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식물 증식장 두고 국립공원-하동군 ‘갈등’

입력 2023.06.14 (21:48) 수정 2023.06.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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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공원공단이 멸종위기 식물을 복원하기 위해 하동군의 국유지에 묘목 증식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증식장 예정지에 10여 년 전 하동군이 만든 체육시설이 있다는 것인데요,

국립공원 측의 거듭된 체육시설 철거 요청에도 하동군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리산 고지대에 자생하는 구상나무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천왕봉 등을 중심으로 고사해 기후변화 취약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이처럼 기후변화와 멸종위기에 처한 자생식물 보존을 위해 하동군 화개면 국유지에 증식장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화된 유리 온실에서 묘목을 키우고, 야외 묘목장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설계 용역까지 발주했지만, 정작 시설이 들어설 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하동군이 설치한 체육시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동군은 2013년 공단과의 협약을 통해 환경부 땅에 테니스장과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협약에는 공익사업이 추진될 경우 체육시설 사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8월부터 6차례에 걸쳐 하동군에 시설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체육시설을 철거한 뒤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통보까지 했지만, 하동군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인주/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자원보존과장 : "(협약서를 근거로) 6차례 하동군에 원상복구를 요청하였으며, 지역주민들과는 10여 회 이상 간담회를 진행 중입니다."]

체육시설은 잘 활용되고 있을까?

테니스장 바닥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근처에는 맥주병과 소주병도 높이 쌓여 있습니다.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일부 동호회원들이 시설을 이용해 철거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견도 고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후 대응 기금으로 추진되는 자생식물 증식장 사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하지 않으면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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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생식물 증식장 두고 국립공원-하동군 ‘갈등’
    • 입력 2023-06-14 21:48:24
    • 수정2023-06-15 14:07:47
    뉴스9(창원)
[앵커]

국립공원공단이 멸종위기 식물을 복원하기 위해 하동군의 국유지에 묘목 증식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증식장 예정지에 10여 년 전 하동군이 만든 체육시설이 있다는 것인데요,

국립공원 측의 거듭된 체육시설 철거 요청에도 하동군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리산 고지대에 자생하는 구상나무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천왕봉 등을 중심으로 고사해 기후변화 취약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이처럼 기후변화와 멸종위기에 처한 자생식물 보존을 위해 하동군 화개면 국유지에 증식장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화된 유리 온실에서 묘목을 키우고, 야외 묘목장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설계 용역까지 발주했지만, 정작 시설이 들어설 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하동군이 설치한 체육시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동군은 2013년 공단과의 협약을 통해 환경부 땅에 테니스장과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협약에는 공익사업이 추진될 경우 체육시설 사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8월부터 6차례에 걸쳐 하동군에 시설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체육시설을 철거한 뒤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통보까지 했지만, 하동군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인주/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자원보존과장 : "(협약서를 근거로) 6차례 하동군에 원상복구를 요청하였으며, 지역주민들과는 10여 회 이상 간담회를 진행 중입니다."]

체육시설은 잘 활용되고 있을까?

테니스장 바닥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근처에는 맥주병과 소주병도 높이 쌓여 있습니다.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일부 동호회원들이 시설을 이용해 철거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견도 고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후 대응 기금으로 추진되는 자생식물 증식장 사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하지 않으면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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