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앞둔 전국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진료예약 ‘추첨’ 논란

[앵커]

국내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대전에 만들어져 내일 첫 진료를 시작합니다.

장애아동을 둔 전국의 부모들이 진료 예약에 몰렸는데, 병원 측이 추첨으로 병실을 배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6일 첫 진료를 앞둔 국내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입니다.

낮 시간대만 입원해 집중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이 핵심입니다.

불과 2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사전 예약 공지가 뜨자마자 순식간에 수백 명이 몰렸습니다.

전산 예약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화 예약을 받았기 때문인데, 병원 측이 내놓은 해법은 뜻밖에도 무작위 추첨이었습니다.

수년간 병원 설립을 기다려온 장애아동 가족들은 병원 측의 무성의한 대책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 "추첨을 통해서 해결한다?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이 운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렵고요."]

비슷한 재활치료 과정을 운영하는 대형병원들은 통상 의사가 경중을 판단한 뒤 예약 순서에 따라 병상을 배정하며, 추첨한 전례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내부에서조차 진료체계는커녕 의료진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원을 서두르다 벌어진 일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직원/음성변조 : "(진료가) 많이 미뤄지고 혼란을 야기할까봐 낮 병동에 먼저 들어가게 추첨제로 바꿔놓고 추첨이 된 환자들이 진료를 보게 되는, 거꾸로 가는 시스템…."]

병원 측은 한번 진료 대상자로 선정되면 최소 5개월 정도 장기치료가 진행되는데 선착순보다 추첨이 다수를 상대로 한 공정한 방식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