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34주년’ 홍콩서 무슨 일이?…‘기억 지우기’ 현재 진행형

입력 2023.06.04 (21:23) 수정 2023.06.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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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중국 당국이 무력으로 진압한 천안문 사태, 오늘(4일)로 정확히 34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흔적을 지우려는 중국 정부의 통제는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물론 홍콩에서도 '천안문'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경찰에 둘러싸인 한 남성이 홍콩 거리 한복판에서 연신 구호를 외칩니다.

[산무 찬/예술가 : "홍콩인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홍콩인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매년 6월 4일 천안문 민주화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며 행위 예술을 해온 산무 찬 씨가 공공장소에서 선동적 행위를 한 혐의로 연행되는 순간입니다.

빅토리아 공원에서 24시간 단식을 하려던 한 단체 회원과 민주활동가 등도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빅토리아 공원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1년 동안 매년 6월 4일이면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홍콩 경찰은 2020년엔 집회를 불허했고 2021년부터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공원을 아예 봉쇄했습니다.

올해는 홍콩 내 친중 단체들이 3일부터 5일까지 쇼핑 축제를 하겠다며 장소를 선점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제 '천안문'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일 : "1980년대 말에 발생한 그 '정치적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10월 현수막 시위가 벌어졌던 쓰퉁차오의 도로 표지판도 최근엔 사라졌습니다.

지도 앱에서 검색도 되지 않습니다.

한 남성이 시진핑 주석을 정면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곳인데, 천안문처럼 민주화 성지로 여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당국이 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인들의 기억에서 6월 4일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지우기 위한 중국의 작업은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영상편집:박철식/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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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문 34주년’ 홍콩서 무슨 일이?…‘기억 지우기’ 현재 진행형
    • 입력 2023-06-04 21:23:41
    • 수정2023-06-05 08:19:15
    뉴스 9
[앵커]

중국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중국 당국이 무력으로 진압한 천안문 사태, 오늘(4일)로 정확히 34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흔적을 지우려는 중국 정부의 통제는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물론 홍콩에서도 '천안문'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경찰에 둘러싸인 한 남성이 홍콩 거리 한복판에서 연신 구호를 외칩니다.

[산무 찬/예술가 : "홍콩인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홍콩인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매년 6월 4일 천안문 민주화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며 행위 예술을 해온 산무 찬 씨가 공공장소에서 선동적 행위를 한 혐의로 연행되는 순간입니다.

빅토리아 공원에서 24시간 단식을 하려던 한 단체 회원과 민주활동가 등도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빅토리아 공원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1년 동안 매년 6월 4일이면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홍콩 경찰은 2020년엔 집회를 불허했고 2021년부터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공원을 아예 봉쇄했습니다.

올해는 홍콩 내 친중 단체들이 3일부터 5일까지 쇼핑 축제를 하겠다며 장소를 선점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제 '천안문'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일 : "1980년대 말에 발생한 그 '정치적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10월 현수막 시위가 벌어졌던 쓰퉁차오의 도로 표지판도 최근엔 사라졌습니다.

지도 앱에서 검색도 되지 않습니다.

한 남성이 시진핑 주석을 정면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곳인데, 천안문처럼 민주화 성지로 여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당국이 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인들의 기억에서 6월 4일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지우기 위한 중국의 작업은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영상편집:박철식/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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