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선관위-감사원 또 충돌…“감사 안 받아”

입력 2023.06.02 (12:41) 수정 2023.06.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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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관위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하겠다 나서자,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는데요.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이 사안의 쟁점 짚어 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10일, 한 언론 보도가 시작이었습니다.

선관위 고위 간부들이 자녀를 경력 채용하면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죠.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의 자녀들이 의혹의 대상이었는데요.

의혹 제기는 이들만이 아니었습니다.

신우용 제주도 선관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경남 선관위 총무과장 등 지역 간부들, 김세환 전 사무총장과 전직 세종시 선관위 상임위원, 그리고 전직 간부들까지,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습니다.

선관위는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이 의혹에 연루된 간부들은 11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면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적이해관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아빠 동료'였던 채용 면접관들에게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기도 하고, 채용 이후 초고속 승진 사례도 포착됐습니다.

[박찬진/선관위 사무총장/지난달 16일 : "절차와 규정에 따라서 왔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그런 오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요."]

의혹이 점점 더 불거지자 일부 해당 간부들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습니다.

["(아빠 찬스?) 아닙니다. (책임을 지는 것은 사퇴를 포함하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결국,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습니다.

[노태악/중앙선거관리위원장/지난달 30일 : "국민께 심려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하고 위원회의 입장을 내일 밝히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지난달 말, 선관위는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무총장·차장 등 4명을 수사 의뢰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기로 했죠.

또 사무총장직은 앞으로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채용이라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의혹에 정치권에선 선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노 위원장은 사퇴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이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감사원은 "선관위 자체 조사에도 국민적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 선관위 직무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의 감사, 선관위는 기관의 독립성을 이유로 완강히 거부합니다.

양측 다 법을 들이밀고 맞서는데요.

감사원은 "감사원법 상 직무감찰 제외 공무원에 선관위는 포함되지 않는다" 했고,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 상 선관위 인사 감사는 선관위가 직접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런 충돌,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선관위는 비슷한 논리로 감사원 감찰을 거부한 바 있었죠.

감사원은 "2019년 선관위를 정기감사 할 때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 훼손을 지적한 적 있다"며 선례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는 통상 3년마다 하는 감사원 회계검사에서 파생된 지적일 뿐, 직무감찰을 받은 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헌법기관이 감사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인데, 국민권익위까지 나서 독자적으로 선관위 직원을 전수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승윤/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선거관리위원회는 독립성을 이유로 법령에 규정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여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선관위는 권익위 조사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국회에서도 국정조사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선관위는 비공개 회의 등 대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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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6-02 13:00:06
    뉴스 12
[앵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관위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하겠다 나서자,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는데요.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이 사안의 쟁점 짚어 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10일, 한 언론 보도가 시작이었습니다.

선관위 고위 간부들이 자녀를 경력 채용하면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죠.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의 자녀들이 의혹의 대상이었는데요.

의혹 제기는 이들만이 아니었습니다.

신우용 제주도 선관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경남 선관위 총무과장 등 지역 간부들, 김세환 전 사무총장과 전직 세종시 선관위 상임위원, 그리고 전직 간부들까지,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습니다.

선관위는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이 의혹에 연루된 간부들은 11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면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적이해관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아빠 동료'였던 채용 면접관들에게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기도 하고, 채용 이후 초고속 승진 사례도 포착됐습니다.

[박찬진/선관위 사무총장/지난달 16일 : "절차와 규정에 따라서 왔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그런 오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요."]

의혹이 점점 더 불거지자 일부 해당 간부들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습니다.

["(아빠 찬스?) 아닙니다. (책임을 지는 것은 사퇴를 포함하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결국,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습니다.

[노태악/중앙선거관리위원장/지난달 30일 : "국민께 심려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하고 위원회의 입장을 내일 밝히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지난달 말, 선관위는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무총장·차장 등 4명을 수사 의뢰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기로 했죠.

또 사무총장직은 앞으로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채용이라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의혹에 정치권에선 선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노 위원장은 사퇴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이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감사원은 "선관위 자체 조사에도 국민적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 선관위 직무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의 감사, 선관위는 기관의 독립성을 이유로 완강히 거부합니다.

양측 다 법을 들이밀고 맞서는데요.

감사원은 "감사원법 상 직무감찰 제외 공무원에 선관위는 포함되지 않는다" 했고,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 상 선관위 인사 감사는 선관위가 직접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런 충돌,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선관위는 비슷한 논리로 감사원 감찰을 거부한 바 있었죠.

감사원은 "2019년 선관위를 정기감사 할 때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 훼손을 지적한 적 있다"며 선례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는 통상 3년마다 하는 감사원 회계검사에서 파생된 지적일 뿐, 직무감찰을 받은 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헌법기관이 감사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인데, 국민권익위까지 나서 독자적으로 선관위 직원을 전수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승윤/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선거관리위원회는 독립성을 이유로 법령에 규정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여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선관위는 권익위 조사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국회에서도 국정조사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선관위는 비공개 회의 등 대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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