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밀린 양육비”…‘배드파더’ 첫 수사 결론은 기소유예

입력 2023.06.01 (21:26) 수정 2023.06.0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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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혼 한 뒤 자녀의 양육비를 나몰라라 하는 아빠를 이른바 '배드 파더'라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해진 이후, 첫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론이 나왔는데, '기소유예' 처분이었습니다.

수사를 한다니까 13년 간 밀린 양육비를 모두 내놓은 게 근거가 됐습니다.

정해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혼한 뒤, 두 자녀를 홀로 키운 송 모 씨.

전 남편이 양육비를 준다는 약속을 13년 째 지키지 않아 모든 양육 책임은 오롯이 송 씨 몫이었습니다.

[송OO : "(친부가) 자기 몫을 안했기 때문에 내가 그 두 몫을 하려고...만원, 천원이라도 아껴서 애들한테 해주려고 옷 하나 만원 초과해서 입어본 적이 없어요."]

못 받은 양육비는 1억 천만 원, 전 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만도 열다섯 번입니다.

유치장 등에 가두라는 '감치 명령'까지 받아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송OO : "온갖 민사, 가사 모든 소송을 해도 못받으니 형사 밖에, 형사 밖에 답이 없는 거예요..."]

2021년 7월, 감치 결정 후 1년 넘게 양육비를 안 주면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 시행됐단 소식에 송 씨는 지난해 전 남편을 형사 고소했습니다.

새로운 법에 따른 첫 사건이었는데, 검찰 결론은 기소유예였습니다.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겁니다.

사유는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것.

전 남편은 검찰 결정을 앞두고 지난달, 13년 간 주지 않은 양육비를 모두 내놨습니다.

[민승현/피해자 측 변호인 : "양육비 이행이 막바지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형사처벌 조항이 과연 효과가 있었겠느냐라는 의문을 잠재우고..."]

양육비는 받아냈지만.. 송 씨는 어린 아이들을 제때, 충분히 보살펴 주지 못한 과거는 보상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송OO/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양육비는 받았지만 이거는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우리 상처는... 이미 이루어진 학대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양육비 이행법 위반 혐의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관계 기관이 파악한 것만 12건, 검찰이 2년 만에 내놓은 이번 사건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안민식/영상편집:이재연/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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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밀린 양육비”…‘배드파더’ 첫 수사 결론은 기소유예
    • 입력 2023-06-01 21:26:06
    • 수정2023-06-01 22: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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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혼 한 뒤 자녀의 양육비를 나몰라라 하는 아빠를 이른바 '배드 파더'라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해진 이후, 첫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론이 나왔는데, '기소유예' 처분이었습니다.

수사를 한다니까 13년 간 밀린 양육비를 모두 내놓은 게 근거가 됐습니다.

정해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혼한 뒤, 두 자녀를 홀로 키운 송 모 씨.

전 남편이 양육비를 준다는 약속을 13년 째 지키지 않아 모든 양육 책임은 오롯이 송 씨 몫이었습니다.

[송OO : "(친부가) 자기 몫을 안했기 때문에 내가 그 두 몫을 하려고...만원, 천원이라도 아껴서 애들한테 해주려고 옷 하나 만원 초과해서 입어본 적이 없어요."]

못 받은 양육비는 1억 천만 원, 전 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만도 열다섯 번입니다.

유치장 등에 가두라는 '감치 명령'까지 받아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송OO : "온갖 민사, 가사 모든 소송을 해도 못받으니 형사 밖에, 형사 밖에 답이 없는 거예요..."]

2021년 7월, 감치 결정 후 1년 넘게 양육비를 안 주면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 시행됐단 소식에 송 씨는 지난해 전 남편을 형사 고소했습니다.

새로운 법에 따른 첫 사건이었는데, 검찰 결론은 기소유예였습니다.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겁니다.

사유는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것.

전 남편은 검찰 결정을 앞두고 지난달, 13년 간 주지 않은 양육비를 모두 내놨습니다.

[민승현/피해자 측 변호인 : "양육비 이행이 막바지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형사처벌 조항이 과연 효과가 있었겠느냐라는 의문을 잠재우고..."]

양육비는 받아냈지만.. 송 씨는 어린 아이들을 제때, 충분히 보살펴 주지 못한 과거는 보상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송OO/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양육비는 받았지만 이거는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우리 상처는... 이미 이루어진 학대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양육비 이행법 위반 혐의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관계 기관이 파악한 것만 12건, 검찰이 2년 만에 내놓은 이번 사건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안민식/영상편집:이재연/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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