렇습니까? 그러면...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제동: 예, 알겠습니다.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시면 KBS 9시 뉴스로 다시 가실 수 있어요.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제가 한번 보도본부장이나 국장에게 이 김제동 씨의 오늘 말에 대해서 한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제동: 아이, 아닙니다.

◎이재석: 그 광대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많이 남습니다.

▼김제동: 고맙습니다.

◎이재석: 오늘 여기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김제동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제동: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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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김제동, 노무현 서거 14주기에 “제겐 대통령 아닌 ‘아저씨’입니다”
    • 입력 2023-05-19 16:13:29
    • 수정2023-05-19 17:45:20
    사사건건
■ 김제동/ 방송인<br /><br />#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br />"노무현은 '높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대들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하게 한 사람"<br /><br /># '친노 방송인' 꼬리표?<br />"우리나라 역사 통틀어 광대가 정치 참여 안 했던 적 없어"<br /><br /># '노무현 아저씨' 호칭, 왜?<br />"아저씨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은 분…저로선 심정적으로 하는 극존칭"<br /><br /># 전직 대통령 호감도 1위 노무현<br />"탈권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것…노무현은 우리의 목소리 제일 많이 내줬던 사람"<br /><br /># 2020년 5.18 기념식 사회 왜 망설였나?<br />"문재인 정부 시절 요청 국가 행사 중 유일하게 한 것…나에게 향하는 비판이 유가족에게까지 향할까 조심스러웠다"<br /><br /># '5.18 원 포인트 개헌'?<br />"여야 가릴 것 없이 내걸었던 대선 공약…헌법 전문에 당연히 넣어야"<br /><br /># 우리 토론문화에 대한 생각은?<br />"정치인들끼리 싸우기만…정치의 범주일까, 예능의 범주일까 질문 드리고 싶어"
■ 방송시간 : 5월 19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김제동 / 방송인


https://youtube.com/live/-7e9LexdqYc

◎이재석: 어제 5.18 기념식이 있었죠.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 5월 23일은 노무현 전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4년이 되는 날입니다.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당일에도 추도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14주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오늘 나오실 분은 여러분도 친숙한 방송인, 김제동 씨입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제동: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재석: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제동: 네,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몇 년 전에 제가 그 KBS 오늘 밤 김제동 진행하실 때 제가 출연을 한 두어 번 했던 적이 있는데, 오늘은 이렇게 자리가 좀 바뀐 것 같습니다.

▼김제동: 예,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기 앉아 있었어야 됐는데.

◎이재석: 그 지점이 매우 안타까우십니까?

▼김제동: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재석: 제가 여름 휴가를 갈 때 객원 MC로 잠깐 여기에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제동: 언제든지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이재석: 지난번에 라디오 방송도 최근에 객원 MC로 진행하신 걸 제가 들었는데.

▼김제동: 예, 제가 대타 전문입니다.

◎이재석: 이준석 전 대표랑도 인터뷰하셨던 걸로 알고 있고.

▼김제동: 맞습니다, 맞습니다.

◎이재석: 여기도 한번 좀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제동: 아, 휴가 가시려고 지금 작전 짜시는 겁니까?

◎이재석: 지금 미리 구상 중입니다.

▼김제동: 회사하고 이야기가 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재석: 알겠습니다. 이건 뭐 제가 정할 문제가 아니라서.

▼김제동: 그래서 말씀드린 겁니다.

◎이재석: 어떻게 지내십니까?

▼김제동: 같이 사는 개가 있어가지고요.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고요. 그다음에 찌개 끓이고요. 밥 먹고요. 그다음에 중고등학교에서 신청한 학생들 대상으로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건 어떤 겁니까? 무슨 이야기를...

▼김제동: 책을 읽고 신청하면, 학교에서 신청하면, 학생들이 신청하면 그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서 강연하는 겁니다.

◎이재석: 어떤 책을 읽고... 그러니까 아무 책이나요? 그러면 그들이 아니면 김제동 씨 책을 읽고 나서?

▼김제동: 제 책을 읽거나 아니면 다른 책을 읽어도 좋고요. 아니면 명사 초청 강연,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원하면 가고 있습니다.

◎이재석: 중고등학생들입니까?

▼김제동: 중학생들은 사실 조금 힘들 때가 있는데요. 그래도 중3? 이렇게 해서 고1, 고2, 이렇게 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러면 그 학생들이 우리는 김제동 씨를 만나고 싶다, 이렇게 김제동 씨를 모셔 달라, 이렇게 학교에 요청하는 겁니까?

