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대구미술관 위상 끝없는 추락…개선 방안은?

입력 2023.05.23 (10:18) 수정 2023.05.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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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한때 국내를 넘어 세계화를 꿈꿨던 대구미술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문을 연 지 2년 밖에 안 된 대구미술관은 한국은 물론 외국 미술계에서도 주목을 받던 미술관이었습니다.

유료 전시회였던 '쿠사마 야요이'전이 넉 달 만에 33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대박을 기록했죠.

덕분에 대구미술관은 10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거두면서 인지도 상승과 흥행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그 후로도 쟝 샤오강 등 세계적 거장의 전시회에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 김환기 화백의 전시 등을 통해 '도대체 대구미술관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느냐?'는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대구의 미술계는 사실, 이쾌대, 이인성 등 근대 미술의 거목을 성장시킨 지역으로서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등 국난 속에서도 예술로써 시대 정신을 결집하고, 예술로써 울분과 한을 치유하며 이를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지역이 바로 대구입니다.

그러던 대구미술관이 10년이 지난 지금, '위작'을 보유한 미술관, 장기간 수장이 없는 미술관으로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은 지금까지 모두 석 점입니다.

김진만의 '매화'가 위작으로 판정 받은 데 이어, 대구시 특정감사에서 이복의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 서동균의 '사군자'가 추가 위작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미술계에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겼습니다.

위작으로 판정된 3개의 작품은 2017년 2명의 개인소장자에게 구입한 것들입니다.

당시 매입가격은 700만 원에서 최고 1,500만원까지 모두 3천 2백만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액은 비교적 크지 않지만 위작 논란은 대구미술관의 위상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대구시는 규정에 따라 계약을 취소하고 구입 대금 환수 조치를 한 후 매도자의 고의 여부에 따라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이와 별도로 대구미술관의 작품 수집 과정 전반에 대한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습니다.

작품 구입 과정에서 심의를 통한 진위 여부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고, 개인 소장자가 작성한 '보증서'만 제출받는 등 제대로 된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에 따라 가칭 '진품감정위원회'를 구성해, 대구미술관이 소장한 모든 작품 가운데 소장 이력이 명확하지 않고 진위 확인이 안 되는 작품을 골라 감정에 나설 계획입니다.

복수의 전문 기관에 감정을 의뢰해 꼼꼼히 위작을 걸러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내부 검토 결과 구입작품 66점과 기증작품 74점 등 140점 정도가 여기에 해당해 추가 위작 판정도 나올 수 있습니다. .

부적격 미술관장 선임 논란도 이와 맥락이 비슷합니다.

최은주 전 대구미술관장이 지난 3월 재신임 3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 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장 채용시험에 공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책임감 결여 논란이 일었죠.

안규식 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이 후임 관장으로 내정됐지만 부적절한 징계 이력이 드러나 임용이 취소되면서 대구미술관장은 석 달째 공석입니다.

지금까지 개관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대구미술관의 현 주소를 보셨는데요.

고대, 근대, 현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나 미술품 위작 논란은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세금으로 작품을 구입하고 양질의 작품을 선보여야 하는 '시립'미술관은 위작을 걸러내는 전문성 또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대구미술관장이라는 자리 역시 단순히 미술관의 수장이 아니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미술계의 품격과 위상을 책임지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쇼맥 뉴스 곽근아입니다.

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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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5-23 10: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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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한때 국내를 넘어 세계화를 꿈꿨던 대구미술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문을 연 지 2년 밖에 안 된 대구미술관은 한국은 물론 외국 미술계에서도 주목을 받던 미술관이었습니다.

유료 전시회였던 '쿠사마 야요이'전이 넉 달 만에 33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대박을 기록했죠.

덕분에 대구미술관은 10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거두면서 인지도 상승과 흥행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그 후로도 쟝 샤오강 등 세계적 거장의 전시회에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 김환기 화백의 전시 등을 통해 '도대체 대구미술관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느냐?'는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대구의 미술계는 사실, 이쾌대, 이인성 등 근대 미술의 거목을 성장시킨 지역으로서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등 국난 속에서도 예술로써 시대 정신을 결집하고, 예술로써 울분과 한을 치유하며 이를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지역이 바로 대구입니다.

그러던 대구미술관이 10년이 지난 지금, '위작'을 보유한 미술관, 장기간 수장이 없는 미술관으로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은 지금까지 모두 석 점입니다.

김진만의 '매화'가 위작으로 판정 받은 데 이어, 대구시 특정감사에서 이복의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 서동균의 '사군자'가 추가 위작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미술계에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겼습니다.

위작으로 판정된 3개의 작품은 2017년 2명의 개인소장자에게 구입한 것들입니다.

당시 매입가격은 700만 원에서 최고 1,500만원까지 모두 3천 2백만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액은 비교적 크지 않지만 위작 논란은 대구미술관의 위상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대구시는 규정에 따라 계약을 취소하고 구입 대금 환수 조치를 한 후 매도자의 고의 여부에 따라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이와 별도로 대구미술관의 작품 수집 과정 전반에 대한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습니다.

작품 구입 과정에서 심의를 통한 진위 여부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고, 개인 소장자가 작성한 '보증서'만 제출받는 등 제대로 된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에 따라 가칭 '진품감정위원회'를 구성해, 대구미술관이 소장한 모든 작품 가운데 소장 이력이 명확하지 않고 진위 확인이 안 되는 작품을 골라 감정에 나설 계획입니다.

복수의 전문 기관에 감정을 의뢰해 꼼꼼히 위작을 걸러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내부 검토 결과 구입작품 66점과 기증작품 74점 등 140점 정도가 여기에 해당해 추가 위작 판정도 나올 수 있습니다. .

부적격 미술관장 선임 논란도 이와 맥락이 비슷합니다.

최은주 전 대구미술관장이 지난 3월 재신임 3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 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장 채용시험에 공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책임감 결여 논란이 일었죠.

안규식 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이 후임 관장으로 내정됐지만 부적절한 징계 이력이 드러나 임용이 취소되면서 대구미술관장은 석 달째 공석입니다.

지금까지 개관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대구미술관의 현 주소를 보셨는데요.

고대, 근대, 현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나 미술품 위작 논란은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세금으로 작품을 구입하고 양질의 작품을 선보여야 하는 '시립'미술관은 위작을 걸러내는 전문성 또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대구미술관장이라는 자리 역시 단순히 미술관의 수장이 아니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미술계의 품격과 위상을 책임지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쇼맥 뉴스 곽근아입니다.

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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