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못 살겠다” 중남미에서 미국 몰려드는 이민자

입력 2023.05.22 (10:46) 수정 2023.05.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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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는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오늘 지구촌돋보기에선 한국외대 손혜현 객원교수 연결해서 상황을 알아봅니다.

손 교수님, 안녕하세요?

미국으로 몰려드는 이민자들, 중남미의 어디서 오는 건가요?

특히 최근에 니카라과 출신이 부쩍 늘었다고 한던데요?

[답변]

올해 4월 한 달 동안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통과하려고 시도한 이민자의 국적은 멕시코, 아이티, 베네수엘라, 쿠바, 온두라스 순이었습니다.

그중 멕시코가 7,42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멕시코와 중미 북부 3개국 즉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출신이 가장 많았으나,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아이티, 쿠바, 니카라과 출신의 이민자 숫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2년 미국국경에 도착한 니카라과 불법 이민자의 숫자는 16만5천명으로 2020년과 비교하여 52배나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12월에는 최고치인 3만5천5백명을 기록했습니다.

니카라과 이민자들이 증가한 시점은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가 연금을 삭감하고 세금 인상을 발표한 2018년 4월부터입니다.

2018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니카라과를 탈출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코스타리카로 이주했는데, 2022년 말 코스타리카 정부가 니카라과 이민자들에 대한 이민 규정을 강화하면서 미국으로의 이주가 증가했습니다.

[앵커]

중남미 출신들이 왜 그렇게 고국을 떠나는 건, 쉽게 말해서 고국에서 살기 어려우니까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다고 봐야하는 거죠?

[답변]

중남미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박탈, 박해, 교육 및 고용의 기회부족, 정부부패, 범죄와 폭력의 위험 그리고 점점 더 증가하는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있습니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의 대다수는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고, 비정규직 이어서 승진이나 임금상승의 기회가 없으며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조직범죄와 마약 밀매로 인한 폭력피해와 학업 중단도 이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아이티의 경우 두 차례의 큰 지진, 수 차례의 허리케인,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 거리에서의 폭력, 정부 통치시스템의 붕괴, 식량 불안으로 인구의 20%에 달하는 200만 명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중남미 국가에서 정착을 시도했지만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서 다시 미국으로 이주합니다.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의 경우 중남미의 권위주의 국가들입니다.

이들 국가 출신의 경우 식량 및 생필품 부족, 자유 박탈, 인권침해, 정치적 탄압, 기회 부족, 절망감 증가와 같은 정치 사회적 문제도 이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앵커]

중남미의 경제 사정은 최근 들어 더 악화되는 듯 한데요.

교수님, 최근에 아르헨티나 다녀오셨죠.

물가가 1년 동안 100% 넘게 올랐다면서요?

[답변]

현재 아르헨티나의 월별 인플레이션은 베네수엘라를 능가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이 달러에 연동돼 있어서 환율이 오르면 모든 가격이 따라서 오릅니다.

아르헨티나는 정부 환율과 암시장환율이 있습니다.

현재 정부환율은 231페소인데 암시장환율은 490페소입니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죠.

그래서 달러를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정부가 외환 보유고 방어를 위해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입품 부족으로 물가는 더 치솟고 일부 상품의 경우 암달러 시세로 거래되다니 물가가 비쌉니다.

제가 귀국한 지 3개월 만에 환율이 30%나 올랐습니다.

환율에 따라 매일 매일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가격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2023년 누적 물가상승률이 32%입니다.

[앵커]

이민자들이 어렵사리 미국에 도착한다고 해도, 미국 국적을 얻고 완전히 정착해서 사는게 보장된 건 아니잖아요.

[답변]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망명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망명 신청자는 취업을 할수 있고, 사회보장 카드를 신청할 수 있고 해외여행 허가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메디케이트 또는 난민을 위한 의료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후에는 합법적인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영주권자는 4년 후에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망명신청자의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고 장학금과 학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류가 없는 불법이민자들은 어렵게 미국에 도착해도 일반적으로 전문 면허취득은 물론이고 취업, 교육, 의료, 생활보조금 등과 같은 공공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이미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거주지를 제공받거나 식당이나 상점 또는 기타 사업장에서 불법 취업을 해서 생계를 유지합니다.

[앵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가려면 멕시코를 통과해야 하는데, 중남미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니까, 멕시코 상황도 여의치 않겠어요.

[답변]

트럼프 정부 시절 제 3국에서 망명신청을 하고 미국국경에서 망명 심사를 기다리도록 하는 ‘안전한 제 3국’정책이 도입됐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수를 통제하기 위해 더욱 강화된 국경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모바일앱을 통해서 국경 당국에 망명계획을 신청하거나 미국 밖에서 망명을 신청하고 국경에서 입국심사를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들은 멕시코 국경도시에서 몇 달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더군다나 타이틀 42의 종료에 맞춰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국경의 대피소는 수용인원을 초과했습니다.

하루에 200명 정도 입국할 수 있는데 현재 수천 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화재로 3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갈취, 납취, 폭행 등 범죄에 노출돼 있고 멕시코 경찰과 이민자 간 충돌도 있습니다.