▼김제동: 네, 그런 경우도 있고요. 또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학교에서 이렇게 갔을 때 학생들이, 원하는 학생들은 와서 들을 수 있고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석: 그렇게 활동하시는데 아무래도 이제 방송에는 조금 뜸하신 편이다 보니까 이제 대중들은 되게 오랜만이다,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김제동: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죠. 일단 부부 예능에 못 나가고요. 아이들하고 주로 나오는데 아이가 없고요.

◎이재석: 그러네요.

▼김제동: 나 혼자 산다, 이런 데 나갈 수 있어야 되는데 개하고 둘이 사니까 또 그런 데도 못 나가고요.

◎이재석: 그런데 그 프로는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나 혼사 산다는.

▼김제동: 그렇습니다. 그리고 KBS에서도 이렇게 예능에서 안 부르고 이렇게 시사 프로그램, 이런 데에서 불러가지고 아이고 참나...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다음 주 화요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서거 14주기인데.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최근에 광주랑 대구에서 강연을, 그 주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그 강연을 하신 걸로 제가 언론 보도를 봤는데, 어떤 내용으로 하셨습니까? 제목이 광주에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이 표현이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쓰셨던 그 표현이고.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대구에서는 이제 김제동과 우리들의 푸른 봄 이야기. 어떤 내용으로 각각 강연을...

▼김제동: 아무래도 대구에서는 최대한 정치색을 뺀 그런 제목을 지금 한 것 같고요, 대구에서는. 그래도 대구에서는 뭐 요청하는 대로, 그리고 강연 주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가면. 그날 사람들 보고 재미있는 얘기 하고요. 지금 저희들 대화도 지금 거의 주제하고 관계 없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재석: 예, 저도 뭐 대본에 상관없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맞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일 중요한 것은 노무현 아저씨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분이 대들었던 것들, 저는 그분 생각하면 이렇게 대들었던 장면들 많이 생각나거든요.

◎이재석: 3당 합당 때 대들었던 게 가장 유명하죠.

▼김제동: 대들어도 괜찮구나, 하는 게 그 시대의.. 어? 야, 저거 우리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대들어도 되는구나? 하는 것. 그런 것들이 저는 그런 게 봄 아닌가 싶어요. 사실 추위에 대들면서 새싹들이 올라오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그래서 저는 대구에서는,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제목들이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그런 제목을 정하면 거기에 맞춰서 해줍니다. 잘하거든요. 그리고 또 광주에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그러면 또 거기 가서는 역사 얘기하면 되고요. 뭐 그렇게 했습니다.

◎이재석: 광주에서는의 제목이 조금 더 직설적이긴 하네요, 무언가. 대구에서의 제목은 말씀하신 대로 조금 우회적으로 표현된 것 같기도 하고.

▼김제동: 그러나 뭐 하나는 시적이고 하나는 또 직설적이고요. 또 그런 게 바뀔 수도 있고요.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뭐 어떤 것이 됐든지 간에 우리가 어떤 시민이나 사람들이 정치적이다? 또는 역사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그것들이 자꾸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당연합니다.

▼김제동: 어떤 사람들을 공격할 때 이렇게 얘기하죠. 저거 정치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시민이 정치적이지 않으면 국회의원도 없고 대통령도 없습니다. 그리고 20살이 되면, 이제 18살이 되면 투표권을 주는데, 투표권을 행사하기 전에 어떤 정치인들이 있고 그리고 어떤 정치가 행해지는지 알아야, 그래야 우리가 당군 조선 이후로 고종의 대한제국 끝까지 그 이후에 대한민국이 됐다는 건 왕이 없어지는 나라가 아니라 모두가 왕인 나라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정치나 역사에 대해서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저는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존립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자꾸 부정적으로 쓰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재석: 지금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도 다 강연에 이제 많이 소화가 되었고.

▼김제동: 네, 맞습니다. 이것도 뭐 극히 일부고요.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재석: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들어가고.

▼김제동: 아, 예. 그리고 그 쓸데없는 얘기가 재미있고요. 그리고 우리 어렸을 때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마라, 그러잖아요? 그런 쓸데없는 짓들이 사실 다 우리를 살리거든요. 재미있습니다.

