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집 잃은 산불진화대원이 강원도지사 상 받은 이유는?

입력 2023.06.10 (06:00) 수정 2023.06.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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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식 강릉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 지난 8일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사진제공 : 안영식 씨 가족)안영식 강릉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 지난 8일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사진제공 : 안영식 씨 가족)

■산불로 집 잃은 산불진화대원 강원도지사 표창 받아

갑작스러운 산불에 3대째 살아왔던 집이 잿더미가 됐는데, 이웃들의 집을 지켜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주민, 올해 70살인 안영식 씨입니다.

안 씨는 산불재난 대응 유공으로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 상을 추천한 강릉시는 "안씨가 산불로 자택과 식당 등이 모두 타는 피해를 보았지만, 곧바로 산불 진화 활동에 나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라면서 "이재민이 됐는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근무하고, 동료들의 고충과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도지사 표창 추천 1순위로 올렸다." 라고 밝혔습니다.

안 씨는 강릉시 민간인을 대표해서 상을 받았습니다.

안영식 씨가  도지사 표창 대상자 등과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강원도산불방지센터)안영식 씨가 도지사 표창 대상자 등과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강원도산불방지센터)

안 씨는 KBS 기자와의 통화에서 "할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준 건 좀 과하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강릉시 공무원분들이 마음을 많이 써주셔서 이렇게 상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안영식 씨는 20년 넘게 고향인 강릉에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평소에는 산불 예방을 위한 감시 활동을 하고,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작업에 나서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타지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와 집 근처에서 식당을 열고, 농사를 지으면서 봄과 가을 산불 조심 기간에는 산불 예방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발생한 강릉 경포동 산불은 베테랑 산불예방진화대원인 안영식 씨의 경력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산불 소식을 듣고 황급히 집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화마는 집 인근까지 다가온 상황이었습니다.

안 씨는 불길이 자신의 집과 식당에도 번졌고, 바람이 강해 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곧장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의 발은 아직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이웃들의 집을 향했습니다.

안 씨는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주민 산불 진화 활동을 했습니다. 불길로 부터 한집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섭니다.

산불로 잿더미가 된 안영식 씨 집과 식당 (촬영기자 : 구민혁)산불로 잿더미가 된 안영식 씨 집과 식당 (촬영기자 : 구민혁)

안영식 씨가 불에 탄 집을 바라보고 있다.(촬영기자 : 구민혁)안영식 씨가 불에 탄 집을 바라보고 있다.(촬영기자 : 구민혁)

졸지에 이재민이 된 안 씨는 강릉아이스 아레나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서 업무는 계속 나갔습니다.

KBS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안 씨에게 취재 요청을 했지만 계속 거절했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맡은 일 했을 뿐인데 텔레비전에 나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의 끈질긴 설득에 안 씨는 취재에 응했고, 이재민이 된 안 씨의 하루는 KBS 1TV 9시 뉴스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습니다.

*관련 기사 (사연을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링크에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산불에 집 잃고도…70살 산불감시원의 하루(2023.04.15)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52463&ref=A

■백수 된 안영식 씨 "체력 다할 때까지 산불진화대원으로 일하고 싶어"

안 씨는 지난달(5월) 15일 봄철산불 조심 기간이 끝나, 현재는 일이 없습니다.

산불예방진화대원은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 1일~ 5월 15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11월 1일~ 12월 15일)에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아직 불탄 집의 복구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안씨는 펜션에 마련된 임시 거주 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불 탄 집들과, 다른 이재민들을 찾아가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보는 게 하루 일과입니다.

취재진과 대화 중인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취재진과 대화 중인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

취재진은 안 씨에게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서 활동 계획을 물었습니다.

안 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올해 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에도 일할 생각입니다. 일할수록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고, 적은 돈일 수 있지만, 가정에도 보탬이 되잖아요.
체력이 다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적어도 80살까지는 하지 않겠습니까.. 허허허 ".

지난 4월, 이재민 임시대피소에서 출근 준비하는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지난 4월, 이재민 임시대피소에서 출근 준비하는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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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로 집 잃은 산불진화대원이 강원도지사 상 받은 이유는?
    • 입력 2023-06-10 06:00:13
    • 수정2023-06-12 16:50:27
    재난
안영식 강릉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 지난 8일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사진제공 : 안영식 씨 가족)
■산불로 집 잃은 산불진화대원 강원도지사 표창 받아

갑작스러운 산불에 3대째 살아왔던 집이 잿더미가 됐는데, 이웃들의 집을 지켜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주민, 올해 70살인 안영식 씨입니다.

안 씨는 산불재난 대응 유공으로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 상을 추천한 강릉시는 "안씨가 산불로 자택과 식당 등이 모두 타는 피해를 보았지만, 곧바로 산불 진화 활동에 나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라면서 "이재민이 됐는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근무하고, 동료들의 고충과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도지사 표창 추천 1순위로 올렸다." 라고 밝혔습니다.

안 씨는 강릉시 민간인을 대표해서 상을 받았습니다.

안영식 씨가  도지사 표창 대상자 등과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강원도산불방지센터)
안 씨는 KBS 기자와의 통화에서 "할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준 건 좀 과하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강릉시 공무원분들이 마음을 많이 써주셔서 이렇게 상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안영식 씨는 20년 넘게 고향인 강릉에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평소에는 산불 예방을 위한 감시 활동을 하고,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작업에 나서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타지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와 집 근처에서 식당을 열고, 농사를 지으면서 봄과 가을 산불 조심 기간에는 산불 예방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발생한 강릉 경포동 산불은 베테랑 산불예방진화대원인 안영식 씨의 경력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산불 소식을 듣고 황급히 집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화마는 집 인근까지 다가온 상황이었습니다.

안 씨는 불길이 자신의 집과 식당에도 번졌고, 바람이 강해 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곧장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의 발은 아직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이웃들의 집을 향했습니다.

안 씨는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주민 산불 진화 활동을 했습니다. 불길로 부터 한집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섭니다.

산불로 잿더미가 된 안영식 씨 집과 식당 (촬영기자 : 구민혁)
안영식 씨가 불에 탄 집을 바라보고 있다.(촬영기자 : 구민혁)
졸지에 이재민이 된 안 씨는 강릉아이스 아레나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서 업무는 계속 나갔습니다.

KBS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안 씨에게 취재 요청을 했지만 계속 거절했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맡은 일 했을 뿐인데 텔레비전에 나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의 끈질긴 설득에 안 씨는 취재에 응했고, 이재민이 된 안 씨의 하루는 KBS 1TV 9시 뉴스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습니다.

*관련 기사 (사연을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링크에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산불에 집 잃고도…70살 산불감시원의 하루(2023.04.15)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52463&ref=A

■백수 된 안영식 씨 "체력 다할 때까지 산불진화대원으로 일하고 싶어"

안 씨는 지난달(5월) 15일 봄철산불 조심 기간이 끝나, 현재는 일이 없습니다.

산불예방진화대원은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 1일~ 5월 15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11월 1일~ 12월 15일)에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아직 불탄 집의 복구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안씨는 펜션에 마련된 임시 거주 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불 탄 집들과, 다른 이재민들을 찾아가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보는 게 하루 일과입니다.

취재진과 대화 중인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
취재진은 안 씨에게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서 활동 계획을 물었습니다.

안 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올해 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에도 일할 생각입니다. 일할수록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고, 적은 돈일 수 있지만, 가정에도 보탬이 되잖아요.
체력이 다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적어도 80살까지는 하지 않겠습니까.. 허허허 ".

지난 4월, 이재민 임시대피소에서 출근 준비하는 안영식 씨 (촬영기자 : 구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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