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거래에 자녀 회사 끼워넣기…‘강남부자보험’ 탈세도

입력 2023.05.31 (18:22) 수정 2023.05.3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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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금을 피하려 국내 재산이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린, 역외탈세 혐의자 50여 명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출 거래를 조작해 해외 부동산을 사거나, 고배당 해외 보험을 이용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려 한 법인 대표가 적발됐습니다.

장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치민의 한 고급 아파트입니다.

전용 수영장까지 갖춰 월 임대료가 2천 달러에 육박합니다.

국세청이 적발한 무역업자는 이런 해외 고급 아파트와 주택 27채를 사 임대 소득을 올렸습니다.

홍콩에 자녀 명의의 유령회사,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뒤 수출 물량과 대금을 이 회사에 몰아줘 부동산 매입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임대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수출 물량을 넘겨주거나 현지 법인에 저가로 수출하는 경우입니다."]

연 7%의 배당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강남부자보험' 광고입니다.

한 투자회사 대표는 자녀 명의로 이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 20억 원을 대신 내줬습니다.

일종의 '꼼수 증여'인데, 보험에서 나오는 배당 수익도 해외 계좌에 숨겼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자회사 쪼개기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세계적 플랫폼 기업, 국내 시장 철수를 앞두고 해외 본사의 제품을 일부러 비싸게 사들여 손실을 자처한 외국 법인 국내 자회사도 적발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역외 탈세 혐의자 52명의 탈루액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세무조사를 거쳐 구체적 추징 금액은 확정될 예정입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전통적 유형의 탈세는 줄어들었지만, 법적 형식은 정상처럼 보이나 경제적 실질은 탈세인 양상으로 그 수법이 진화했습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과 과세당국 국제 공조를 통해 매년 2백 건 안팎의 역외 탈세 세무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건당 부과 세액은 68억 원으로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7배 수준이고, 매년 늘어나는 추셉니다.

최근 3년 동안 추징한 전체 세금도 4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화면제공:국세청/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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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거래에 자녀 회사 끼워넣기…‘강남부자보험’ 탈세도
    • 입력 2023-05-31 18:22:39
    • 수정2023-05-31 22: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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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금을 피하려 국내 재산이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린, 역외탈세 혐의자 50여 명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출 거래를 조작해 해외 부동산을 사거나, 고배당 해외 보험을 이용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려 한 법인 대표가 적발됐습니다.

장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치민의 한 고급 아파트입니다.

전용 수영장까지 갖춰 월 임대료가 2천 달러에 육박합니다.

국세청이 적발한 무역업자는 이런 해외 고급 아파트와 주택 27채를 사 임대 소득을 올렸습니다.

홍콩에 자녀 명의의 유령회사,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뒤 수출 물량과 대금을 이 회사에 몰아줘 부동산 매입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임대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수출 물량을 넘겨주거나 현지 법인에 저가로 수출하는 경우입니다."]

연 7%의 배당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강남부자보험' 광고입니다.

한 투자회사 대표는 자녀 명의로 이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 20억 원을 대신 내줬습니다.

일종의 '꼼수 증여'인데, 보험에서 나오는 배당 수익도 해외 계좌에 숨겼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자회사 쪼개기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세계적 플랫폼 기업, 국내 시장 철수를 앞두고 해외 본사의 제품을 일부러 비싸게 사들여 손실을 자처한 외국 법인 국내 자회사도 적발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역외 탈세 혐의자 52명의 탈루액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세무조사를 거쳐 구체적 추징 금액은 확정될 예정입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전통적 유형의 탈세는 줄어들었지만, 법적 형식은 정상처럼 보이나 경제적 실질은 탈세인 양상으로 그 수법이 진화했습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과 과세당국 국제 공조를 통해 매년 2백 건 안팎의 역외 탈세 세무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건당 부과 세액은 68억 원으로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7배 수준이고, 매년 늘어나는 추셉니다.

최근 3년 동안 추징한 전체 세금도 4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화면제공:국세청/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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