◎이재석: 그 2009년에, 너무 뭐 과거로 돌아가는 감도 있습니다만 2009년 당시에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 떠나고 나서 이제 노제 때 김제동 씨께서 이제 사회를 보셨잖아요. 이제 그때 이후로 뭐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제 인연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각종 추모 행사에서 마이크도 잡으셨고.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한편으로 저는 좀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방송인인데 좀 뭔가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겠다. 말하자면 뭐 꼬리표랄까? 그러니까 이를테면 친노 방송인 또는 사회 참여형 방송인, 이런 어떤 수식어가 김제동 씨를 따라다니게 됨으로써 방송인으로 이제 생활하셔야 되는 분인데, 그래서 때로는 내가 너무 과도하게 적극적이었나? 이렇게 또 생각을 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뭐 아니실 것 같기도 하고. 어떠셨습니까? 이런 질문이 어떨까 모르겠습니다.

▼김제동: 아닙니다. 어떤 질문이든 하셔도 되는데요. 그렇게 이제 방송인이면서 사실은 또 시민이고요. 그리고 저는 또 선배들이 있지 않습니까? 광대들이 사실은 저의 선배고요. 우리나라 역사를 통 틀어서 광대가 정치 참여형이 아니었던 적이 없습니다.

◎이재석: 그러네요.

▼김제동: 양반탈을 쓰고 양반을 조롱했고요. 그리고 왕 앞에서도 공연을 통해서 왕의 실정을 조롱했고요. 그리고 노무현 아저씨 계셔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 이렇게 대들어도 되는구나? 왜냐하면, 우리가 살면서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만큼 그렇게 대통령이 가까이 있었다,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사실 잘 없거든요? 불러서 대통령 앞에서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겁니까? 이런 얘기도 할 수 있었고요. 그때 당시에 검사들이.. 임면권자이죠. 사실 뭐 직접 임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 앞에서 마음껏 하는 걸 보면서 저는 그것이 나쁘다기보다 야, 이런 것이 역사의 진보일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또 그거를 노무현 아저씨가 기분 나빠하시긴 하셨지만 그런 장들을 마련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다른 거 아무것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제가 딱 하나 물었던 것은 ‘유족의 뜻이 반영되었습니까?’였습니다. 그때 노제 사회가 들어왔을 때. 사실 노제 전야제 사회고요. 그리고 지금도 누구도 이렇게 자세히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 왜 저를 섭외를 했는지.

◎이재석: 당시에?

▼김제동: 사실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제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사회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때 당시는 제일 인기가 좋았던 사람을 취임식 사회자로 썼습니다, KBS에서 지정해가지고. 그렇게 하고 몇 년 안 있다가 그렇게 됐는데요. 노무현 아저씨는 제가 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잘 안 했냐 하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제일 좋았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일 가까웠던,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고, 대통령이지만. 가까이 있었던 사람 느낌이 들었었고요. 그래서 가까이 있었던 사람의 가족이 부탁하는 장례식이면, 광대는 기쁜 일도 대변해야 하지만 슬픈 일도 대변해야 될 책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흔히 말하는 좌우 양쪽에서 단 한 명도 옹호하지 않았고요. 엄청나게 욕했습니다.

◎이재석: 그건 뭐 꼭...

▼김제동: 좌라고 하는 쪽에서는 왜 명계남 씨, 문성근 씨 같은 훌륭한 분들을 놔두고 저 코미디언 따위에게 시키느냐. 뭐 우 쪽에서는 당연히 그랬고요. 그런데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슬픔이 제일 컸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마음이 똑같았고요. 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다음에 뭐 사회 참여형, 이런 건 있는데, 광대가 사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건 광대의 직무유기입니다.

◎이재석: 아까 좌우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으셨다고 했는데, 다 그랬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 처음에는, 네.

◎이재석: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또 거기에 대해서 감동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있었고요.

▼김제동: 마치고는, 네. 그래서 되게 고마웠고 사실 노무현 아저씨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방송이니까 이렇게 해야 되겠죠. 저하고 인연이 있었다기보다 저희 가족하고 더 인연이 깊었고요.

◎이재석: 아, 그래요?

▼김제동: KBS하고 인연이 더 깊었던 게, 아침마당 출연하러 오는, 그때 당선인 시절에 저희 어머니하고 휴게소에서 우연히 마주치셔가지고, 저하고도 전혀 못 만난 상황에서 아침마당 출연할 테니 꼭 좀 약속해 달라 그랬더니 그때 당시 당선인이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손가락을 걸고 김제동 씨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일 아침에 꼭 보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줬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재석: 아니, 그러니까 방송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제동 씨의 어머님이 마주쳤다는 얘기입니까?

▼김제동: 아니요, 휴게소에서. 방송을 하러 올라오는 길에.

