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관광 그만 와”…인원 제한하고 숙소 없애고

입력 2023.06.07 (10:51) 수정 2023.06.07 (13: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Loading the player...
[앵커]

올여름 휴가는 몇 년 만에 해외로 떠나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전 세계 관광 산업이 무너진다고 걱정이었는데, 최근엔 오히려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라고 합니다.

관광객을 줄이려고 인원 수도 제한하고 숙소도 줄이는 나라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실시간으로 관광객 수를 세면서 관리하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유럽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입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일 정도로 아름다운 데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가 되면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곳인데요.

관광객이 몰리면서 쓰레기는 넘치고, 상수도나 교통 같은 도시 인프라 질이 크게 떨어지자 결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 코스 중에 하나가 유람선을 타고 해안 성벽을 도는 건데, 이제는 하루에 4천 명까지만 유람선을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관광객이 몇 명인지 세기도 합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관광청장 : "제가 지금 확인해 보니 30분 전 기준으로 관광객 수는 4,026명입니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죠."]

[앵커]

크로아티아의 바다 건너편 이탈리아도 관광객이 너무 넘쳐서 여행용 숙소를 규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이탈리아 대표적인 관광도시죠,

피렌체 당국이 역사지구 안에서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했습니다.

이미 단기 임대 주택으로 쓰이고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신규 등록은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피렌체뿐 아니라 이탈리아 정부 차원에서도 관광객용 숙소를 규제하기 시작했는데요.

휴가철 관광객에게 주택을 불법으로 빌려주는 집주인에게 우리 돈 약 7백만 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역시 관광객이 너무 많아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뉴욕시도 올 여름 휴가철에 맞춰 비슷한 규제를 시행하는데요.

바로 '숙박공유규제법'입니다.

다음 달부터 뉴욕시 주민이 자기 집 전체를 30일 이내로 단기 임대할 경우, 자신의 개인정보와 임대 수익, 계좌 정보 등을 의무적으로 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를 근거로 관광세, 판매세 등을 걷기 위해섭니다.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최대 약 66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앵커]

두 나라 모두 벌금이 꽤 센데요.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규제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관광객 숙소 때문에 현지인들이 살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관광객 숙소가 돈이 되니까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단기 임대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작 거주민들이 살 수 있는 장기 임대 주택이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집주인은 돈을 더 벌지만, 세입자들은 주거 환경도 나빠지고 저렴한 거주지는 점점 사라지는 거죠.

지난 1월 기준 뉴욕에서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는 3만 8천 개가 넘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도 단기 숙소만 너무 많아져서, 장기 임대 주택에 살려면 급여의 70%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입니다.

피렌체 당국은 관광객용 숙소 대신 거주민을 상대로 장기 임대를 놓는 집주인에겐 3년 동안 재산세를 받지 않겠다는 당근책까지 내놨습니다.

[앵커]

취지는 이해가 되는데...

하지만 집은 사유 재산인데, 단기 임대로 돈을 벌던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것 같아요.

[기자]

뉴욕타임스는 에어비앤비 호스트 3명이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숙박공유규제법이 너무 엄격해서, 거의 모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영업 못 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

[뉴욕 단기 임대 집주인 : "저는 단기 임대로 버는 돈으로 청구서도 내고, 제 사업에 투자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에어비앤비' 본사도 이 법이 과도하게 제한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요.

사실 뉴욕과 에어비앤비의 법적 다툼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안 그래도 거주비가 비싼 뉴욕에서 불법 에어비앤비를 단속하려는 시 당국과 가장 큰 시장을 뺏길 수 없는 에어비앤비가 종종 갈등해 왔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도 에어비앤비는 뉴욕시의 단기 임대 규제가 너무 과하다며 소송을 냈었는데, 2년 동안 싸운 끝에 에어비앤비가 임대인 정보를 더 많이 뉴욕시에 공유하는 대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관광 그만 와”…인원 제한하고 숙소 없애고
    • 입력 2023-06-07 10:51:44
    • 수정2023-06-07 13:19:10
    지구촌뉴스
[앵커]

올여름 휴가는 몇 년 만에 해외로 떠나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전 세계 관광 산업이 무너진다고 걱정이었는데, 최근엔 오히려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라고 합니다.

