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원폭 피해자 만난 윤 대통령…“어려울 때 함께하지 못해 죄송”

입력 2023.05.19 (20:56) 수정 2023.05.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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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당한 재일동포들을 만나 "정부를 대표해서, 어려울 때 함께하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19일) 저녁,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와 후손 등 20여 명과 만나 "동포들이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해방 이후 독립이 되었지만 나라가 힘이 없었고 공산 침략을 당하는 등 정말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동포 여러분이 타지에서 고난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여러분 곁에 없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왔다"면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원폭 피해는 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에 타향살이를 하면서 입게 된 피해이기 때문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 극심할 거라 생각한다"고, 원폭 피해가 일제 강점기 때의 피해이며, 그 기운데 강제동원 피해자도 있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레(21일) 기시다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할 예정"이라며 "한일 양국 정상이 함께 위령비를 찾는 것은 사상 최초이고, 사실 한국 대통령으로서도 이 위령비 참배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이 든다"며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 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이 오는 6월 출범한다고 소개하며 "국적을 가리지 않고, 현재 대한민국 국민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동포라면 체계적으로 지원과 보호를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랜만에 고국에 오셔서 모국이 얼마나 변하고 발전했는지 가까운 시일 내에 보시기를 바란다"며 피폭 피해자와 가족, 피해를 알리는 데에 앞장선 재일 한국인 단체인 민단 등을 한국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재일교포 2세이자 2살 때 원폭 피해를 당한 권양백 전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이설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나도 피폭자의 한 사람으로서, 죽으면 위령비에 들어갈 사람"이라며 "오늘 윤 대통령의 위로를 하늘에 계신 선배님들께 꼭 보고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위령비를 공원 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관계자들 및 뜻있는 일본인들의 협조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희생자 자녀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으로 마음에 맺힌 아픔이 풀렸으며, 동포사회에 큰 위안이 될 거라고 발언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윤 대통령에 고마움을 밝히고,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청된 사실이 뿌듯하다는 발언도 이어갔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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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5-19 22: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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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당한 재일동포들을 만나 "정부를 대표해서, 어려울 때 함께하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19일) 저녁,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와 후손 등 20여 명과 만나 "동포들이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해방 이후 독립이 되었지만 나라가 힘이 없었고 공산 침략을 당하는 등 정말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동포 여러분이 타지에서 고난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여러분 곁에 없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왔다"면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원폭 피해는 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에 타향살이를 하면서 입게 된 피해이기 때문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 극심할 거라 생각한다"고, 원폭 피해가 일제 강점기 때의 피해이며, 그 기운데 강제동원 피해자도 있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레(21일) 기시다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할 예정"이라며 "한일 양국 정상이 함께 위령비를 찾는 것은 사상 최초이고, 사실 한국 대통령으로서도 이 위령비 참배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이 든다"며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 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이 오는 6월 출범한다고 소개하며 "국적을 가리지 않고, 현재 대한민국 국민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동포라면 체계적으로 지원과 보호를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랜만에 고국에 오셔서 모국이 얼마나 변하고 발전했는지 가까운 시일 내에 보시기를 바란다"며 피폭 피해자와 가족, 피해를 알리는 데에 앞장선 재일 한국인 단체인 민단 등을 한국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재일교포 2세이자 2살 때 원폭 피해를 당한 권양백 전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이설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나도 피폭자의 한 사람으로서, 죽으면 위령비에 들어갈 사람"이라며 "오늘 윤 대통령의 위로를 하늘에 계신 선배님들께 꼭 보고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위령비를 공원 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관계자들 및 뜻있는 일본인들의 협조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희생자 자녀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으로 마음에 맺힌 아픔이 풀렸으며, 동포사회에 큰 위안이 될 거라고 발언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윤 대통령에 고마움을 밝히고,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청된 사실이 뿌듯하다는 발언도 이어갔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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