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배워야 대학 간다…중국 대입 시험에 ‘어록’ 출제

입력 2023.06.08 (23:06) 수정 2023.06.0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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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오늘 이틀간 진행된 중국 대학입학 시험에서 시진핑 주석 어록이 논술 문제로 출제됐습니다.

학교 교육 과정에도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들어가 있는데요.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 사회의 현실을,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시험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교사들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응원합니다.

'가오카오'라 불리는 중국의 대입 시험에는 올해 사상 최대인 1,290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습니다.

[팡홍/수험생 학부모 : "물론 우리 애가 좋은 점수를 받기를 바라죠. 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올해 대입에선 공통 논술 문제 가운데 하나로 시진핑 주석 어록이 출제됐습니다.

과거 중국이 '인류 문명 공동체' 건설을 선도했다는 취지의 시 주석 어록 등을 바탕으로 800자 넘게 서술해야 합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꽃 한 송이가 홀로 피었다고 봄이 아니다.' 수험생들은 시진핑 총서기의 연설문 두 구절을 읽고 자신의 인식과 사고를 써야 합니다."]

상하이 등 지방 교육 당국은 이미 2년 전부터 '시진핑 사상' 관련 교재를 일선 학교에서 가르치게 했습니다.

시 주석 저술을 모은 '시진핑 저작 선독'은 대학 교재로 쓰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관영 매체가 중국 고사에 대한 시 주석의 해석과 어록을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교육합니다.

['시진핑이 좋아하는 고사' 진행자 : "우리 함께 시진핑이 좋아하는 고사를 읽고, 중국 공산당의 초심과 사명을 더 배우고 터득합시다."]

하지만 이번 대학 입시에서 시진핑 어록 문제를 접한 수험생들의 반응은 중국 관영 매체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국에선 이제 시 주석의 어록을 공부해야 대학도 잘 갈 수 있게 됐습니다.

3연임 이후,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와 사상 통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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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배워야 대학 간다…중국 대입 시험에 ‘어록’ 출제
    • 입력 2023-06-08 23:06:25
    • 수정2023-06-08 23: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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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오늘 이틀간 진행된 중국 대학입학 시험에서 시진핑 주석 어록이 논술 문제로 출제됐습니다.

학교 교육 과정에도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들어가 있는데요.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 사회의 현실을,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시험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교사들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응원합니다.

'가오카오'라 불리는 중국의 대입 시험에는 올해 사상 최대인 1,290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습니다.

[팡홍/수험생 학부모 : "물론 우리 애가 좋은 점수를 받기를 바라죠. 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올해 대입에선 공통 논술 문제 가운데 하나로 시진핑 주석 어록이 출제됐습니다.

과거 중국이 '인류 문명 공동체' 건설을 선도했다는 취지의 시 주석 어록 등을 바탕으로 800자 넘게 서술해야 합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꽃 한 송이가 홀로 피었다고 봄이 아니다.' 수험생들은 시진핑 총서기의 연설문 두 구절을 읽고 자신의 인식과 사고를 써야 합니다."]

상하이 등 지방 교육 당국은 이미 2년 전부터 '시진핑 사상' 관련 교재를 일선 학교에서 가르치게 했습니다.

시 주석 저술을 모은 '시진핑 저작 선독'은 대학 교재로 쓰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관영 매체가 중국 고사에 대한 시 주석의 해석과 어록을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교육합니다.

['시진핑이 좋아하는 고사' 진행자 : "우리 함께 시진핑이 좋아하는 고사를 읽고, 중국 공산당의 초심과 사명을 더 배우고 터득합시다."]

하지만 이번 대학 입시에서 시진핑 어록 문제를 접한 수험생들의 반응은 중국 관영 매체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국에선 이제 시 주석의 어록을 공부해야 대학도 잘 갈 수 있게 됐습니다.

3연임 이후,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와 사상 통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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