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고한 날에도…농작물 절도 기승

입력 2023.06.01 (19:29) 수정 2023.06.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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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땀 흘려 키운 농작물을 도둑맞은 농민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예산에서는 한 멜론농장에 사흘 연속 도둑이 드는 등 수확 철을 맞아 농작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검거율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길을 가던 여성이 비닐 하우스 안쪽을 살피더니 그대로 내부에 들어갑니다.

잠시 뒤 멜론을 들고 나온 여성, 비닐하우스 앞에 찍힌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 여성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연속 한 남성과 함께 비닐 하우스에 드나들며 멜론 8개를 훔쳤습니다.

농장주가 피해를 호소하는 푯말을 달고 경찰에 신고도 했는데, 그날 저녁, 같은 사람들에게 세 번째 피해를 봤습니다.

[신진섭/피해 농민 :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지… '(직접) 잠복을 해서 잡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전동스쿠터를 탄 남성이 길가에 멈추더니, 마늘을 싣고 이내 자리를 뜹니다.

수확기를 맞아 도로에 내놓은 마늘 20kg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경찰이 주변 CCTV를 사흘 동안 분석해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마늘 절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 자율 방범대가 매일 밤 마늘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농·축산물 절도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모두 4천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피해액만 4백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농촌 특성상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검거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농·축산물 절도 검거율은 전체 피해 건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정희철/충남경찰청 생활안전계장 : "농산물 보관 창고 등 (범죄) 취약 장소에 이동형 CCTV 설치를 확대하고, 범죄 예측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서 위험 지역에 대한 탄력 순찰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애써 키운 농산물을 노리는 얌체 도둑들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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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에 신고한 날에도…농작물 절도 기승
    • 입력 2023-06-01 19:29:16
    • 수정2023-06-01 19:54:32
    뉴스7(대전)
[앵커]

땀 흘려 키운 농작물을 도둑맞은 농민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예산에서는 한 멜론농장에 사흘 연속 도둑이 드는 등 수확 철을 맞아 농작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검거율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길을 가던 여성이 비닐 하우스 안쪽을 살피더니 그대로 내부에 들어갑니다.

잠시 뒤 멜론을 들고 나온 여성, 비닐하우스 앞에 찍힌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 여성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연속 한 남성과 함께 비닐 하우스에 드나들며 멜론 8개를 훔쳤습니다.

농장주가 피해를 호소하는 푯말을 달고 경찰에 신고도 했는데, 그날 저녁, 같은 사람들에게 세 번째 피해를 봤습니다.

[신진섭/피해 농민 :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지… '(직접) 잠복을 해서 잡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전동스쿠터를 탄 남성이 길가에 멈추더니, 마늘을 싣고 이내 자리를 뜹니다.

수확기를 맞아 도로에 내놓은 마늘 20kg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경찰이 주변 CCTV를 사흘 동안 분석해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마늘 절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 자율 방범대가 매일 밤 마늘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농·축산물 절도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모두 4천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피해액만 4백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농촌 특성상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검거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농·축산물 절도 검거율은 전체 피해 건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정희철/충남경찰청 생활안전계장 : "농산물 보관 창고 등 (범죄) 취약 장소에 이동형 CCTV 설치를 확대하고, 범죄 예측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서 위험 지역에 대한 탄력 순찰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애써 키운 농산물을 노리는 얌체 도둑들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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