◎이재석: 아, 올라오는 길에?

▼김제동: 우연히.

◎이재석: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김제동: 그때 당선인께서는 그때 당시 당선인은 휴게소에 들어가시고, 그러니까 김제동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그때 당시 제가 방송을 많이 할 때가 아니었거든요, 아주 초창기에? 그래서...

◎이재석: 그렇죠. 당선인 시절이면 2003년 초네요.

▼김제동: 제가 막 데뷔해가지고 막 이렇게 할 때입니다.

◎이재석: 네, 2002년 12월에 대선이 있었으니까.

▼김제동: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 아저씨가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저도 우리 아내랑 같이 출연한 적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내일 아침 생방송에 꼭 보겠다고, 손가락을 걸어 달라 그러니까 손가락을 걸어주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재석: 그때 김제동 씨가 아침마당에 출연하고 계셨었고?

▼김제동: 예예, 아침마당에 그다음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해가지고. 그 얘기 듣고 나중에 뵈면 꼭 한 번 우리 어머님께 그렇게 잘해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기회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 자리에서 다시 뵌 거죠.

◎이재석: 인연이 참 오래됐네요.

▼김제동: 예, 고맙습니다. 그렇게... 고맙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아까도 이제 노무현 아저씨, 노무현 아저씨라는 표현을 썼는데 안 그래도 그걸 질문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왜 김제동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아저씨라고 호칭을 할까?

▼김제동: 심정적으로, 마음적으로 자꾸 그렇게 불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조금 이렇게... 그건 뭐 개인마다 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아저씨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고 그다음에 실질적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셨을 때 아저씨라고 불러도 잡아가지 않았을 것 같고, 그리고 좀 대들어도 될 것 같고, 그런 마음이 들어서 그런 거 아닌가? 저한테는 사실상 심정적으로 하는 거의 극존칭입니다.

◎이재석: 심정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극존칭이다.

▼김제동: 네, 그게 극존칭.

◎이재석: 역설적으로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김제동: 네,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아저씨라는 표현이 좀 잘 어울리는 것 같긴 합니다.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떤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김제동: 제일 가까운 우리말을 썼던 분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뭐 그래서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가장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친구들하고 쓰는 말들 같은 말씀을 쓰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되는 대통령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뭐 정책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저분하고 만나가지고 인생 고민 이야기하면 좀 들어줄 것 같고, 자전거 뒤에 손녀가 다리 아프다. 그러면 잠깐 내려 있을래? 나도 뒤에 좀 타가지고 이야기 좀 해야 되겠는데? 이렇게 하면 태워주실 것 같고. 뭐 그런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재석: 저희가 그 데이터를 하나 좀 준비를 했는데, 뭐 또 이걸 보고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저 화면을 좀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라는 거를 그 언론사에서 이따금씩 조사를 하는데, 이거는 이제 가장 최근 조사예요. 지난달 조사입니다. 4월에 이제 조사한 건데, 호감도가 저렇게 나왔어요. 이제 전·현직을 다 포함한 겁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30%, 박정희 23, 문재인 16, 김대중 11, 윤석열 10, 이런 순으로 이제 조사가 됐는데요. 뭐 저희가 전·현직 대통령을 꼭 막 비교하기 위해서, 비교 평가하기 위해서 저 데이터를 가져온 건 아니고요.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서 저 데이터를 통해서 뭔가 좀 김제동 씨에게 이 질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에는 지지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특히 이제 말기에 가서는 많이 지지율이 낮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 뭐만 다 잘못되면 다...

◎이재석: 노무현 탓?

▼김제동: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유행어도 있었고.

◎이재석: 그런데 지금 저렇게 호감도 조사에서 이제 1등을 달리는 것이 사람들 추억 속에 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저렇게 호출되고 있을까요?

▼김제동: 그... 마음껏 이렇게 싸우고 욕해도 괜찮고 그런 시절을 거치면서 나중에 되면 이게 이야, 이거... 진짜 이렇게 마음껏 막 대해도 되는 고위직 공무원이 사실 없는 거구나, 이런 느낌을 받으면서 점점 더 소중하게 여겨진 것 같아요, 제 느낌에는.

