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굶겨 숨지게 한 20대 부부…징역 30년 확정

[앵커]

두살배기 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아 결국 숨지게 만든 20대 친모와 계부에게 징역 30년 형이 확정됐습니다.

아이는 죽기 직전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강아지 사료와 배설물까지 먹어야 했지만 이들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 도심의 한 주택가.

119대원들이 어린 여자아이를 황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아이의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

20대 친모와 계부가 먹을 것을 주지 않고 방치한 결과였습니다.

죽은 아이의 뱃속에 든 건 당근 조각 하나 뿐이었고, 부검 당시 몸무게는 또래 평균의 절반 수준인 7킬로그램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동학대 의심이 된다, 애가 너무 영양 상태가 부족한 것 같다 그런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왔어요."]

부부는 자녀를 키우면서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아이들만 둔 채 잦은 외박을 했습니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아이가 개 사료와 배설물을 먹고 바닥에 쓰러졌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친모와 계부는 결국 아동학대 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생후 31개월의 피해자가 제대로 보살핌받지 못한 채 굶주림으로 삶을 끝냈다"며 "범행에 상응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죽기 직전까지 느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부부의 상고를 기각하고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