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에도 그대로…“참다 참다 이사 갑니다”

입력 2023.06.08 (06:35) 수정 2023.06.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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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이 물 바다가 됐습니다.

기상청은 올해도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지난해 수해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특별재난지역들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도로 곳곳이 끊어졌던 경기도 양평군, 10개월이 지났지만 하천 주변 무너져 내린 도로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미 좁았던 왕복 2차로는 절반을 못 쓰게 돼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박용/주민 :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이 도로밖에 이용할 수 없는데, 밤에는 여기가 좀 가로등도 없고 어두운 편이기 때문에..."]

이런 도로는 이 마을에만 최소 세 곳입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강도가 높은 호우가 내릴 경우에, 제방 법면(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붕괴는 물론이거니와 지반침하로 이어져서..."]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이 지반침하로 하천에 떠내려가 숨진 경기도 광주시, 역시 1년 전 그대롭니다.

무너진 전봇대와 철근 잔해를 치우지도 못하고 임시 조치해놨습니다.

폭우로 무너진 안전펜스 대신 드럼통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고 제방은 돌로 채워진 자루들이 받치고 있습니다.

[김경덕/주민 : "이번에 비 많이 오면 그땐 누가 책임지냐고. 이사 매우 많이 갔어요. 겁나니까, 이게 너무 얕으니까."]

정비 공사 민원을 넣어봐도 빨라야 내년 6월 완료될 거란 말 뿐.

올해는 알아서 대비해야 할 상황입니다.

[경기 광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하천 정비 계획에 맞춰서 진행하다 보니까 공사 기간도 길고..."]

지난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15개 지자체 가운데 복구가 모두 끝난 곳은 서울 3개 지역에 불과합니다.

경기 지역 복구율은 50%대, 가장 낮은 경주는 20%도 채 안됩니다.

피해조사, 계획 수립, 설계, 입찰 등을 다 거치면 착공까지만 1년이라는 게 지자체들 설명입니다.

[용혜인/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환경영향평가나 사전심의, 그리고 보상협의 같은 제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제반 절차들을 정부가 검토해서 좀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보여지고요."]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주민들은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에 다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최하운/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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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명 피해에도 그대로…“참다 참다 이사 갑니다”
    • 입력 2023-06-08 06:35:33
    • 수정2023-06-08 08: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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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이 물 바다가 됐습니다.

기상청은 올해도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지난해 수해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특별재난지역들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도로 곳곳이 끊어졌던 경기도 양평군, 10개월이 지났지만 하천 주변 무너져 내린 도로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미 좁았던 왕복 2차로는 절반을 못 쓰게 돼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박용/주민 :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이 도로밖에 이용할 수 없는데, 밤에는 여기가 좀 가로등도 없고 어두운 편이기 때문에..."]

이런 도로는 이 마을에만 최소 세 곳입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강도가 높은 호우가 내릴 경우에, 제방 법면(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붕괴는 물론이거니와 지반침하로 이어져서..."]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이 지반침하로 하천에 떠내려가 숨진 경기도 광주시, 역시 1년 전 그대롭니다.

무너진 전봇대와 철근 잔해를 치우지도 못하고 임시 조치해놨습니다.

폭우로 무너진 안전펜스 대신 드럼통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고 제방은 돌로 채워진 자루들이 받치고 있습니다.

[김경덕/주민 : "이번에 비 많이 오면 그땐 누가 책임지냐고. 이사 매우 많이 갔어요. 겁나니까, 이게 너무 얕으니까."]

정비 공사 민원을 넣어봐도 빨라야 내년 6월 완료될 거란 말 뿐.

올해는 알아서 대비해야 할 상황입니다.

[경기 광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하천 정비 계획에 맞춰서 진행하다 보니까 공사 기간도 길고..."]

지난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15개 지자체 가운데 복구가 모두 끝난 곳은 서울 3개 지역에 불과합니다.

경기 지역 복구율은 50%대, 가장 낮은 경주는 20%도 채 안됩니다.

피해조사, 계획 수립, 설계, 입찰 등을 다 거치면 착공까지만 1년이라는 게 지자체들 설명입니다.

[용혜인/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환경영향평가나 사전심의, 그리고 보상협의 같은 제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제반 절차들을 정부가 검토해서 좀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보여지고요."]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주민들은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에 다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최하운/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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