◎이재석: 그게 이른바 탈권위주의, 그런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김제동: 예, 뭐 어려운 말로 하면 뭐 그렇게 돼 있는데, 그게 그런데 말로 한다고 그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뭐 예를 들면 자유 같은 거는 유신 헌법에서 들어간 거잖아요? 유신 정권이 넣은 거잖아요. 자유의 가치가 되게 소중한데, 역설적으로 그 자유의 가치를 잘 국민들에게 지켜주지 못하니까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이렇게 넣은 것이거든요. 그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데, 그들이 넣은 것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탈권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치고 권위주의적이 아닌 사람들을 잘 못 봤습니다, 사실. 그런데 노무현 아저씨는 사실 뭔가 이렇게 탈권위 하겠다, 이렇게 하신 게 아니고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저는 그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이중적이었죠, 사실은. 대통령에 걸맞지 않다, 이런 얘기도 있었지만 아, 우리가 얘기해도 저렇게 얘기하겠다.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시정잡배들이나 할 만한 소리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시정잡배거든요, 말하자면. 그들의 눈에서 봤을 때는, 그런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우리의 목소리를 제일 이렇게 좀 많이 내줬던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래서 저렇게 추억되고 있다.

▼김제동: 예, 그렇게 추억되고 있다. 원래 우리도 학창시절 때 많이 싸웠거나 이런 친구들 되게 기억에 남고요. 뭐 좀 이렇게 투닥투닥했지만 이렇게 아이고, 이놈의 새끼, 하면서 이렇게 야단쳤지만 그런 선생님들이 오래 기억에 또 남잖아요? 좀 그런 느낌이 아닌가? 그리고 미안함 같은 거?

◎이재석: 지금 그 미안함을 말씀하셔서, 제가 약간 세대론적으로 좀 들어가보면, 40대시잖아요? 저도 40대인데요.

▼김제동: 다행히 끝에 걸쳐져 있습니다.

◎이재석: 제가 사전에 조사하고 왔습니다. 아직 끝에 걸쳐 계시더라고요. 그 제 주변에 이제 아무래도 40대들 가운데에서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호도가 좀 높은 편이라, 제 주변에 한 번 좀 물어보면,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가 이제 2002년이니까 지금의 40대가 20대였을 때 아니겠습니까?

▼김제동: 그렇죠.

◎이재석: 그러니까 그런 얘기들을 좀 많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정치인 가운데 어떤 첫사랑 같은 느낌? 그런데 이제 우리가 뭔가 못 지켜줘서 아프게 이별한 어떤 첫사랑의 느낌, 그런 말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제 주변의 그 40대들은. 그게 아까 말씀하신 그 어떤 미안함하고 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김제동: 그런 미안함...

◎이재석: 물론 이게 이제 40대만의 얘기는 아닙니다만...

▼김제동: 물론이죠.

◎이재석: 그런데 이제 40대가 이제 20대였기 때문에, 당시에. 그러니까 20대에 본인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무언가 비극적으로 떠나보냈고 그 과정에서 뭔가 부채의식이 생겼고, 이런 어떤 심리적인 어떤 메커니즘을 제가 이제 말씀드리는 건데.

▼김제동: 그렇죠. 우리 세대였고 그런 미안함이 있고, 그런 미안함을 노무현 전 대통령, 그러니까 노무현 아저씨에게만 갖는다기보다 학교나 아이들을 만나면서는, 그러니까 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했던 꿈 같은 것들이 사실상 지금의 20대나 청년 세대에게 우리가 이렇게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이,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이 이제 우리도 사회에서 기득권층이 되고, 40대가.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그러면 이들이 또 만들어나가는 세상에 과연 노무현 정신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아저씨 살아 계시면 그럴 것 같거든요. 거추장스러우면 내버리라, 이렇게 얘기하실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굉장한 미안함, 부채의식, 이런 것들이 저희 세대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석: 조금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노무현 전 대통령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 어제가 이제 5.18 기념일이었는데, 2020년에 5.18 기념식 사회를 보셨잖아요.

▼김제동: 예, 맞습니다.

◎이재석: 그거 관련해서 이제 몇 달 전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SNS에 이렇게 이제 글을 올린 게 있는데, 잠깐 좀 볼까요? 여기 나옵니다. 몇 달 전에 쓴 거예요. 5.18 기념식의 진행을 당시에, 그러니까 2020년 당시에 김제동 씨한테 부탁을 했는데 많이 망설였다, 그때. 왜냐하면, 자신이 만약에 5.18 기념식 사회자로 나서게 되면 이른바 빨갱이들 잔치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그게 우려되고 걱정되어서 진행을 맡기가 망설여진다, 이렇게 본인에게 김제동 씨가 얘기를 했다, 이건데. 왜 많이 망설이셨습니까?

