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내돈내산”…‘연관검색어 조작’ 무더기 기소

입력 2023.05.31 (19:25) 수정 2023.05.3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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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털 사이트에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라는 게 같이 뜨죠.

이런 '연관 검색어'를 조작해 준 대가로 2백억 원을 번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내돈내산'이란 말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자, 화면 오른쪽에 자동으로 연관 검색어가 뜹니다.

이용자가 쉽게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이런 기능을 불법으로 조작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반복 작업 프로그램, 매크로를 쓴 겁니다.

검색어와 업체명을 자동 프로그램으로 수백번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업체명이 함께 노출된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이 과정에 노트북 20여 대와 핸드폰 160여 대가 동원됐습니다.

또 가상 사설망으로 IP 주소를 변조하거나, 돈을 주고 산 타인의 계정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포털의 감시망도 피했습니다.

블로그 광고글 노출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이 쓰였습니다.

실제 범행에 사용된 매크로입니다.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광고글이 뜨도록 했는데요.

접속과 스크랩 횟수, 댓글 수까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작의 대가로, 적게는 5억 원에서 많게는 90억 원까지 6개 광고대행사가 210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희찬/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 : "광고성 블로그글이 네이버 첫 화면에 노출되는 등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매출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광고대행업체 관계자와 매크로 제작자 등 35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오늘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광고를 맡긴 화장품 업체와 병원 관계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등을 임의로 조작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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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믿을 “내돈내산”…‘연관검색어 조작’ 무더기 기소
    • 입력 2023-05-31 19:25:43
    • 수정2023-05-31 19:33:24
    뉴스 7
[앵커]

포털 사이트에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라는 게 같이 뜨죠.

이런 '연관 검색어'를 조작해 준 대가로 2백억 원을 번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내돈내산'이란 말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자, 화면 오른쪽에 자동으로 연관 검색어가 뜹니다.

이용자가 쉽게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이런 기능을 불법으로 조작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반복 작업 프로그램, 매크로를 쓴 겁니다.

검색어와 업체명을 자동 프로그램으로 수백번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업체명이 함께 노출된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이 과정에 노트북 20여 대와 핸드폰 160여 대가 동원됐습니다.

또 가상 사설망으로 IP 주소를 변조하거나, 돈을 주고 산 타인의 계정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포털의 감시망도 피했습니다.

블로그 광고글 노출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이 쓰였습니다.

실제 범행에 사용된 매크로입니다.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광고글이 뜨도록 했는데요.

접속과 스크랩 횟수, 댓글 수까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작의 대가로, 적게는 5억 원에서 많게는 90억 원까지 6개 광고대행사가 210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희찬/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 : "광고성 블로그글이 네이버 첫 화면에 노출되는 등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매출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광고대행업체 관계자와 매크로 제작자 등 35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오늘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광고를 맡긴 화장품 업체와 병원 관계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등을 임의로 조작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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