[앵커]

네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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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못 살겠다” 중남미에서 미국 몰려드는 이민자
    • 입력 2023-05-22 10:46:53
    • 수정2023-05-22 11: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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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는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오늘 지구촌돋보기에선 한국외대 손혜현 객원교수 연결해서 상황을 알아봅니다.

손 교수님, 안녕하세요?

미국으로 몰려드는 이민자들, 중남미의 어디서 오는 건가요?

특히 최근에 니카라과 출신이 부쩍 늘었다고 한던데요?

[답변]

올해 4월 한 달 동안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통과하려고 시도한 이민자의 국적은 멕시코, 아이티, 베네수엘라, 쿠바, 온두라스 순이었습니다.

그중 멕시코가 7,42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멕시코와 중미 북부 3개국 즉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출신이 가장 많았으나,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아이티, 쿠바, 니카라과 출신의 이민자 숫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2년 미국국경에 도착한 니카라과 불법 이민자의 숫자는 16만5천명으로 2020년과 비교하여 52배나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12월에는 최고치인 3만5천5백명을 기록했습니다.

니카라과 이민자들이 증가한 시점은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가 연금을 삭감하고 세금 인상을 발표한 2018년 4월부터입니다.

2018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니카라과를 탈출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코스타리카로 이주했는데, 2022년 말 코스타리카 정부가 니카라과 이민자들에 대한 이민 규정을 강화하면서 미국으로의 이주가 증가했습니다.

[앵커]

중남미 출신들이 왜 그렇게 고국을 떠나는 건, 쉽게 말해서 고국에서 살기 어려우니까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다고 봐야하는 거죠?

[답변]

중남미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박탈, 박해, 교육 및 고용의 기회부족, 정부부패, 범죄와 폭력의 위험 그리고 점점 더 증가하는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있습니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의 대다수는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고, 비정규직 이어서 승진이나 임금상승의 기회가 없으며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조직범죄와 마약 밀매로 인한 폭력피해와 학업 중단도 이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아이티의 경우 두 차례의 큰 지진, 수 차례의 허리케인,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 거리에서의 폭력, 정부 통치시스템의 붕괴, 식량 불안으로 인구의 20%에 달하는 200만 명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중남미 국가에서 정착을 시도했지만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서 다시 미국으로 이주합니다.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의 경우 중남미의 권위주의 국가들입니다.

이들 국가 출신의 경우 식량 및 생필품 부족, 자유 박탈, 인권침해, 정치적 탄압, 기회 부족, 절망감 증가와 같은 정치 사회적 문제도 이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앵커]

중남미의 경제 사정은 최근 들어 더 악화되는 듯 한데요.

교수님, 최근에 아르헨티나 다녀오셨죠.

물가가 1년 동안 100% 넘게 올랐다면서요?

[답변]

현재 아르헨티나의 월별 인플레이션은 베네수엘라를 능가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이 달러에 연동돼 있어서 환율이 오르면 모든 가격이 따라서 오릅니다.

아르헨티나는 정부 환율과 암시장환율이 있습니다.

현재 정부환율은 231페소인데 암시장환율은 490페소입니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죠.

그래서 달러를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정부가 외환 보유고 방어를 위해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입품 부족으로 물가는 더 치솟고 일부 상품의 경우 암달러 시세로 거래되다니 물가가 비쌉니다.

제가 귀국한 지 3개월 만에 환율이 30%나 올랐습니다.

환율에 따라 매일 매일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가격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2023년 누적 물가상승률이 32%입니다.

[앵커]

이민자들이 어렵사리 미국에 도착한다고 해도, 미국 국적을 얻고 완전히 정착해서 사는게 보장된 건 아니잖아요.

[답변]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망명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망명 신청자는 취업을 할수 있고, 사회보장 카드를 신청할 수 있고 해외여행 허가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메디케이트 또는 난민을 위한 의료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후에는 합법적인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영주권자는 4년 후에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망명신청자의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고 장학금과 학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류가 없는 불법이민자들은 어렵게 미국에 도착해도 일반적으로 전문 면허취득은 물론이고 취업, 교육, 의료, 생활보조금 등과 같은 공공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이미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거주지를 제공받거나 식당이나 상점 또는 기타 사업장에서 불법 취업을 해서 생계를 유지합니다.

[앵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가려면 멕시코를 통과해야 하는데, 중남미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니까, 멕시코 상황도 여의치 않겠어요.

[답변]

트럼프 정부 시절 제 3국에서 망명신청을 하고 미국국경에서 망명 심사를 기다리도록 하는 ‘안전한 제 3국’정책이 도입됐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수를 통제하기 위해 더욱 강화된 국경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모바일앱을 통해서 국경 당국에 망명계획을 신청하거나 미국 밖에서 망명을 신청하고 국경에서 입국심사를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들은 멕시코 국경도시에서 몇 달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더군다나 타이틀 42의 종료에 맞춰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국경의 대피소는 수용인원을 초과했습니다.

하루에 200명 정도 입국할 수 있는데 현재 수천 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화재로 3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갈취, 납취, 폭행 등 범죄에 노출돼 있고 멕시코 경찰과 이민자 간 충돌도 있습니다.

[앵커]

네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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