▼김제동: 저것 문제가 그 문자 보내가지고 많이 뭐라 그랬습니다, 그 탁현민 씨에게.

◎이재석: 뭐라고 했습니까?

▼김제동: 다시는 내 이야기 하지 마라. 내 그 이야기 자체를 하지 마라. 이렇게 하고 그래서 탁현민 씨도 저한테 미안하다. 그러고 그랬는데, 그게 뭐 미안하고 이런 얘기 문제가 아니고, 제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모든 국가에서 오는 행사들을 다 거절했습니다.

◎이재석: 아, 그러셨어요?

▼김제동: 혹시라도 뭐 또 혜택을 받는다, 이럴까 봐 하나도 하지 않고 유일하게 한 게 40주년...

◎이재석: 2020년.

▼김제동: 광주 민주화 운동, 광주 민주화 항쟁 40주기입니다. 이건 하겠다. 이거는 어떤 정권 차원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제가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에서 수락한 행사입니다, 하겠다고. 그 외에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거라도 그 국가 차원에서 하는 행사들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또 혹시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까 봐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고 그게 일종의 염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그래서 안 했는데 유일하게 했었고요. 그때 다만 저 이야기를 했던 것은 저로 인해서 혹시라도 또 광주 민주화 운동을 했던 유가족분들에게 저를 공격하시는 분들이, 그분들까지 같이 이렇게 공격할까 봐 그게 좀 조심스럽다, 이렇게 얘기한 것이지. 뭐... 빨갱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 사람들, 그분들의 생각인 것이잖아요?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뭐 북으로 가라,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웃으면서 그럽니다. 안 갑니다. 제가 가면 아마 북쪽에서도 비판할 건데, 거기에서는 거의 죽거든요. 그러니까 그나마 저는 대한민국이 좋고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래서 한 것이지, 사실 저 행사는 망설이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석: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탁현민 씨한테는 매우 진지한 어조로 그렇게 경고를 주셨습니까? 본인 얘기하지 말라고?

▼김제동: 예, 절대로 하지 마라, 앞으로.

◎이재석: 표정이 진지하셔서, 그 말씀을 하실 때.

▼김제동: 당연하죠. 제가 화가 많이 났었거든요.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탁현민 씨는 알았다고 합니까?

▼김제동: 아, 그렇죠. 뭐 이제 뭐... 공직자도 아닌데, 뭐.

◎이재석: 그런데 어제 이제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전두환 씨 손자 그 전우원 씨랑 이준석 전 대표, 최근에 그 방송도 같이 인터뷰하셨던, 지금 나오고 있네요. 주먹밥 같이 만드는 모습이 이제 이렇게 화제가 됐었는데, 저건 좀 어떻게 보셨어요?

▼김제동: 저거 안 봤습니다, 못 봐가지고. 이제 처음 봤네요. 주먹밥 만드는 데에서 같이 만난 거겠죠. 그런데 저 주먹밥이 사실은 같이 모여가지고 저기 계셨던 광주 민주화 항쟁 때 간호사분들 그다음에 시민들 모두 나와가지고 같이 주먹밥 먹이고, 먹고 했던 거 아닙니까?

◎이재석: 1980년 당시에.

▼김제동: 그런데 뭐... 전우원 씨 같은 경우에는 글쎄요, 본인도 굉장히 힘들었겠다라는 생각...

◎이재석: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이제 본인이 지금 사과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굉장히 힘들었을 거고, 힘들었겠다. 이런 생각했습니다, 보면서. 그러나 광주 민주화 항쟁을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죠.

◎이재석: 그렇죠.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용기 있는 일이고요.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사실 어떻게 보면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제 본인 책임은 아닌 것인데, 그런데 어찌 됐건 손자라는 이유 때문에.

▼김제동: 너무 봐줬죠, 사실 전두환 씨를. 자국의 시민을 자국의 군대를 동원해서 총칼로... 그런 사람이 평생을 그렇게... 그렇게 있는 것 자체가 유가족들이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한 집 건너 한 집에 제사가 같은 집이고요. 그리고 광주가 아니었으면 부산, 마산이 먼저였고요. 그건 전부 다 그 회의록에서도 드러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빚을 지고 있는 거죠. 광주가 아니었으면 부산, 마산이었고, 부산, 마산이 아니면 대구였었고요. 대구가 아니었으면 다른 도시였거든요, 저것이.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빚을 우리가 갚아야 하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전두환 씨에 대한 단죄,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고요. 그다음에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매번 그러지 않겠다고 선거 전에 이야기해놓고 하고 난 다음에는 계속해서 그런 사람들이 최고위원도 하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올라가고 그러면, 그런 건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이죠. 우리는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렇게 표 의식하고 가가지고 주먹밥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나이 어리다고 다 청년이 아니듯이. 그런 일이 있을 때 본인들이 할 일들을 하지 않고, 그래놓고 우리는 아니다, 그러면... 그런데 뭐 계속 그런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올라가고 선출되고 하면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 큰일 났다, 이거. 이러면 안 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아니, 뭐...

