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밀폐된 곳에서 가동하면 100도까지 치솟아

입력 2023.06.11 (07:19) 수정 2023.06.1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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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낮에 3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면서 에어컨 켜는 분 많으시죠 !

보통 에어컨 화재라고 하면 본체와 연결된 실외기에서 불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오랜만에 에어컨을 가동하신다면 실외기 주변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완공된 아파트들은 내부에 실외기실을 따로 두고 있는데요.

실외기실 통풍창을 닫았거나,주변에 짐을 쌓아둔채 가동하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화재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어떤 걸 점검해야 할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리포트]

빌라 2층 베란다에서 새빨간 불길이 타오릅니다.

연기도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데요.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주민 18명이 잠을 자다 급히 대피해야 했습니다.

지난 4월엔 한 교회 건물 옥상에서 불이 나 예배를 보던 백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는데요.

모두 에어컨 실외기에서 시작된 불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천2백 건이 넘는데요.

11명이 숨지고 70명 넘게 다쳤습니다.

특히 에어컨 실외기는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아 화재에 더 취약한데요.

하지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김혜민/서울 마포구 : "(에어컨 화재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모르겠어요.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못 쓰는 것 같아요."]

에어컨에서 불이 나는 원인을 살펴보면 전기적인 요인이 대부분입니다.

주로 에어컨과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불이 시작되는데요.

[김진국/서울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2팀장 :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할 때 전기선이 짧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단면적이 굵은 전기선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단면적이 좁은 전기선을 사용할 경우에는 열이 발생하면서 전기선 자체가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에어컨을 켜자 32도였던 전선에서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점점 온도가 올라가더니 10분 만에 연기가 피어오르는데요.

전선의 내부 온도가 130도까지 치솟더니 불꽃이 발생합니다.

[이진영/에어컨 관리 전문가 :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하면) 연결 부위에 과부하가 생겨요. 그러면 거기서부터 열이 발생하죠. 열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려면 마감을 잘해야 하고, 전선끼리 접촉이 안 돼야 하고, 전선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그다음에 규정된 전선을 써야 하는 거죠."]

에어컨 실외기실도 잘 확인해야 하는데요.

최근 지어진 아파트는 미관상의 이유로 내부에 작게 실외기실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외기실을 창고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실외기가 과열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외기에 투명 칸막이를 씌워 통풍이 안 되는 조건을 만든 뒤 에어컨을 켜자 온도가 순식간에 100도 가까이 치솟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김진국/서울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2팀장 : "(실외기실 내부에) 공기가 원활하게 순환이 되지 않으면 모터가 과열돼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크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다른 가연물에 불이 옮겨붙는 시간이 짧아서 대처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실외기의 과열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외기실이 건물 안에 있는 경우라면, 실외기가 돌면서 만들어지는 더운 공기가 밖으로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게 위아래 통풍창을 90도가 되게 모두 열어줘야 합니다.

실외기가 아래쪽에 있다고 아랫부분 통풍창만 열어선 더운 공기가 충분히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데요.

[곽병창/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 "통풍창을 절반만 열게 되면 에어컨 실외기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공기가 외부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배출된 뜨거운 공기가 실외기실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외기실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에어컨 실외기에 열 교환 효율이 떨어지게 돼서 원하는 냉방 성능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쓸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전기료 부담도 높아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외기 주변에는 짐을 쌓아두거나 선반 등을 설치해선 안 됩니다.

또, 실외기에 붙어있는 먼지를 주기적으로 털어주는 것만으로도 에어컨 성능은 높이고, 화재 위험성은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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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밀폐된 곳에서 가동하면 100도까지 치솟아
    • 입력 2023-06-11 07:19:28
    • 수정2023-06-11 07: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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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낮에 3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면서 에어컨 켜는 분 많으시죠 !

보통 에어컨 화재라고 하면 본체와 연결된 실외기에서 불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오랜만에 에어컨을 가동하신다면 실외기 주변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완공된 아파트들은 내부에 실외기실을 따로 두고 있는데요.

실외기실 통풍창을 닫았거나,주변에 짐을 쌓아둔채 가동하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화재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어떤 걸 점검해야 할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리포트]

빌라 2층 베란다에서 새빨간 불길이 타오릅니다.

연기도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데요.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주민 18명이 잠을 자다 급히 대피해야 했습니다.

지난 4월엔 한 교회 건물 옥상에서 불이 나 예배를 보던 백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는데요.

모두 에어컨 실외기에서 시작된 불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천2백 건이 넘는데요.

11명이 숨지고 70명 넘게 다쳤습니다.

특히 에어컨 실외기는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아 화재에 더 취약한데요.

하지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김혜민/서울 마포구 : "(에어컨 화재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모르겠어요.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못 쓰는 것 같아요."]

에어컨에서 불이 나는 원인을 살펴보면 전기적인 요인이 대부분입니다.

주로 에어컨과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불이 시작되는데요.

[김진국/서울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2팀장 :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할 때 전기선이 짧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단면적이 굵은 전기선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단면적이 좁은 전기선을 사용할 경우에는 열이 발생하면서 전기선 자체가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에어컨을 켜자 32도였던 전선에서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점점 온도가 올라가더니 10분 만에 연기가 피어오르는데요.

전선의 내부 온도가 130도까지 치솟더니 불꽃이 발생합니다.

[이진영/에어컨 관리 전문가 :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하면) 연결 부위에 과부하가 생겨요. 그러면 거기서부터 열이 발생하죠. 열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려면 마감을 잘해야 하고, 전선끼리 접촉이 안 돼야 하고, 전선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그다음에 규정된 전선을 써야 하는 거죠."]

에어컨 실외기실도 잘 확인해야 하는데요.

최근 지어진 아파트는 미관상의 이유로 내부에 작게 실외기실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외기실을 창고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실외기가 과열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외기에 투명 칸막이를 씌워 통풍이 안 되는 조건을 만든 뒤 에어컨을 켜자 온도가 순식간에 100도 가까이 치솟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김진국/서울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2팀장 : "(실외기실 내부에) 공기가 원활하게 순환이 되지 않으면 모터가 과열돼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크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다른 가연물에 불이 옮겨붙는 시간이 짧아서 대처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실외기의 과열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외기실이 건물 안에 있는 경우라면, 실외기가 돌면서 만들어지는 더운 공기가 밖으로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게 위아래 통풍창을 90도가 되게 모두 열어줘야 합니다.

실외기가 아래쪽에 있다고 아랫부분 통풍창만 열어선 더운 공기가 충분히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데요.

[곽병창/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 "통풍창을 절반만 열게 되면 에어컨 실외기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공기가 외부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배출된 뜨거운 공기가 실외기실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외기실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에어컨 실외기에 열 교환 효율이 떨어지게 돼서 원하는 냉방 성능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쓸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전기료 부담도 높아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외기 주변에는 짐을 쌓아두거나 선반 등을 설치해선 안 됩니다.

또, 실외기에 붙어있는 먼지를 주기적으로 털어주는 것만으로도 에어컨 성능은 높이고, 화재 위험성은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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