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슈퍼맨’ 올해는 없는데…배수로마다 쓰레기 수북

입력 2023.06.10 (21:05) 수정 2023.06.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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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장마철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 유형들이 있는데, 과연 얼마나 대비가 돼있는지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지난해 유독 많이 목격 되었던 것 중에 하나가, 도심 배수구 등을 덮은 쓰레기나 낙엽 때문에, 도로에 물이 넘치는 풍경이었습니다.

이 문제 올해는 괜찮을지, 이유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폭우로 물바다가 됐던 서울 강남역 일대.

팔을 걷어붙인 채 하수구 쓰레기를 직접 청소한 시민에게 '슈퍼맨'이란 별명도 붙었습니다.

[KBS 뉴스라인/2022년 8월 : "'강남역 슈퍼맨 등장'이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입니다."]

올해도 이런 '슈퍼맨'이 필요할까.

전문가와 강남역 인근을 점검해봤습니다.

먼저 술집과 식당이 몰린 번화가.

배수로를 열어보니 '담배 꽁초'가 가장 먼저 보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게 하나하나는 별 게 아닌데 양이 많아지면…."]

낮은 지대로 갈수록 상태는 더 안 좋습니다.

굳어가는 기름 찌꺼기, 토사물, 화장품 샘플, 비닐까지….

결국, 직접 치웠습니다.

전문가와 1시간 동안 하수구 5곳을 돌아봤는데요.

쓰레기가 이만큼 나왔습니다.

이번엔 큰 도로 주변.

도로 안쪽보단 나아 보이지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비가 오거나 하면 이런 쓰레기들이 다 몰려든다는 거죠. 이런 게 몰려서…."]

끈적한 이물질이 붙어 덮개가 잘 열리지 않기도 합니다.

["평상시에도 이렇게 잘 안 된다면 실질적으로 비가 오고 급한 상황이면 더 하기 힘들어질 거란 말이죠."]

침수 피해가 컸던 전통시장은 어떨까.

각종 매트와 장판으로 물이 빠져나갈 구멍을 꽉 막아놨습니다.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올라오니까요. 여름에는 더 하지."]

[상인 : "쓰레기 들어가고, 담배 버리고 가니까…."]

아예 콘크리트까지 동원해 막아놓은 곳도 있는데, 엄연한 불법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또 다른 '슈퍼맨'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무모한 일입니다.

[경광숙/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 "이런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본인 자체가 물속으로 빨려들어가서 정말로 안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까지 55만 곳의 빗물받이를 집중 정비하겠단 방침이지만, 쓰레기가 쌓이는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장마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 명의 슈퍼맨보다는 모두의 관심과 사전 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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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슈퍼맨’ 올해는 없는데…배수로마다 쓰레기 수북
    • 입력 2023-06-10 21:05:12
    • 수정2023-06-10 21: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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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장마철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 유형들이 있는데, 과연 얼마나 대비가 돼있는지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지난해 유독 많이 목격 되었던 것 중에 하나가, 도심 배수구 등을 덮은 쓰레기나 낙엽 때문에, 도로에 물이 넘치는 풍경이었습니다.

이 문제 올해는 괜찮을지, 이유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폭우로 물바다가 됐던 서울 강남역 일대.

팔을 걷어붙인 채 하수구 쓰레기를 직접 청소한 시민에게 '슈퍼맨'이란 별명도 붙었습니다.

[KBS 뉴스라인/2022년 8월 : "'강남역 슈퍼맨 등장'이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입니다."]

올해도 이런 '슈퍼맨'이 필요할까.

전문가와 강남역 인근을 점검해봤습니다.

먼저 술집과 식당이 몰린 번화가.

배수로를 열어보니 '담배 꽁초'가 가장 먼저 보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게 하나하나는 별 게 아닌데 양이 많아지면…."]

낮은 지대로 갈수록 상태는 더 안 좋습니다.

굳어가는 기름 찌꺼기, 토사물, 화장품 샘플, 비닐까지….

결국, 직접 치웠습니다.

전문가와 1시간 동안 하수구 5곳을 돌아봤는데요.

쓰레기가 이만큼 나왔습니다.

이번엔 큰 도로 주변.

도로 안쪽보단 나아 보이지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비가 오거나 하면 이런 쓰레기들이 다 몰려든다는 거죠. 이런 게 몰려서…."]

끈적한 이물질이 붙어 덮개가 잘 열리지 않기도 합니다.

["평상시에도 이렇게 잘 안 된다면 실질적으로 비가 오고 급한 상황이면 더 하기 힘들어질 거란 말이죠."]

침수 피해가 컸던 전통시장은 어떨까.

각종 매트와 장판으로 물이 빠져나갈 구멍을 꽉 막아놨습니다.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올라오니까요. 여름에는 더 하지."]

[상인 : "쓰레기 들어가고, 담배 버리고 가니까…."]

아예 콘크리트까지 동원해 막아놓은 곳도 있는데, 엄연한 불법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또 다른 '슈퍼맨'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무모한 일입니다.

[경광숙/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 "이런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본인 자체가 물속으로 빨려들어가서 정말로 안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까지 55만 곳의 빗물받이를 집중 정비하겠단 방침이지만, 쓰레기가 쌓이는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장마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 명의 슈퍼맨보다는 모두의 관심과 사전 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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