▼김제동: 광주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큰일 났다고 뭐 자조 섞인 얘기를 하신 것 같은데, 전혀 뭐 그런 말을...

▼김제동: 예, 큰일은 계속 나고 있으니까요. 저는 뭐 인생에 큰일이 계속 나고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이재석: 아니, 평소에 이제 헌법에도 관심을 많이 보이셨잖아요. 그래서 이제 5.18 정신을 이제 뭐 헌법에 넣느냐 마냐 가지고도 이제 요 며칠 사이에 원포인트 개헌을 이제 민주당에서는 제안하고 또 그걸 여당이 받느냐 마느냐 가지고도 좀 시끄러운데. 뭐 이 질문은 어떻습니까? 5.18 정신을 좀 넣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제동: 결국 우리 헌법 전문에 보면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 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올리면 국민들이 거기에 맞춰서...

◎이재석: 판단을 할 것이다?

▼김제동: 판단할 것이고요, 당연히. 그다음에 여기 헌법 전문에 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 그다음에...

◎이재석: 그걸 다 외우시는군요.

▼김제동: 뭐 혼자 살면... 거기에 광주 민주화 항쟁이 들어갔다 하는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공약이었고요. 뭐 그거 당연히 넣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예를 들면 광주 민주화 항쟁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늘 해왔던 것이고요. 거기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되는 것이죠. 거기 가서 자꾸 뭐 그런 얘기하는 것보다 야, 나 너 좋아한다, 사랑한다. 야, 이거 진짜 인정해. 행동이 뒤따라야죠. 그런 것이 안 따르면 사실 그건 저는 의미 없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뭐 대통령하고 다 국회의원들 다 가가지고 같이 가지 않았습니까? 같이 갔으면 거기에 맞게 뭐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 그랬으면 수록하면 되는 것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또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 헌법 정신 그 자체다. 저는 그렇게 하신 건 굉장히 좋은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행동이 뒤따라야죠.

◎이재석: 오늘 제가 너무 대화 주제를 무겁게 잡고 있습니까?

▼김제동: 사실 여기에서 웃기긴 좀 힘듭니다.

◎이재석: 그러니까요. 저도 뭐 그렇다고 우리 둘 사이의 어떤 농담을 주고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김제동: 예, 시청자분들이...

◎이재석: 사담을 주고받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제동: 시청자분들이 계시니까. 맞습니다.

◎이재석: 뉴스 프로그램이라서.

▼김제동: 예, 제가 물어봐서 그냥 대답한 겁니다, 제 생각을.

◎이재석: 시간이 거의 다 돼가고 있는데, TV 토론 관련해서요. 최근에 그 타사 방송이긴 합니다만, 타사 TV 토론의 그 예고 영상을 보니까 이제 이렇게 나오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최근에 사실은 시사 프로그램들이, 저희 사사건건을 포함해서 매우 많습니다, 사실. 아침 라디오 방송부터 시작해서 이제 저녁 프로그램까지 사실은 모든 방송사에서 그 시사 프로그램들을 하고 있고, 종편도 포함해서, 사실 엄청 많고. 거기에 이제 정치인들이, 수많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공방 토론 벌이고 있습니다. 날마다 그렇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제...

▼김제동: 재미있습니까?

◎이재석: 아, 저요?

▼김제동: 하시면서?

◎이재석: 저, 이 진행을 맡은 지 한 3주밖에 안 돼서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걸 왜 말씀드리냐면, 토론 문화가 아무래도 좀... 이렇게 많아지는 게 일견 좋은 면도 있고요. 왜냐하면, 정보량을 많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고요.

▼김제동: 맞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좀 아쉬운 부분도 좀 있고 그런데, 개인적으로 요즘 토론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도 좀 궁금해요.

▼김제동: 토론 프로그램, 저도 이렇게 잘 봅니다.

◎이재석: 왕왕 나가셨으니까.

▼김제동: 딱 한 번 나갔습니다, 100분 토론.