관광객을 줄이려고 인원 수도 제한하고 숙소도 줄이는 나라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실시간으로 관광객 수를 세면서 관리하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유럽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입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일 정도로 아름다운 데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가 되면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곳인데요.

관광객이 몰리면서 쓰레기는 넘치고, 상수도나 교통 같은 도시 인프라 질이 크게 떨어지자 결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 코스 중에 하나가 유람선을 타고 해안 성벽을 도는 건데, 이제는 하루에 4천 명까지만 유람선을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관광객이 몇 명인지 세기도 합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관광청장 : "제가 지금 확인해 보니 30분 전 기준으로 관광객 수는 4,026명입니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죠."]

[앵커]

크로아티아의 바다 건너편 이탈리아도 관광객이 너무 넘쳐서 여행용 숙소를 규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이탈리아 대표적인 관광도시죠,

피렌체 당국이 역사지구 안에서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했습니다.

이미 단기 임대 주택으로 쓰이고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신규 등록은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피렌체뿐 아니라 이탈리아 정부 차원에서도 관광객용 숙소를 규제하기 시작했는데요.

휴가철 관광객에게 주택을 불법으로 빌려주는 집주인에게 우리 돈 약 7백만 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역시 관광객이 너무 많아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뉴욕시도 올 여름 휴가철에 맞춰 비슷한 규제를 시행하는데요.

바로 '숙박공유규제법'입니다.

다음 달부터 뉴욕시 주민이 자기 집 전체를 30일 이내로 단기 임대할 경우, 자신의 개인정보와 임대 수익, 계좌 정보 등을 의무적으로 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를 근거로 관광세, 판매세 등을 걷기 위해섭니다.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최대 약 66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앵커]

두 나라 모두 벌금이 꽤 센데요.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규제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관광객 숙소 때문에 현지인들이 살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관광객 숙소가 돈이 되니까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단기 임대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작 거주민들이 살 수 있는 장기 임대 주택이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집주인은 돈을 더 벌지만, 세입자들은 주거 환경도 나빠지고 저렴한 거주지는 점점 사라지는 거죠.

지난 1월 기준 뉴욕에서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는 3만 8천 개가 넘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도 단기 숙소만 너무 많아져서, 장기 임대 주택에 살려면 급여의 70%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입니다.

피렌체 당국은 관광객용 숙소 대신 거주민을 상대로 장기 임대를 놓는 집주인에겐 3년 동안 재산세를 받지 않겠다는 당근책까지 내놨습니다.

[앵커]

취지는 이해가 되는데...

하지만 집은 사유 재산인데, 단기 임대로 돈을 벌던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것 같아요.

[기자]

뉴욕타임스는 에어비앤비 호스트 3명이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숙박공유규제법이 너무 엄격해서, 거의 모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영업 못 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

[뉴욕 단기 임대 집주인 : "저는 단기 임대로 버는 돈으로 청구서도 내고, 제 사업에 투자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에어비앤비' 본사도 이 법이 과도하게 제한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요.

사실 뉴욕과 에어비앤비의 법적 다툼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안 그래도 거주비가 비싼 뉴욕에서 불법 에어비앤비를 단속하려는 시 당국과 가장 큰 시장을 뺏길 수 없는 에어비앤비가 종종 갈등해 왔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도 에어비앤비는 뉴욕시의 단기 임대 규제가 너무 과하다며 소송을 냈었는데, 2년 동안 싸운 끝에 에어비앤비가 임대인 정보를 더 많이 뉴욕시에 공유하는 대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