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붕괴’ 재앙 오나…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서도 책임 공방

입력 2023.06.07 (23:04) 수정 2023.06.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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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댐이 붕괴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베를린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먼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식부터 듣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댐이 붕괴되자 서로 상대방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는데 안보리에서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간단히 설명드리면 현지 시각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붕괴됐는데요.

이 지역은 러시아 점령지로 댐 역시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즉시 요청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 열렸습니다.

각국은 이번 사건을 개전 이후 가장 심각한 민간 인프라 피해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폭발로 댐이 붕괴됐다고 알려졌는데, 누구의 소행인지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 사이에 날선 발언이 오갔습니다.

들어보시죠.

[바실리 네벤자/주유엔 러시아 대사 : "6월 6일 밤, 키이우 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세르기이 키슬리차/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 "러시아는 이번 범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댐 붕괴 원인에 대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또 국제사회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댐이 파괴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고의적 사보타주(비밀파괴 공작)라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내에선 또 이전에 입었던 손상 때문에 댐이 저절로 무너졌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폭탄을 매설하고 폭파시킨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외부 포격으로 댐을 폭파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자신들이 이런 일을 경고해왔다고도 했습니다.

서방에서도 댐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로버트 우드/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 "우크라이나가 자국민에게 이런 짓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런 것들이 고려돼야 할 것입니다."]

[앵커]

피해 지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댐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나온 물이 인근 도시를 덮쳤는데요.

한때 수위가 12미터에 달했는데 이제 물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실종됐고 2만 명 가까운 주민이 집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번 붕괴로 우려됐던 것 중 하나가 인근에 있는 유럽 최대의 자포리자 원전이었는데요.

카호우카 댐에 채워지는 호숫물을 사용해 원자로와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때문입니다.

냉각수가 당장에 바닥나는 건 아니고 몇 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냉각수를 어떻게 공급할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카호우카 댐 폭발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시점과 맞물려 있단 말이에요.

이 사건이 전황에도 영향을 줄까요?

[기자]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의 작전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른데요.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등 남부로 진격하기 위해선 카호우카 댐 남쪽으로 강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댐 붕괴로 홍수가 나면서 진격 경로가 차단되는 효과가 난 겁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선택지 중 한 곳이 줄어든 셈인데요.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해당 지역에서 병력을 빼 다른 전선을 보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댐을 폭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미 모든 수단을 마련했다며 댐 붕괴가 대반격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작전 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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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댐 붕괴’ 재앙 오나…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서도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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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6-08 00: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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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댐이 붕괴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베를린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먼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식부터 듣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댐이 붕괴되자 서로 상대방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는데 안보리에서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간단히 설명드리면 현지 시각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붕괴됐는데요.

이 지역은 러시아 점령지로 댐 역시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즉시 요청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 열렸습니다.

각국은 이번 사건을 개전 이후 가장 심각한 민간 인프라 피해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폭발로 댐이 붕괴됐다고 알려졌는데, 누구의 소행인지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 사이에 날선 발언이 오갔습니다.

들어보시죠.

[바실리 네벤자/주유엔 러시아 대사 : "6월 6일 밤, 키이우 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세르기이 키슬리차/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 "러시아는 이번 범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앵커]

댐 붕괴 원인에 대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또 국제사회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댐이 파괴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고의적 사보타주(비밀파괴 공작)라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내에선 또 이전에 입었던 손상 때문에 댐이 저절로 무너졌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폭탄을 매설하고 폭파시킨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외부 포격으로 댐을 폭파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자신들이 이런 일을 경고해왔다고도 했습니다.

서방에서도 댐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로버트 우드/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 "우크라이나가 자국민에게 이런 짓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런 것들이 고려돼야 할 것입니다."]

[앵커]

피해 지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댐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나온 물이 인근 도시를 덮쳤는데요.

한때 수위가 12미터에 달했는데 이제 물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실종됐고 2만 명 가까운 주민이 집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번 붕괴로 우려됐던 것 중 하나가 인근에 있는 유럽 최대의 자포리자 원전이었는데요.

카호우카 댐에 채워지는 호숫물을 사용해 원자로와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때문입니다.

냉각수가 당장에 바닥나는 건 아니고 몇 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냉각수를 어떻게 공급할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카호우카 댐 폭발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시점과 맞물려 있단 말이에요.

이 사건이 전황에도 영향을 줄까요?

[기자]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의 작전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른데요.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등 남부로 진격하기 위해선 카호우카 댐 남쪽으로 강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댐 붕괴로 홍수가 나면서 진격 경로가 차단되는 효과가 난 겁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선택지 중 한 곳이 줄어든 셈인데요.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해당 지역에서 병력을 빼 다른 전선을 보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댐을 폭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미 모든 수단을 마련했다며 댐 붕괴가 대반격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작전 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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