◎이재석: 그랬나요? 그런데 왜 이렇게 자주 나간 듯한 느낌이 들죠, 그런데?

▼김제동: 아니, 딱 한 번 나갔습니다.

◎이재석: 그게 인상을... 인상이 매우 깊게 남았나 봅니다, 사람들한테.

▼김제동: 그리고 이 시사 프로그램이, 지금 제가 진행하는 거 빼고는 거의 두 번째일 겁니다.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김제동: 예,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그냥 이렇게 쭉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첫 번째는... 재석 씨죠?

◎이재석: 예.

▼김제동: 재석 씨, KBS 9시 뉴스 주말 하셨죠? 주말 하다가 지금 이쪽으로 오신 거 아닙니까?

◎이재석: 예,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

▼김제동: 아니, 저도 이렇게... 당연하죠. 이렇게 보면서 9시 뉴스로 다시 돌아가긴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러 가지 계속해서 하게 될 이야기...

◎이재석: 그 이유를... 제가 여쭤봐도 됩니까?

▼김제동: 본인이 제일 잘 아실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이야기하시는 거 보니까 좀 숨기기도 하고 그러셔야 되는데... 뭐 그런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이재석: 굉장히 저에게 어떤 치명적인 것을 남기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뭐 지금 9시 뉴스로 가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절대 그건 또...

▼김제동: 가고 싶잖아요.

◎이재석: 우리 이소정 앵커가 또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김제동: 아이, 가고 싶잖아요.

◎이재석: 네, 말씀하십시오.

▼김제동: 그렇고 그다음에 토론이 조금 더 저는 그 야구 경기처럼, 왜냐하면 저는 이제... 예를 들어서 삼성하고 두산이 경기를 한다, 그러면 이 삼성 팬은 더 삼성답고 두산 팬은 더 두산답고, 그래야 재미있고. 그런데 KBO가 하는 역할은 이 삼성 팬과 두산 팬이 야구를 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이게 사실 정치의 역할이고요. 그래서 모든 시민들이 더욱더 자기의 정치적 의견을 더 잘 얘기할 수 있어야 되고 그런 거에 대해서 겁내지 않아야 되고요. 그래서 그런 걸 이야기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 무언의 압박으로 가중되면 안 되고요. 그게 자유의 가치거든요. 말할 수 있는 자유, 헌법 21조.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렇게 막 더 자유롭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보통 자기편들끼리 나와서 할 얘기가 뻔한 이야기들을 하고요. 그러니까 별 재미가 없죠. 뭐 무슨 말을 할 건지 사실 예상이 되잖아요. 그리고 그만큼 토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좀 유머가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어떤 국회의원이 그런 얘기했다 그러데요? 김제동을 카테고리 안에 넣으면 이걸 정치에 넣어야 되냐, 예능에 넣어야 되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코미디에 넣어야 되냐 하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그겁니다. 지금 정치를 보면, 그 정치인들이나 국회의원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그 하는 이야기들을, 우리 수업 시간에 짤짤이 해도 잡혀갑니다. 우리 손 들고 벌섰잖아요. 그렇죠? 그리고 시민들이 하는 얘기에 대해서 사사건건, 네 뭐 이렇게 시비 걸고 그렇게 자기들끼리 싸우고 이런 거 보면 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과연 정치의 범주에 넣어야 될까요, 예능의 범주에 넣어야 될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그런 겁니다. 그래서 정치 자체는 재미없지 않습니다. 지금 보면 재미있죠. 그런데 그렇게 과연 재미만 있게 해서 되는가? 가끔씩 저 보고 얘기합니다. 너는 왜 코미디언이 자꾸 정치 이야기를 하냐 그러는데 먼저 코미디의 영역으로 넘어온 건 정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김제동: 재미없었습니까? 참 재미있는데?

◎이재석: 아니요. 매우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집중해서 들었고요.

▼김제동: 뭘 또 집중... 제 얘기를 집중해서 듣잖아요? 그러면 KBS 9시 뉴스로 못 갑니다.

◎이재석: 예, 그렇습니까? 그러면...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제동: 예, 알겠습니다.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시면 KBS 9시 뉴스로 다시 가실 수 있어요.

◎이재석: 아, 그렇습니까? 제가 한번 보도본부장이나 국장에게 이 김제동 씨의 오늘 말에 대해서 한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제동: 아이, 아닙니다.

◎이재석: 그 광대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많이 남습니다.

▼김제동: 고맙습니다.

◎이재석: 오늘 여기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제동: 알겠습니다.

◎이재석: 김제동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제동: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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